생명의 가장 깨끗하고 단순한 출발 앞에 선 다감한 소설가의 투명한 기록
일상의 순간에서 길어올린 깊은 통찰과 산뜻한 위트로 인간 내면의 지형도를 섬세하게 그려온 작가 김금희의 세 번째 산문집을 펴낸다. 2009년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래 특유의 울림 있는 이야기로 수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아온 작가가 주목한 곳은 극지다. 작가는 2024년 1월 직접 남극 세종기지를 방문해 그곳에서 서식하는 동식물들을 대면함은 물론 극지에서 행하는 연구와 이를 수행하는 사람들을 꼼꼼히 취재하고 그 깨달음을 ‘나의 폴라 일지’로 남겼다.
작가의 눈에 비친 남극은 어떤 모습일까? 주권도 화폐도 국경도 없는 곳, 세계의 끝,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지구의 가장 먼 곳, 마치 흰빛처럼 아스라이 존재하는 얼음 땅. 그러나 그곳은 먼 대륙이 아니라 가깝게 연결된 지구고, 우리가 주의 깊게 살펴야 할 중요 공간이며, 결국 함께 써내려가야 할 미래의 기록이다. 그 경이로운 대자연 속 인간종으로서 작고 단순해지고 겸손해지는 과정을 작가는 내밀한 일기로 써내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