숀 탠, 한 예술가의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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숀 탠, 한 예술가의 스케치

숀 탠 지음, 김경연 옮김 / 풀빛

"이야기되지 않은 이야기는 한 권의 책이 되어"

만족스러운 읽기는 무엇일까. 춤을 추듯이 글과 그림이 한데 어울려 읽히면 그 순간은 내게 노랫말이 된다. 커다란 그림책 속 한 면에 온 정성이 들어간 그림을 볼 때면 이런 디테일은 어디서 나온 걸까 작가의 통찰력에 감탄한다. 숀 탠도 이러한 읽기의 만족감을 주는 작가 중 하나다. 노동자들의 애환을 블랙 유머로 담아낸 <매미>, 인간과 비인간 동물들의 공존을 오싹하게 다룬 <이너 시티 이야기> 등을 쓰고 그린 그는 어떻게 작품을 만들어낼까?

이 책은 그가 몇 해에 걸쳐 짧은 시간에 완성한 그림들이 모여있다. 출판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기에 실제론 쓰레기통에서 꺼내온 그림도 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그의 관심사로 알려진 상상의 세계와 생물체들뿐만 아니라 평범한 일상에서 기워올린 그림들도 실려 있다. 이 예술가가 한 편의 이야기를 엮기 위해 만면에 기울이는 관심사를 한 권에 볼 수 있다는 게 충만함을 준다. 숀 탠을 좋아하는 팬들 그리고 창작 활동을 이어 나가고 싶어 하는 평범한 모든 예술가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 유아 MD 임이지

책 속에서

빈 종이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노라면 그다지 많은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다. 영감이 떠오른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 '아티스트의 막막함'이라는 익숙한 불안감인데, 이런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은 그냥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는 것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