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것들은 변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변한 것은 지하철 풍경이다. 가방에서 수줍게 책을 꺼내 읽던 사람, 조간시문을 손바닥만 하게 접어서 보는 양복 입은 아저씨, 피곤에 절어 꾸벅꾸벅 헤드뱅잉을 하다가 내 앞에서 책을 들고 보는 이가 있으면 자극을 받아 책 표지를 유심히 살펴보다가 메모를 하기도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