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토굴에서 수행하고 있던 어느 해 12월 중순, 한겨울답지 않게 모처럼 햇볕이 따뜻하던 날이었다, 사시 예불을 서둘러 끝내고 2km 남짓 떨어진 아랫마을로 가기 위해 산등성이를 돌아서니 수많은 까치들의 울음소리가 고요한 산천의 적막을 깨뜨리고 있어 발걸음을 멈추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