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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 1쇄 발행 | 2010년 4월 20일
지은이 | 마티아스 뇔케
옮긴이 | 장혜경
펴낸이 | 박선경
마케팅 | 박언경
표지 디자인 | 박정숙
본문 디자인 | 김남정
제작 | 펙토리
펴낸곳 | 도서출판 갈매나무
출판등록 | 2006년 7월 27일 제395-2006-000092호
주소|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 851번지 달빛마을 205동 707호
전화 | 031)967-5596
팩시밀리 | 031)967-5597
ISBN : 978-89-93635-16-4/03320
제작 : (주)한국이퍼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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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 마티아스 뇔케
마티아스 뇔케(Matthias No"lke)는 기자이자 자기계발서 전문 저자로 정치학과 독일문학을 전공한 후 독일문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바이에른 라디오방송국을 비롯해 다수 출판사 및 기업과 손잡고 일하고 있는 그의 주요 관심 분야는 순발력, 스몰토크 등 대화법이며 《창의력 기술》, 《결정, 빠르고 확실하고 정확하게》, 《순발력 트레이너》, 《스몰토크: 베스트 테마》, 《난감한 상황을 어떻게 대처할까》 등 다수의 책을 집필했다. 그중 마티아스 뇔케의 대표작이기도 한 이 책 《결정적 순간, 나를 살리는 한마디 말(Schlagfertig-die 100 besten tipps)》는 인터넷 서점 아마존(독일)에서 수년간 베스트셀러로 군림하고 있다.
옮긴이 - 장혜경
연세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했으며, 동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독일 학술교류처 장학생으로 독일 하노버에서 공부했다. 옮긴 책으로 《바보들의 심리학》, 《강한 여자의 낭만적 딜레마》, 《독일인의 사랑》, 《느림의 발견》, 《마지막 사진 한 장》, 《왜 나는 우울한 걸까》 등이 있다.
차례
프롤로그 결정적 순간엔 왜 아무 말도 떠오르지 않을까?
Step 1 싸우지 않고 세련되게 이기려면
01 당당하게 맞서야 하는 순간
02 자신감 있는 사람이 되겠다는 결심
03 상황을 재해석하라
04 자신의 판단을 믿어라
05 약점을 인정하라
06 현실적인 자화상 만들기
07 모든 관계는 ‘2차선 도로’다
Step 2 어떻게 해야 말문이 트일까?
08 이성을 차단시켜라
09 왜 말문이 막힐까?
10 기습에 대비하는 법
11 거리를 확보하라
12 “나는 이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
13 약간의 악의도 나쁘지 않다
14 두 가지 정당성
15 지금 말하거나, 영원히 침묵하거나…
Step 3 목소리와 제스처 등 기본기 다듬기
16 몸도 같이 말한다
17 자세의 문제
18 제스처로 설득하려면
19 상대의 얼굴을 ‘읽는’ 기술
20 당신의 ‘초콜릿 톤’을 찾아라
Step 4 해야 할 말, 하면 안 되는 말
21 할 말이 없으면 없다고 말하라
22 자주 써먹을 수 있는 인스턴트 문장
23 과도한 농담은 해롭다
24 유명인들을 인용하라
25 분위기를 깨라
26 대꾸의 기술
27 충돌의 순간
Step 5 부당한 비판에 어떻게 대처할까?
28 오판은 바로잡아야 한다
29 반박문으로 대응하라
30 대화의 주도권 되찾기
31 독이 든 칭찬
32 부드러운 말로 번역하라
33 꿀벌의 혓바닥
34 독사의 혓바닥이 필요할 때
35 외교관의 혓바닥이 가장 효과적이다
36 당신의 존엄성을 지키는 일
Step 6 화가 난 사람을 상대하는 기술
37 왜 분노하는가
38 공포에 압도된 표정은 금물
39 당당한 묵비권
40 분노를 잠재우는 황금규칙
41 적극적인 해명이 필요한 경우
42 인격 모독은 안 된다
43 분노를 이용하는 사람들
Step 7 비열한 공격을 받은 순간
44 비아냥거림의 이면
45 아이러니에 대해 알아야 할 것
46 상대가 정말 하고 싶은 말은?
47 “정말요? 저는 몰랐습니다. ”
48 ‘나’라는 마법의 주문
49 교란 작전
50 성공적인 반격의 비밀
Step 8 남을 웃길 줄 알아야 성공한다
51 웃음의 놀라운 힘
52 상대의 웃음보를 공략하라
53 상대의 기대를 부순다
54 웃음의 전염력을 이용한다
55 부드럽게 허를 찌른다
56 적의 손에 놀아나라?
57 역공도 재미있게 하라
58 남의 약점을 찌를 때 알아야 할 것
프롤로그
결정적 순간엔 왜 아무 말도 떠오르지 않을까?
깊이 파헤치면 누구의 마음에나 두려움이 숨어 있다.
-앙드레 말로
「*Scene
토이버가 사무실에 앉아서 중요한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그때 문이 벌컥 열리면서 사장인 다우엔하우어가 들어온다. 보아하니 ‘종로에서 뺨 맞은’ 분위기다. 사장은 다짜고짜 그녀에게 묻는다. “아니, 아직도 안 끝났어요?” 토이버는 움찔하며 고개를 푹 숙인다. “랄레 씨가 어제서야 서류를 넘겨주어서요. ”그녀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아, 그래요?” 다우엔하우어가 소리친다. “그럼 왜 일찍 달라고 재촉하지 않았어요?” “했는데요. ”토이버가 점점 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웅얼거린다. “근데 아무리 닦달을 해도 랄레 씨가……. ” “왜 만날 남 핑계를 대요? 자기가 잘못해놓고서는. ”사장이 그녀의 말을 가로채며 윽박을 지른다. 토이버는 땅만 쳐다보고 있다. 」
누구나 이런 상황에 대해 잘 알 것이다.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화풀이한다”더니, 공연히 그 시각 그 장소에서 상사의 눈에 띈 게 잘못이라면 잘못이다. 억울해 죽겠지만 달리 대응 방법을 모르겠다. 그래서 반사적으로 변명을 늘어놓지만, 상황은 더 악화될 뿐이다.
자, 이런 상황에서 꼭 필요한 게 무엇일까? 바로 당당함이다.
ㆍ모든 인간에겐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
물론 아무리 당당하고 싶어도 그렇게 하기 힘든 상황이 있다. 주변 사람들이 불안감을 조성하고, 당신을 경멸하거나 비웃으면서 마음을 어지럽히는 것이다. 당신은 당당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그럴 수가 없기 때문에 자꾸 비굴해진다. 자존심은 상하고 자신감은 떨어지고 독립심은 물 건너간다. 당연히 기분도 좋지 않다.
순발력은 바로 이런 상황에서 당당하고 품위 있게 행동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모든 인간에겐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 순발력은 바로 그 권리를 지킬 수 있게 도와준다.
당당하다는 것은 곧 자기 확신과 독립심을 잃지 않고, 올바르게 상황 파악을 할 줄 안다는 말이다. 당당한 사람은 남의 말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느긋하고 침착한 태도로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 아무리 껄끄러운 상황이라도 말이다.
ㆍ순발력이 필요하다
순발력이 있으면 좋은 점이 많다. 남들에게 이리저리 휘둘리지 않고 자기 이익을 지켜낼 수 있으며, 주변 사람들을 웃겨 내 편으로 만들 수 있다. 순발력은 또한 부당한 공격을 방어하고 갈등을 해소 하며, 난감한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아주 효과적인 무기가 될 수 있다. 적재적소에 적시타를 날려 상황을 내게 유리한 쪽으로 돌려놓는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누구나 순발력을 타고나는 게 아니다. 당신이나 나나 잘못한 게 없는데도 할 말이 떠오르지 않아 억울하게 한마디도 못하고 당한 일이 어디 한두 번인가.
직장생활을 할수록 상대를 설득하기가 힘들다는 생각도 날로 더해갈 것이다. 그래서인지 순발력에 관한 책들은 상당히 인기가 높다. 이 책이 독일에서 이 분야의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은 것도 우연은 아닐 것이다.
아무쪼록 한국의 독자들도 이 책을 통해 순발력을 키울 수 있기를 바란다. 아울러 이 책이 전하는 순발력 있는 대화법을 통해 보다 자신 있게, 당당하게 세상의 파도를 헤쳐 나가길 기원한다.
Step 1 싸우지 않고 세련되게 이기려면
몇 마디 유머로 위기를 모면하는 수준을 가리켜 순발력이 있다고 할 수는 없다.
진짜 순발력이 있는 사람이 되려면 매사에 당당함을 잃지 않는 자세가 더 필요하다.
ㆍ이 단계에서 우리는
-당당하게 대처하는 법을 배울 것이다. 어떻게 하면 매사에 주체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이 될 수 있을지,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피해자의 역할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배우게 될 것이다.
-자신의 장점과 약점을 파악하고, 그것을 상황에 맞게 이용하는 법을 배울 것이다.
01 당당하게 맞서야 하는 순간
「*Scene
퀴퍼는 전 사원이 참여하는 회사의 행사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하게 되었다. 처음이라 무척 떨린다. 사회자가 몇 마디 그를 소개하더니 곧장 그의 이름을 불렀다. 긴장한 그는 그만 발을 삐끗했고, 넘어지면서 원고가 무대 위로 와르르 쏟아졌다.
처음엔 왁자한 웃음소리가 터졌지만, 사회자와 그가 허둥지둥 원고를 주워 모으는 동안 민망한 정적만이 감돌았다. 퀴퍼는 단상으로 달려가 얼른 마이크를 잡고서 이렇게 인사를 시작한다. “저는 안녕하십니다. 보시다시피 말을 할 처지가 못 되어서 잠시 조용했습니다. ”웃음. “하지만 이렇게 여러분 앞에 무릎을 꿇었으니 잠시 더 원고를 정리해도 좋겠지요?”」
이 장면을 잘 살펴보자. 먼저 퀴퍼의 당당한 태도가 눈에 띈다. 그리고 넘어진 것을 “무릎을 꿇었다”고 둘러대는 순발력과 재치가 인상적이다. 이로써 퀴퍼는 난감한 상황을 모두가 즐거워지는 쪽으로 해결하였고, 나아가 관객들에게 공감과 친근감을 얻었다.
ㆍ피해자 역할에서 벗어나라
당당하면 좋은 점?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좋은 것은 어려운 상황을 자신에게 이롭게 하여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특히 관리자급 인사들에겐 이런 당당한 태도가 꼭 필요하다. 당당하지 못한 상사는 비굴해 보여, 처음부터 ‘패배자’라는 인상을 주기 쉽다.
물론 부하직원이라고 해서 당당할 필요가 없다는 말은 아니다. 당당하면 동료와의 관계도 원만하게 유지할 수 있고, 상사에게도 자기 뜻을 관철시키기 쉽기 때문이다.
-당당하면 좋은 점
ㆍ자기 확신이 커진다. 당당한 사람은 확신이 넘친다. 정서적으로도 안정되어 있다.
ㆍ독립적이다. 당당하다는 것은 자신의 판단을 믿고 어려운 상황을 헤쳐나간다는 뜻이다.
ㆍ자아상이 현실적이다. 당당한 사람은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파악하여 잘 활용한다. 약점을 숨기기 위해 일부러 잘난 척하지도 않고, 남들에 비해 큰 장점은 아니라 해도 일단 자신의 장점을 주눅 들지 않고 내보일 줄 안다.
ㆍ당당한 사람은 타인과의 관계에 자신이 있기 때문에 사람을 좋아하고, 이기적이지 않다.
「Tip
상대의 무례한 행동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피해자가 되지 마라. 상대가 무례하게 대하더라도 자신감을 잃지 말고 객관적이고 담담하게 대응하라. 그래야 또다시 함부로 대하지 못한다. 」
02 자신감 있는 사람이 되겠다는 결심
「*Scene
토이버가 사무실에 앉아 일을 하고 있다. 사장 다우엔하우어가 갑자기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와 호통을 친다. “아니, 아직도 안 끝났어요?” 토이버가 고개를 들고 허리를 쭉 펴더니 담담한 목소리로 대답한다. “당연하지요. 어제 겨우 시작했는데요. ” “어제라니, 왜?” 다우엔하우어가 묻는다. 토이버는 다시 의자에 등을 기대며 말한다. “서류가 어제 넘어왔거든요. ”다우엔하우어가 투덜거린다. “여긴 놀이터야. 다들 제 멋대로야. ”그리고는 다시 밖으로 나가버린다. 」
자, 조금 전 프롤로그에서 보았던 장면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태도가 약간 달라졌을 뿐인데 토이버가 풍기는 분위기도 전혀 다르다. 그녀는 겁먹은 피해자의 태도 대신 자신감 넘치는 분명한 태도로 상사에게 자신의 뜻을 확실히 밝혔다. “날 화풀이 상대로 삼지는 못할 겁니다!”
다우어하우엔은 이번에도 조금 전과 마찬가지로 화를 풀지 못했다. 그래서 기분이 나쁘다. 하지만 그건 그의 문제다. 그리고 이번에는 오히려 다우엔하우어가 더 비굴해 보인다.
「*Scene
다우엔하우어가 사무실을 나간 후 옆자리 동료가 묻는다. “왜 그래?” 토이버는 대답한다. “사장님이 그냥 기분이 나쁜 모양이지. 뭐, 하루 이틀이야?”」
ㆍ감정에 휩쓸리지 마라
자기 확신이 있으면 감정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감정에 흔들리지 말라고 해서 차가운 사람이 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자기감정을 억지로 속이거나 억누르라는 말도 아니다. 요컨대 감정의 노예가 되지 말라는 뜻이다. 자기 확신이 있는 사람은 감성 지능의 가장 중요한 조건, 즉 자제력을 갖춘 사람이라 할 것이다.
다우엔하우어가 버럭 화를 내는 순간 토이버는 전처럼 다시 겁을 먹었거나, 아니면 상사와 똑같이 화가 났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녀는 이런 감정에 휩쓸리지 않았다. 감정적인 반응은 상황을 더 악화시킬 뿐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침착하게 대응했고, 자제력을 발휘하여 상황을 슬기롭게 넘겼다.
ㆍ자기 확신 키우기
물론 자기 확신을 갖기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노력해서 안 될 일이 있겠는가.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고 했다. 한꺼번에 너무 많은 욕심을 내지 말고 조금씩 자기 확신을 키워보자. 가장 좋은 방법은 제스처 활용이다. 구체적인 방법은 뒤에 나올 Step 3에서 알아보기로 하자.
중요한 것은 상대의 명령에 무턱대고 복종하지 않는 것이다. 이를 통해 주변 사람들에게 당당한 이미지를 심을 수 있고, 이는 다시 자기 확신에 긍정적 작용을 한다.
「Tip
자기 확신을 키우는 첫 걸음은, 지금보다 더 자신감 있는 사람이 되자고 결심하는 것이다. 」
03 상황을 재해석하라
「*Scene
토이버의 사무실에서 또 많이 보던 장면이 펼쳐진다. 다우엔하우어가 또다시 화를 낸다. “여태 못 끝냈어요?” 토이버는 고개를 들고 놀란 토끼 눈으로 그를 쳐다본다. “사장님, 무슨 일이에요? 심기가 불편해 보여요. ”」
당당한 사람은 다른 사람의 행동이나 말에 좌지우지 하지 않는다. 토이버는 다우엔하우어가 날을 세우며 던진 질문에 일절 대응하지 않았다. 그 결과 그의 말 속에 숨은 가시와 비난은 허사로 돌아가 버리고 말았다. 그런 다음 그녀는 다우엔하우어의 행동에 나름의 해석을 가하면서 난감한 상황을 교묘하게 빠져나갔다.
이러한 그녀의 행동에는 두 가지 장점이 있다.
ㆍ변명을 하지 않고도 상대의 비난을 물리칠 수 있다.
ㆍ새로운 주제, 즉 다우엔하우어의 기분이라는 주제를 전면에 부각시킴으로써 그의 비난을 뒷전으로 물려버린다.
ㆍ상황은 함께 만드는 것
상황은 우리 행동의 틀을 형성한다. 하지만 상황이란 그냥 한곳에 변함없이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상대와 더불어 하는 행동을 통해 만드는 것이다.
지금 나누는 대화가 상호 비난이 될지 화해의 장을 열지는 우리 자신과 상대의 암묵적 동의를 통해 결정된다. 그리고 이런 동의는 인간관계 자체가 유지되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다. 그렇지 않으면 모두가 각자 행동하고 각자 이야기하는 꼴밖에는 안 될 테니 말이다.
상대와 우리는 암묵적 동의를 통해 다음 세 가지 중 한 가지 상황을 만들 수 있다.
ㆍ상대가 당신을 억지로 특정한 상황으로 끌어들인다. 마치 그 상황이 원래 있었던 듯 행동하면서 말이다. 이에 반응하면 당신은 이러이러한 조건으로 관계를 맺자는 그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이 된다. ㆍ이때 당신은 상대의 제안을 거부하고 역제안을 하거나, 상대의 제안을 당신이 수긍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바꿀 수 있다. 상대가 당신의 역제안에 응하면 당신이 상황을 바꾼 것이 된다.
ㆍ상황에 대한 공동 ‘정의’에 당신이 동의할 수 없다면 더 이상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의미가 없다. 어차피 각자 자기 이야기만 하는 상황이니까. 얼른 상황을 종결짓는 것이 좋다.
ㆍ상황의 정의를 바꾸라
만약 당신이 불쾌한 상황에 처해 있다면 새로운 해석을 가미하여 빠져나올 수 있다. 물론 마음 내키는 대로 해석해서는 곤란하다. 상대가 당신의 새로운 해석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상황이 조성되려면 상대의 응대가 필요한 법이니 말이다.
「*Scene
다우엔하우어가 다시 불평을 터트린다. “아직도 못 끝냈단 말이야?” 토이버가 창 밖을 내다보며 한숨을 쉰다. “날씨가 좋다 했더니 금방 또 흐려지는구나. ”」
이런 식의 대담한 해석을 너그럽게 봐 넘길 사람은 많지 않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당신이 자기의 말을 깡그리 무시하고 딴청을 부리는 것이라고 생각해버릴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당신의 해석이 상대가 방금 말한 내용과 연관이 깊다는 인상을 줄 수 있을 때 성공 확률이 높다.
앞으로 소개할 다양한 순발력 기술들은 이와 같이 상황을 재해석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앞서 소개했던 퀴퍼 씨의 ‘무릎 꿇기’ 발언도 그런 순발력 기술 중 하나이다.
「Tip
불쾌한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마라. 새로운 국면을 끌어들여 상황의 틀을 바꾸거나 그 상황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예컨대 상대에게 이렇게 물어볼 수 있다. “왜 그렇게 말씀하시죠?”」
04 자신의 판단을 믿어라
「*Scene
마케팅 부서 사람들이 구내매점에 모였다. 새로 입사한 여직원 페터가 처음으로 부서 모임에 끼었다. 대화의 주제는 프리델이 새로 끼고 온 빨간 뿔테 안경이다. 팀장인 레밍이 페터에게 묻는다. “페터 양, 이 안경 멋지지 않아?” 상사의 질문에 당황한 페터가 엉겁결에 대답한다. “네, 제가 보기에도 멋져요. ”그러자 팀장이 말한다. “그래? 솔직히 말해 난 별로거든. 너무 튀잖아. ”사실은 페터도 팀장과 똑같이 생각하고 있었는데 말이다. 」
너무 성급하게 타인의 의견에 손을 들어주면 안 된다. 특히 상대가 나보다 권력이 있다고 해서, 나보다 돈이 많고 나보다 학력이 높다고 해서 상대의 말을 곧이곧대로 따를 필요는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우리 나름대로 판단하고 그 판단을 믿을 줄 아는 용기이다.
물론 남들의 말이라면 사사건건 딴지를 거는 ‘삐딱이’가 되라는 말은 절대 아니다. 그런 사람들은 남의 말이라면 무조건 혹하는 ‘팔 랑귀 ’나 상사라면 껌뻑 죽는시늉까지 하는 ‘딸랑이’ 못지않게 당당하지 못한 부류의 인간이다. 나름대로 판단하라고 해서 옹고집을 부리라는 뜻도 아니다.
나름의 판단력을 키우려면 늘 자신을 살피고 자신의 목표를 떠올리며, 주변을 현실적으로 판단할 줄 알아야 한다. 판단에는 인성이라는 낙인이 찍혀 있는 법이니 말이다.
「Tip
앞으로는 무슨 일이든 결정을 내릴 때 사람들의 말에 이리저리 흔들리지 않겠다고 작심해보자. 마음이 가볍고 힘이 솟구치는 느낌이 드는가? 아니면 왠지 모르게 불안하고 이 세상에 혼자 버려진 것처럼 마음이 쓸쓸한가? 후자라면 처음으로 돌아가 이런 고민을 해보아야 한다.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일까? 내 목표가 무엇일까?」
ㆍ타인에겐 타인의 시선이 있다
남에게 휘둘리지 않으려면 나름의 시각을 갖추고 나름의 판단을 내리기만 해서는 안 된다. 다른 사람들은 또 그들 나름대로 당신과 다르게 세상을 바라본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줄도 알아야 한다.
이는 타인의 의견이 어떻든 내가 상관할 바 아니라는 말이 아니다. 이 세상에는 다양한 시각이 존재하고, 세상의 그 누구도 타인에게 자신과 같은 생각을 강요할 수 없다는 말이다. 당당하게 주체적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것과 남에게 내 것을 강요하는 것은 전혀 다른 행동이다.
「Tip
많은 문제에서 상대가 나와 의견이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해버리면 세상 살기가 한결 수월해진다. 상대를 바꿀 수는 없다. 하지만 상대와 좋은 관계를 맺을 수는 있다. 」
05 약점을 인정하라
「*Scene
다시 한 번 토이버의 사무실로 가보자. 다우엔하우어가 또 여직원 토이버에게 화를 낸다. “이거 원 굼벵이같이……. 아직도 못 끝냈단 말예요?”토이버가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면서 이렇게 말한다. “ 뭐든 다 지적하셔도 좋습니다만 제가 일을 느리게 한다는 비난만은 받아들일 수가 없습니다. ” “그거야 그렇지만……. ”다우엔하우어가 말꼬리를 흐리더니 “회사가 놀이터냐”라고 혼자 웅얼거리면서 사무실을 나가버린다. 」
토이버는 당당한 태도로 상사에게 자신의 신속한 업무 처리 능력을 상기시킨다. 그러자 상사의 괜한 불만은 목표를 잃어버리고 흐지부지되고 만다.
이렇게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정확히 알고 있으면 어떤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이 당신의 이러한 자기 판단에 동의하건 그렇지 않건 그건 중요하지 않다. 자신의 능력을 잘 알고 있으면 잘 모르는 사람이 의혹을 제기해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이는 자기비판을 모르는 ‘왕자병 환자’가 되라는 말도,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하고 잘났고 성공한 인물이라는 착각에 빠져 살라는 소리가 아니다. 비현실적인 낙관주의는 ‘긍정적인 사고’ 축에 낄 수 없는 한심한 생각이니까 말이다.
「Tip
자신의 약점을 솔직하게 고백하는 사람에게는 누구나 무장해제가 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주의하라. 자신의 약점을 팔아 상대의 호의를 사는 사람이 되지 않도록. 」
ㆍ약점에도 당당하라
누구나 알다시피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살아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는 약점이 있다. 이 약점을 바르게 평가하여, 그러니까 부인하거나 과장하지 않고 그 약점에 대처할 수 있는 길을 찾는 것도 당당하게 세상을 사는 방법이다.
자신의 결점을 과장하거나 지나친 자학으로 비아냥거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런 태도는 주변 사람들의 비판이나 부당한 공격의 욕구를 부추길 뿐이다.
「*Scene
팔레가 동료 크놀에게 납품업체 서류의 복잡한 계산을 검산해달라고 부탁한다. 아무리 봐도 가산율이 너무 높은 것 같다. 크놀이 한마디 한다. “초등학교 수학 시간에 뭐했어? 어째 백분율 계산도 못 해?”그러자 팔레는 웃으며 이렇게 말한다. “수학은 꽝이야. ”크놀이 하는 말, “이 회사는 꽝을 뽑아도 상금을 주나 보지?”」
ㆍ노력해도 안 되는 것
자신의 약점에 당당하게 대처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열심히 노력하여 능력을 키워 약점을 강점으로 만들 수도 있다. 더욱이 직업상 꼭 필요한 능력이라면, 최선을 다해 키우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와 달리 현실적으로 약점을 인정하는 방법도 있다. 타고난 약점이라 아무리 노력해도 강점으로 바꿀 수 없다면, 젖 먹던 힘까지 다했는데 결과는 별로 노력하지 않는 옆자리 동료보다 못하다면…….
이럴 때는 욕심 부리지 마라. 괜히 능력에 부치는 업무를 맡아 골머리를 앓는 것은 자신을 위해서도 회사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 아니다. 나보다 능력이 뛰어난 사람에게 ‘쿨하게’ 양보하라.
「Tip
할 수 없는 일을 가지고 골머리를 앓지 마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도와달라고 요청을 받으면 기분 나빠 하지 않는다. 상대보다 내가 낫다는 생각에 어깨를 으쓱하면서 흔쾌히 일을 맡아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