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서동주
변호사이자 방송인, 그리고 작가. 미국을 대표하는 로펌 중 하나인 퍼킨스 코이에서 변호사로 일했고, 현재는 국내 법무법인 정향의 파트너 변호사로 저작권 및 상표 관리 업무를 주로 담당하고 있다. 동시에 블록체인 개발 회사 네스텐에서 CMO(최고마케팅책임자)로 활동 중이다.
열세 살에 미국 유학길에 올랐으며, 10대 시절 성적이 우수하고 모범적인 학생에게 수여되는 빌 클린턴 상을 받고 몇 년 뒤 웰즐리대학교 미술 전공으로 입학했다. 2학년 때 자매학교인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의 수업에서 수많은 공대생을 제치고 1등을 하면서 편입에 성공했고, 추천을 받아 입학한 와튼스쿨 경영대학원에서 마케팅 석사 학위를 받았다. 몇 년 뒤 변호사가 되겠다는 새로운 목표로 샌프란시스코대학교 로스쿨에 입학했고, 2019년 미국 캘리포니아 변호사 시험에 합격했다.
다만 아이비리그 대학 출신, 문과·이과·예체능을 모두 패스한 변호사라는 화려한 타이틀 뒤에 숨겨진 이야기는 조금 다르다. 어린 시절부터 직접 아르바이트를 해서 학비와 용돈을 벌었고, 인생에 늘 ‘불합격’이 뒤따랐다. 대학 및 대학원 입학, 변호사 시험, 로펌 입사 등 인생의 모든 관문마다 한 번에 합격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고, 심지어 취업하기까지는 무려 60회 이상의 서류 탈락을 경험해야 했다. 그러나 절대 포기하지 않는 집요함과 노력으로 모든 불합격을 합격으로 바꾸며 지금의 자리에 오르게 됐다. 여전히 꿈과 목표가 가득한 저자는 오늘도 새로운 일에 계속해서 도전 중이다.
쓴 책으로는 『샌프란시스코 이방인』, 『내일의 나를 위한 다짐』이 있다.
유튜브 서동주TV
진료실에 있으면 공부와 멘탈 관리는 불가분의 관계임을 자주 느끼게 된다. 내가 깨달은 단 하나의 사실은, 공부를 하고 멘탈 관리를 하는 데 있어 거창한 방법은 없으며, 그저 자기만의 최선책을 찾아내어 꾸준히 실천함이 왕도라는 것뿐이다. 이 책은 그 길을 걸었던 사람의 세세하고 친절한 기록이다.
-김지용
『어쩌다 정신과 의사』 저자, 유튜브 〈뇌부자들〉 채널 운영
나는 이 책을 통해 모든 공부에 통하는 단 하나의 법칙을 다시금 느꼈다.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책 한 권을 추천하라고 한다면, 단연코 『서동주의 합격 공부법』을 고를 것이다. 수능, 각종 고시 등 대한민국에서 모든 종류의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통하는 정통 공부의 본질과 비결을 담고 있다.
-조승우
『압축 공부』, 『공부 마스터 플랜』 저자
‘합격하는 공부’란 무엇일까.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해 이 책이 만들어졌다. 나에게 ‘합격하는 공부’란 최소한의 시간 동안 최대한의 능력치를 발휘해 목표로 한 시험을 통과하는 것을 뜻한다.
나는 수년간 수백 번, 아니 수천 번의 시험을 보았고 그 모든 시험을 우수한 성적으로 패스했다. 시험은 다양한 과목을 테스트하는 과정이었으며 분야도 각양각색이었다. 피아노, 미술, 수학, 마케팅, 법 등 경계를 넘나들며 각종 시험을 10대 시절부터 30대가 되어서까지 대비하고 치르는 동안 나만의 공부법과 멘탈 관리 노하우가 쌓였다.
그래서 두뇌가 남들보다 명석한 편도 아니고, 집중력이 뛰어난 편도 아닌 내가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와 방법을 이 책을 통해 독자 여러분과 나누고자 한다. 나 같은 사람도 공부를 잘할 수 있다면, 이 책을 읽고 있는 당신도 충분히 잘할 수 있다고 굳게 믿는다.
실제로 나는 알려진 것과는 많이 다르게 집중력이 굉장히 낮은 학생이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의자에 앉아서 오랜 시간 공부하는 일은 늘 고문 아닌 고문이었다. 글은 한두 줄만 읽어도 바로 딴생각이 떠올랐고, 문제는 한두 개만 풀고서 갑자기 책상 정리를 시작하는 등 산만한 사람의 특성은 전부 지니고 있었다. 그런 나도 억지로라도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서 공부를 하다 보니 나름의 요령이 생겼고, 이를 통해 남들과 비슷하게, 아니 남들보다 더 좋은 성적을 얻게 된 것이다.
가장 가까운 사람인 친동생도 내가 공부하는 모습을 보고 신기해하며 “누난 천잰가 보다”라고 오해할 정도로, 나는 타인이 보기에 정석으로 공부하는 타입은 아니다. 오히려 한 가지 일에 집중하지 못하는 사람에 가까워 보인다. 허리 통증이 있어서 대부분의 수험생과 다르게 주로 누워서 교과서나 문제집을 보고, 공부 외에 하는 일도 많아서 항시 바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부족한 시간이나 짧은 집중력을 탓하기보다 있는 상황을 적극 활용하는 편이 현명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20년이 넘게, 적성에 맞지도 않는 공부라는 ‘짓’을 그저 꾸준히 하다 보니 좋은 성적으로 좋은 학교들을 졸업할 수 있었고 좋은 직장(들)도 다니게 됐다. 누군가는 “넌 똑똑해서, 머리가 좋아서 좋겠다”라고 쉽게 이야기하지만 나는 내가 머리가 좋고 똑똑해서 공부를 잘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결국 공부를 잘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집요함’에 있다. 집요함으로 노력하고 끝장을 볼 때 공부는 ‘좋은 성적’이라는 선물을 선사한다. 나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공부가 잘되는 날에도, 안되는 날에도, 딴짓이라는 바다 속에서 허우적대면서도 바닥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거나 누워서 공부라는 놈과 정면승부를 해왔다. 집중력이 흐트러져도 결코 자리를 뜨지 않았다. 정 공부하다 딴짓이 하고 싶을 때는 잠시 게임을 하거나 TV를 보기도 했지만 무조건 다시 책상으로 돌아왔다. 이 책을 집필하는 중에도 얼마나 많은 양의 딴짓을 했는지 모른다.
믿기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생산적인 공부(혹은 일)와 생산적이지 못한 딴짓의 사이를 수없이 오가는 와중에도 결국 지식은 하나둘씩 쌓이게 되어 있다. 그렇기에 극한의 스트레스 속에서도 의자에 앉아서 괴로움을 견뎌내고 있는 중이라면, 분명 당신은 배움이 주는 기쁨과 성취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런 공부에 대한 마인드를 설명한 이 책은 비단 수험생뿐만이 아니라 수험생을 둔 가족, 진로 변경이나 승진을 준비하는 직장인, 더 나아가 자기 계발과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모든 이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우리 마음대로 되는 일은 세상에 단 하나도 없다지만 그중 단 하나, 공부만큼은 각자가 바친 노력과 시간에 정비례하는 결과를 가져다준다. 세상에서 유일하게 정직한 결과를 가져다주는 공부라는 행위를 통해 당신이 이루고자 하는 꿈과 목표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곁에 나와 이 책이 함께 한다면 참 좋겠다.
목표가 무엇이든 노력하는 과정은 죽을 만큼 힘들지만 그래도 언젠가 끝은 난다. 그러니까 오늘 할 일과 공부를 내일로 미루는 대신에 없는 기운, 있는 기운 다 끌어모아서 딱 한 걸음만 더 내딛어보길 바란다.
지금까지 열심히 노력해 온 당신을
열렬히 응원하며, 그리고 앞을 향해 걸어가는
당신에게 힘이 되어주고픈 진심을 담아,
저자 서동주
시도해보지 않고는
누구도 자신이
얼마만큼 해낼 수 있는지 알지 못한다.
― 푸블릴리우스 시루스Publilius Syrus
나는 살면서 나처럼 집중력이 낮은 사람을 거의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집중해야 할 일이 코앞에 닥치면 두려운 마음부터 생긴다.
‘어떻게 집중을 하지? 내가 이걸 해낼 수 있을까?’라는 끝도 없는 의심이 들어 미처 시작도 하기 전에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이 책을 쓰는 지금도 집중력이 떨어져서 한 줄 쓰고 딴생각하고, 또 한 줄 쓰고 딴짓하느라 정신이 없는 데다 마음까지 괴롭다. 아주 어렸을 때는 이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어느 정도로 심각한 상황인가 하면, 요새 나는 10분 이상 집중을 할 수가 없다. 책을 편 지 10분만 지나도 다른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심지어 변호사 시험을 준비할 때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 환자들이 먹는 집중력을 높여주는 약을 처방받아야 하나, 하고 엄청난 고민에 빠진 적도 있다. 하지만 내 판단에 아직 그렇게 심각한 상황이 아닌 것 같고, 일단 약의 도움을 받기 시작하면 끝이 없을 것만 같아 그 선택은 차마 하지 못했다.
집중력이 없는 사람이 공부하는 과정은 처절하기 짝이 없다. 보통 사람이 집중하면 한 시간 안에 끝낼 일도 두세 배의 시간을 들여야 하기 때문에 체력도 같이 고갈된다.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굉장히 긴 고민의 시간을 거쳐 내린 결론은, ‘어차피 나는 집중력이 낮은 사람이고 내일도 그대로일 테니 있는 그대로의 능력치, 즉 집중력이 부족한 상태 그대로 공부하자’였다.
그렇게 결정하고 난 뒤 나의 공부 루틴은 ‘10분 공부하고 10분 쉬는 일’이 되었다. 변호사 시험을 준비하던 당시 짬이 날 때마다 ‘캔디 크러시’와 비슷한 모바일 퍼즐 게임을 즐겼는데, 이는 금방 끝낼 수 있는 간단한 게임이라 머리를 잠깐 식히기에 안성맞춤이었다. 객관식 문제 하나를 풀고 게임 한 판을 하고, 다시 문제를 풀고 게임을 하는 식으로 공부를 꾸역꾸역 해나갔다.
게임이 지겨우면 유튜브에 올라온 짧은 동영상을 보기도 했다. 덕분에 나는 변호사 시험을 준비하는 동안 수천 판의 게임을 하고 수천 개의 영상을 봤다. 그래도 집중이 되지 않을 땐 넷플릭스를 틀어놓고 공부했다. 대신 화면에만 집중하지 않도록 텔레비전을 내 오른편에 두고 소리만 들으며 문제를 풀었다. 그러다 집중력이 떨어지면 고개를 살짝 돌려 드라마나 영화를 봤다. 그나마 양심은 있어서 주로 「살인자 만들기Making a Murderer」와 같은 범죄물이나 법 관련 다큐멘터리 시리즈를 보긴 했다. 만약 누군가 날 한심하게 본다면 어차피 형법 과목을 공부해야 하니 도움이 된다고 우기기도 좋았다. 사실 솔직히 말하자면 ‘10분 공부, 10분 딴짓’이 말 그대로 10분씩 지켜진 건 아니다. 공부나 휴식이 각각 3분일 때도 있었고 15분일 때도 있었다.
하지만 중요한 건 나는 늘 딴짓하는 시간이 지나면 다시 공부를 했다. 집중력이 떨어져서 게임을 하든, 동영상을 보든 간에 겨우 잠깐 딴짓을 한 것으로 그날 하루를 ‘공부가 안되는 날’로 규정한다거나 ‘공부를 망친 날’로 간주하지 않았다. 어차피 나의 타고난 특성은 내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내일도, 모레도 여전히 ‘집중력이 없는 나’일 텐데 학습이 잘 안된다는 핑계로 공부를 멈출 수는 없지 않은가?
놀랍게도 딴짓을 하는 시간까지 공부 루틴에 포함하자 조금씩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10분 공부, 10분 딴짓의 사이클을 무한 반복하게 되더라도 당일 목표한 양의 공부만큼은 다 해내기 시작한 것이다.
황당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당장 이 문제 하나만 풀면 딴짓할 시간이 주어진다는 사실이 동기부여가 되기도 했다. ‘이것만 풀고 얼른 동영상 하나 봐야지’ 하며 신나게 공부할 수 있었다. 그리고 딴짓이 오늘을 망치는 일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자 마음의 부담도 훨씬 가벼워졌다.
공부를 할 때 적당한 부담감은 약이 되지만 심한 부담감은 독이 된다. 멘탈 관리가 중요하다는 것도 그래서 나온 말이다. 내가 마음먹기에 따라 계획한 공부를 제때 끝내느냐 끝내지 못하느냐가 달려 있다. 게으르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사람도 멘탈만 제대로 훈련하면 본인 스스로도 믿기지 않을 정도의 결과를 낼 수 있다.
나는 내가 집중력이 없다는 사실을 아주 잘 알기 때문에 딴짓을 포함한 루틴을 지켜보기로 결심한 것이다. 만약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집중력이 떨어지고 긴 시간 동안 한 가지 일에 집중하는 데 약한 편이라면, 내 방법 또는 본인만의 방법을 통해 오래 앉아 공부하는 일에 익숙해지도록 노력해보라. 타고나길 집중력이 뛰어나서 별 노력 없이도 열 시간이고 열다섯 시간이고 공부하는 사람들만큼은 아니더라도, 시험을 웬만큼 잘 볼 수 있을 정도의 준비는 마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주어진 능력치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바로 공부의 첫걸음이다.
아마 경험이 있는 사람은 잘 알겠지만 이놈의 공부도 별 이유 없이 잘되는 날이 있고 잘되지 않는 날이 따로 있다.
다른 날보다 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공부가 안되는 날은 아무리 노력해도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공부가 정 안되면 그날만큼은 차라리 그냥 푹 쉬어서 휴식이라도 제대로 취하라는 의견도 있지만 나는 여기에 동의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시험을 쳐야 하는 중요한 날, 운이 좋다면 마침 집중이 잘되는 날이 걸릴 수도 있지만 사실 컨디션 난조로 인해 집중이 안되는 날이 걸릴 확률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공부가 안되는 날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승패의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공부가 생각처럼 잘되지 않는다고 해서 주저앉으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그저 몸만 편할 뿐 마음이 개운하지도 않을 것이다. 목표한 것을 제대로 해내지 못했을 때 기분이 상쾌하진 않는 법이다.
오늘 집중이 안된다고 해서 쉬면 내일은 공부가 하고 싶을까? 아마 더 하기 싫을 것이다. 수십 년간 겪은 결과, 나의 경우 집중이 잘되지 않는 날의 패턴은 다음과 같았다. 아마 대부분 비슷할 것이다.
⇨ 외워야 할 한 문단을 읽는다.
⇨ 집중이 안되어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는다.
⇨ 휴대폰으로 유튜브 영상 하나를 본다.
⇨ 문득 스스로가 한심해져서 휴대폰을 뒤집어 놓고 똑같은 문단을 한 번 더 읽는다.
⇨ 여전히 집중이 되지 않는다.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휴대폰을 다시 본다.
⇨ 친구에게서 문자가 와 있다. 친구랑 5분 정도 대화를 하다가 정신을 차린다.
⇨ 다시 책을 보고 다음 문단을 읽어본다.
⇨ 그래도 머릿속에 내용이 들어오지 않는다.
⇨ 다시 유튜브 영상 하나를 본다.
⇨ … (무한 반복)
사실 이쯤 되면 보통 자리에서 일어나 스트레칭이라도 하면서 재정비를 한 뒤 돌아오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이런 때일수록 절대 일어나지 않고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나의 경우에는 주로 엎드려 누워서 공부하니 배를 붙이고 누운 채로) 억지로라도 공부할 것을 권한다.
집중이 되지 않아서 문제 하나를 풀고 게임 한 판을 하거나 유튜브 영상 보는 일을 50번, 100번 반복하는 한이 있어도 절대 일어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심지어 하루의 80퍼센트 이상을 딴짓으로 보내고 남은 20퍼센트 정도만 제대로 집중했다고 해도 괜찮다. 전혀 집중이 되지 않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어쨌거나 공부를 해냈다는 사실을 긍정적으로 봐야 한다.
예를 들어 나는 직장에 나가지 않는 주말에는 하루에 최소 열두 시간 이상을 공부했다. 이때 열두 시간은 순수 공부 시간이 아닌 딴짓을 한 시간도 포함된다. 공부할 내용이 눈에 들어오지 않아도, 밥을 먹거나 화장실 가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일단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바닥에 배를 붙이고) 앉아 있었다. 공부가 안되는 날마다 이렇게 스스로를 절벽 끝까지 밀어붙이는 이유는 단 하나, 뇌를 트레이닝시키기 위해서다. 뇌도 근육과 같아서 꾸준한 훈련을 통해 바꿀 수 있으며, 더불어 이 과정을 통해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있는 습관도 들이게 된다.
실제로 내가 변호사 시험을 봤던 날도 정말 끔찍할 정도로 집중이 되지 않는 날이었다. 뒤에 나올 내용에서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집중력이 흐트러지고 멘탈이 너덜너덜해진 상황 속에서 그나마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평소 집중이 되든 안되든 어떤 핑계나 이유를 찾지 않고 그저 앉아서 공부하는 훈련을 꾸준히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공부는 절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주변의 많은 도움이 필요하고 그중에서도 가족의 협조가 가장 중요하다.
사람의 성격에 따라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가족이 공부에 대해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지켜봐주는 편이 가장 도움이 됐다. 참고로 나는 청개구리 스타일이라 누가 시키면 안 하고, 가만히 놔둬야 알아서 하는 성격이다.
나는 초등학교 때도 공부든 숙제든 혼자 알아서 하는 편이었다. 공부를 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내용에 푹 빠져서 선생님이 정해준 분량을 한참 넘어선 부분까지 미리 읽어버리곤 했다. 나름대로 공부를 알아서 하는 편이었지만, 혹시라도 엄마가 방문을 열고 들어와서 “숙제 안 하니?”라고 한마디만 하면 갑자기 의욕이 뚝 떨어져서 책을 탁 하고 소리나게 덮어버리기 일쑤였다. 실제로 나의 성격을 보여주겠다는 일념하에 일부러 엄마가 있을 때 반항하듯 책을 덮은 적도 있다.
이 책을 읽는 수험생 혹은 시험을 준비하는 가족 중에도 청개구리 타입이 있을 텐데, 나와 비슷한 성향이라면 최소한 시험 기간만큼은 가까운 가족의 ‘무관심’이 가장 쓸모 있는 태도일 것이라고 확신한다.
자녀를 망치는
부모의 행동
공부하는 자녀를 둔 부모님의 역할이 참 중요한데, 그들이 가장 피해야 하는 말이 있다면 그건 바로 ‘비교’다. 옆집 누구는 알아서 잘한다는데 너는 왜 그러냐, 혹은 교회 자매·형제님의 자녀 누구는 이번에 성적이 올랐다는데 넌 왜 그 모양이냐 등 이런 종류의 말은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이라면 대부분 적어도 한 번은 들어봤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말을 듣는 사춘기 학생들의 마음속엔 반항심이 생기지 않으려야 않을 수가 없다. 솔직히 말해서 그런 말을 쉽게 내뱉는 부모님도 정작 학창시절에 공부를 그다지 잘하지 못했을 경우가 많을 것이고, 심지어 스스로 하지도 않아 혼난 경험도 있을 것이다. 본인도 하지 못했던 일을 자식이 알아서 척척 해내길 바라는 것이 어떻게 당연할 수 있을까?
부모님이 자녀를 다그치기 전에 명심해야 할 사실이 있다. 본인들 세대보다 요즘 학생들 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하다는 점이다. 몇십 년 전보다 열 배, 스무 배 이상 힘든 것이 지금의 청소년이다. 그리고 옆집 아이, 같은 교회 다니는 아이와 본인의 자녀를 비교하지 말자. 그들 부모님 중에는 자녀를 위한 금전적·정신적 지지를 본인보다 몇 배로 더 잘해주는 경우도 있다. 자녀를 다른 집 아이와 비교하기 전에 부모님 자신부터 다른 집 부모님과 스스로 비교해보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알아서 해보겠다고 말하는 자녀에게 공격적으로 대응하는 것도 금물이다. 부모님이 “공부 좀 해라!”라고 말하면 자녀들은 보통 “내가 알아서 할게!” 하며 대답한다. 그러면 “네가 알아서 하는 게 뭐가 있는데? 방 청소 하나 제대로 한 적이 있어, 아니면 아침에 알아서 제시간에 일어난 적이 있어?”라는 식의 공격을 하기 십상이다. 알아서 하겠다는 자녀에게 이런 반응을 보이는 부모님의 머릿속에는 ‘나는 자식에게 필요한 것을 제일 잘 알고 있고, 아이는 나 없이 아무것도 못한다’라는 생각이 내재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자녀는 다르다. 스스로 자신의 능력을 인정할 수 있을 때, 그리고 부모님이 자신을 진심으로 믿어줄 때 공부도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공부를 제대로 한번 해보겠다고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자녀의 경우, 섣불리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보다 그들이 혼자서 해낼 수 있도록 묵묵히 지켜보는 편이 좋다.
오늘부터라도 쓸데없는 비교나 잔소리는 좀 자제하고 자녀를 믿어보자. 게다가 공부할 의지가 전혀 없는 아이는 어차피 아무리 혼을 내도 꿈쩍하지 않을 테니 잔소리하는 일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허비할 필요는 더더욱 없을 것이다.
공부할 땐
이기적으로 연애해라
큰 시험이나 취업을 준비할 때 연애를 해도 되냐는 질문을 종종 받곤 하는데, 여기에 대한 조언을 주고 싶다.
나는 사랑을 할 때 얻을 수 있는 특유의 에너지를 좋아해서 시험 준비 중이라고 하여 연애를 일부러 하지 않았던 적은 없다. 대신 준비하는 시험에 모든 열정을 다 쏟고 싶을 땐, 상대방에게 그 기간만큼은 내가 중심이 되는 연애를 해줄 수 있냐고 정중하게 부탁했다.
내가 중심이 되는 연애란 내가 시간이 될 때 만나고, 만나서도 내가 공부를 해야 하면 상대방도 공부 혹은 일할 거리를 가져와서 카페 등에서 각자의 일을 하는 것을 뜻한다. 한마디로 남자친구 또는 여자친구에게 공부하는 동안 조력자가 되어줄 수 있는지 이해를 구하는 것이다. 연애도 중요하지만 커리어가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진다면 결국 사랑도 안정적이지 못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일단 시험을 우선순위에 두었다. 물론 시험이 끝나면 상대방이 나를 위해 희생한 만큼 나도 희생하고 그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연애를 이어가야 하겠지만 말이다.
이처럼 공부하는 동안에는 스스로 약간의 이기심을 장착하고, 부모, 친구, 애인 등의 주변 사람이 모두 나의 조력자가 되어야 가뜩이나 힘든 과정을 그나마 안정적으로 이겨나갈 수 있다. 그러므로 만약 중요한 시험이나 면접을 앞두고 있다면 일단 시작하기 전에 주변 사람과 본인의 상황에 대해서 터놓고 진지하게 대화를 나눠보길 바란다. 다소 이기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가까운 이들이라면 분명 내가 잘되길 바랄 것이다. 대화를 통해 앞으로 1년 또는 몇 개월간 어떤 식의 스케줄을 소화할 것이며, 그에 따라 본인이 바라는 그들의 모습이 어떠한지에 대한 깊은 이야기를 나눠보면 좋겠다.
내가 타인의 도움을 재차 강조하는 이유는, 실제로 필요하기도 하지만 공부를 제대로 하려면 그만큼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어서다. 이 모습이 유난스러워 보인다고 생각하지 않길 바란다. 원하는 결과를 얻기란 결코 쉽지 않다.
공부를 할 때 가장 힘든 부분 중 하나가 ‘멘탈 관리’라는 것은 우리 모두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