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 끄기 연습 - 걱정, 초조, 두려움을 뛰어넘는 61가지 심리 기술

신경 끄기 연습

프롤로그
지나치게
노력하지 마라

‘남들이 싫어하면 어쩌지……?’

‘이상한 발언을 해서 비웃으면 어쩌지……?’

‘남들의 시선이 신경 쓰여서 견딜 수가 없어……’

 

이처럼 어떻게 해야 대인관계를 원만하게 형성할 수 있는지 고민하며 안절부절못하는 사람이 꽤 많을 것이다.

확실히 상대방을 배려하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도 정도의 문제다. 지나치게 다른 사람을 의식하다 보면 자신의 마음만 괴로워지고 만다.

아무리 인간관계에 배려가 중요하다고 해도 적당히 해야 하고, 더욱 중요한 건 억지로 좋은 사람이 되려고 애쓰지 않는 것이다.

 

보통 온화하고 상냥하며 친절한 사람을 좋은 사람이라고 평가한다. 그러나 다른 사람에게만 신경 쓰면 오히려 자신의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조금은 자기중심적이어도 상관없달까? 자신을 첫 번째로 소중히 여기고 상대방은 두 번째로 소중히 여기는 정도면 괜찮다.

상대방에게 쌀쌀맞은 태도를 보이며 냉담하게 대할 필요까지는 없지만 자신의 마음을 소중히 여기며 상대방도 소중히 여기는 균형을 잘 잡아야 한다.

 

이 책은 인간관계에서 지나치게 노력하는 사람을 위해서 집필했다. 매번 긴장하지 않아도 되도록 61가지의 신경 끄는 법을 정리했다. 전부 실천하기 쉬운 것들이므로 분명히 ‘뭐야, 별로 신경 쓰지 않아도 됐잖아!’, ‘좀 더 마음 편히 생각하자!’라며 마음속이 후련해질 것이다.

 

그럼 끝까지 잘 읽어 주기 바란다.

1장. “왜 우리는 남을 신경 쓸까?” 신경 끄기 연습 1: 편견 깨닫기

• CHECK LIST •

□ ‘분명히 날 이상하게 봤을 거야’라는 생각이 자주 든다.

□ 말을 제대로 못해서 한심해 보일 것 같다.

□ 내가 불안해 하는 걸 모두가 알고 비웃을 것 같다.

□ 내 속마음을 누구나 다 꿰뚫어 볼 것 같다.

□ 예의상 웃는 것조차 너무 힘들다.

□ 조금만 긴장해도 얼굴이 빨개져서 속상하다.

□ 남에게 싫은 말을 하는 게 너무 어렵다.

□ 창의적이지 못한 나를 무능하다고 생각할 것 같다.

□ 깊게 사귄 친구가 없어서 스스로가 한심해 보인다.

해당하는 항목이 있다면
왜 타인의 눈치를 보느라 힘든지 알아야 한다.

01
아무도 내게
관심이 없다고?
# 스포트라이트 효과

“누가 나에게 그렇게 신경 쓰겠어?”
“날 봤을 거라는 건 착각이야.”

스포트라이트란 한 사람만 밝게 비추는 조명을 말한다. 우리는 마치 무대 위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처럼 주위 사람들 속에 혼자 떠 있는 느낌을 자주 느낀다. 심리학에서는 이런 마음의 효과를 스포트라이트 효과spotlight effect(조명 효과)라고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보면 대부분 자기 자신을 걱정하느라 바빠서 다른 사람에게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즉, 주위 사람들은 나에게 눈곱만큼도 신경 쓰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남들 눈에 어떻게 보일까?’라고 걱정하고 신경 써 가며 생활할 필요가 전혀 없다.

 

거짓말일 거라고 생각하는가? 실제로 이 효과는 심리학 실험에서도 이미 확인되었다.

우리는 종종
자의식 과잉이 된다

미국 코넬대학교의 토머스 길로비치Thomas Gilovich는 학생들에게 베리 매닐로우라는 무명의 뮤지션 사진이 큼지막하게 프린트된 매우 민망한 티셔츠를 입히고 캠퍼스 안을 한 바퀴 돌고 오라고 부탁했다.

학생들이 캠퍼스를 한 바퀴 돈 후 실험실에 돌아오자 토머스 길로비치는 이렇게 물었다. “지나는 길에 만난 사람들 중 당신을 본 사람이 얼마나 됩니까?” 그러자 참가자들은 “사람들 중 47퍼센트는 확실히 나를 봤을 것이다”라고 추측했다.

 

사실 이때 실험의 다른 협력자가 티셔츠를 입은 실험자의 뒤를 몰래 따라 갔다. 그리고 티셔츠를 입은 실험자가 지나가며 만난 사람마다 “지금 지나간 사람의 티셔츠를 봤나요?”라고 확인했다. 그런데 이 이상한 티셔츠를 알아차린 사람은 24퍼센트에 불과했다고 한다.

 

결국 우리의 자의식에 너무 지나친 부분이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남들이 별로 보지 않는데도 ‘분명히 봤을 거야!’라며 억측하는 것이다.

정말
쓸데없는 걱정이다

극단적으로 민망한 행동을 하는 게 아니라도 우리는 무심코 자신에 대해 이것저것 주의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사람들은 자신 외의 남에게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그러므로 쓸데없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심리학적으로 보장할 수 있다.

‘내가 남의 시선을 지나치게 신경 쓰는 이유는 스포트라이트 효과 때문이구나!’라고 생각하면 마음의 부담도 조금은 줄일 수 있지 않을까?

KEY Point

내가 남에게 관심이 없는 만큼, 남도 나에게 관심이 없다.

02
왜 스스로
꼴불견이라고 생각할까?
# 긍정적 추측법

“나에 대해 너무 엄하게 평가하고 있었네.”
“나는 내 생각보다 잘하고 있어.”

“남들 앞에서 말을 잘하는 편인가요? 아니면 말주변이 없는 편인가요?”

남 앞에 서면 얼굴이 새빨개지고 목소리와 손가락까지 떨리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은 회의에서 누군가가 의견 내기를 요구하거나 본인이 나서서 발언해야 하는 상황을 몹시 싫어한다. ‘보기 흉한 모습을 보여 주고 싶지 않다’, ‘부끄러운 부분을 보여 주는 게 싫다’라고 생각한다.

이런 상황이 신경 쓰이는 사람은 많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것도 정말로 쓸데없는 걱정이다. 꼴불견이라거나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사실 자신뿐이다. 다른 사람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도대체 그걸 어떻게 알 수 있다는 말일까?

사람은 스스로를
엄격하게 평가한다

캐나다에 있는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의 린 알든Lynn Alden은 자신의 의견을 능숙하게 말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을 모아서 말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찍었다. 그 후 그 영상을 다른 학생들에게 보여 주고 평가하게 하는 한편, 의견을 말한 사람에게도 스스로 자기 자신을 평가하게 했다.

그 결과 의견을 잘 말하지 못하는 사람은 자신에 대해 “나는 손이 떨리고 목소리도 떨려서 엄청 한심한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영상을 보고 평가한 사람들은 달랐다. “이 사람은 자기주장을 정확하게 하고 유창하게 말하며 불안함도 느끼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본인만 자신이 심각하거나 이상하다고 생각할 뿐이며 다른 사람은 전혀 그런 식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실험으로 확인한 것이다.

내 생각보다 나는
잘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자신의 목소리를 녹음해서 들어 보면 대부분의 사람은 부끄럽게 느낀다. “어!? 내 목소리 이상한데?”라고 생각한 경험이 있지 않은가?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느끼지 않고 매우 평범한 목소리라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우리는 자기 자신에 대해서 매우 엄격한 평가를 내리는 경향이 있는 모양이다. 스스로 ‘나는 남 앞에서 말주변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다른 사람이 정말로 발언이 서투르다고 생각하게끔 하는 사람은 현실적으로 많이 없다. 스스로 부정적인 억측을 한 경우가 태반이다. 실제로는 그렇게 서투르지 않으며, 남들도 이상하게 보지 않으니 괜찮다고 생각하자.

KEY Point

못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자.

03
내 생각을 들킬까 봐
걱정할 필요가 없는 이유
# 투명성 환상

“내가 긴장한 건 아무도 몰라.”
“내 말이 허풍이란 걸 누가 알겠어?”

사람의 마음은 당연히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가 얼마나 불안해하고 동요하는지 상대방은 어차피 모른다. 결국 아무리 불안하게 느껴도 괜찮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자신의 마음을 상대방이 꿰뚫어 보고 있지 않은지 때때로 불안을 느낀다. 이런 억측을 투명성 환상illusion of transparency(투명성 착각)이라고 한다. 자신의 마음이 유리로 된 것처럼 투명해서 상대방에게 다 보이고 들린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그런 일은 없다. 당신의 마음은 상대방이 꿰뚫어 보지 못하므로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

부담감은
환상에서 온다

미국 매사추세츠주에 있는 윌리엄스 칼리지의 케네스 사비츠키Kenneth Savitsuky는 투명성 환상이라는 심리적 현상이 있다고 사람들에게 설명해 주면 더 이상 불안해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

그는 연설하기 전 “당신이 아무리 긴장해도 청중에게는 절대로 들키지 않는다. 긴장한 것을 아는 사람은 자신뿐이다. 상대방이 꿰뚫어 본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투명성 환상이라는 심리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라고 주의 깊게 알려 주었고, 이를 알게 된 사람들에게서 연설에 대한 불안이 사라진다는 것을 검증했다.

 

나 역시 대학교수로 일하며 내가 강의를 너무 못한다고 생각했다. 10년 넘게 계속 그 생각으로 신경 쓰였는데, 투명성 환상이라는 심리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자 부담감이 사라졌다. 내가 속으로 아무리 덜덜 떨어도 학생들이 꿰뚫어 볼 리가 없다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진실은 생각보다
간파하기 어렵다

어쩌면 ‘나는 생각이 얼굴에 잘 드러나지 않나?’라고 느껴서 신경 쓰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걱정도 할 필요가 없다. 사람의 마음을 읽기란 매우 어려우므로 그렇게 쉽게 간파당하지 않는다.

거짓말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거짓말이 들통나지 않을까?’라고 느끼는 사람도 있을 텐데 거짓말을 꿰뚫어 보기란 매우 어려워서 보통은 그리 쉽게 들키지 않는다.

 

심리학 연구에서도 거짓말을 정확하게 간파할 확률은 50퍼센트 내외라고 밝혀졌다. 50퍼센트라는 것은 거짓말을 하는지 안 하는지 아무렇게나 찍어서 우연히 맞추는 것과 똑같은 확률이다! 그 정도로 거짓말을 간파하기 어려우므로 상대방에게 들키는 경우도 아주 드물다고 볼 수 있다.

KEY Point

사람의 마음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걸 기억하자.

04
걱정하는 대신
당당하게 행동하면 된다
# 떳떳함의 효과

“속으로 하는 생각을 남들이 알 리가 없잖아.”
“들킬 거라고 미리 걱정하지 말아야지.”

일을 하다 보면 어떻게든 거짓말을 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영업이나 판매를 하는 사람이라면 고객에게 하기 어려운 말을 몰래 숨기는 경우가 있지 않은가? 어떤 일을 할 때 상사에게 보고하지 않거나 거짓말을 하는 경우도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그럴 때는 누구나 ‘상대방에게 거짓말이나 진심이 들키지 않을까?’라고 신경 쓰게 된다. 그러나 너무 걱정하지 말고 당당한 모습을 보이자.

현실은
의외성이 많다

캐나다에 있는 매니토바대학교의 재키 팔라우는 실험 참가자끼리 짝을 지어 협상을 시켜 본 적이 있다. 단, 협상에 앞서 참가자에게는 다섯 가지 목표 중 어느 한 가지를 부여했다.

그 목표는 다음과 같다.

 

① 자신의 생각을 절대로 굽히지 않는다.

② 상대방을 만족시킨다.

③ 서로 양보하는 횟수가 똑같아지게 한다.

④ 가장 좋은 해결책을 찾는다.

⑤ 상대방에게 호감을 얻는 것만 생각한다.

 

협상이 끝나고 “상대방의 목표는 이 다섯 가지 중 어떤 것이었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었다. 실험 결과, 참가자의 약 26퍼센트만 상대방의 목표를 맞추었다.

선택지가 다섯 가지이므로 아무렇게나 찍어도 20퍼센트는 정답이 된다. 그러므로 26퍼센트라는 결과는 아무 답이나 찍은 것과 별 다를 게 없다.

 

이 실험이 재미있는 점은 여기에서 “본인의 목표가 무엇이었는지 상대방에게 얼마나 들켰을 것 같은가?”라고 물었더니 무려 60퍼센트나 “아마 뻔히 다 알았을 것이다”라고 대답한 점이다.

즉, 자신이 어떤 일을 목표로 하는지 상대방에게 들켰다고 짐작하는 데 반해 현실적으로는 들키지 않을 확률이 더 높다는 것을 이 실험을 통해서 알 수 있다.

미리
걱정할 필요가 없다

예를 들어 ‘반드시 계약을 따 내겠다!’고 단단히 마음을 먹더라도, 고객에게 들킬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내가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을 고객에게 들킬 리가 없기 때문이다.

 

혹은 이성을 식사에 초대할 때 ‘속셈을 꿰뚫어 보지 않을까?’라고 불안감을 느껴서 주저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 또한 지나친 걱정이라고 할 수 있다.

너무 쓸데없이 걱정하지 말고 마음 편히 초대해 보기 바란다. 의외로 쉽게 승낙할지 모른다.

KEY Point

지금 하는 그 걱정은 대부분 쓸데없다.

05
무표정보다
차라리 이것이 낫다
# 웃음의 효과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는데….”
“어색해도 웃는 게 나을 거야.”

웃는 얼굴은 인간관계에서 매우 중요하다. 일단 웃으면 사소한 것에 상관없이 대부분의 인간관계를 순조롭게 유지할 수 있다. ‘아무리 그래도 나는 잘 웃지 못한다’, ‘가식적으로 웃는 게 어렵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확실히 말해 두겠다.

웃는 얼굴은 남들에게 보여 준다는 자체가 중요하며, 잘하든 못하든 상관없다!

아무리 웃는 게 어렵다고 해도 무표정하거나 언짢은 얼굴에 비하면 억지웃음이 무조건 더 좋은 인상을 준다. 진짜 웃음이든 가식적인 웃음이든 전혀 상관없이 말이다.

그러니 스스로 잘 웃지 못한다고 깨달아도 너무 신경 쓰지 말자. 조금 어색한 웃음이라도 보여 주는 편이 낫다고 명쾌하게 생각하면서 열심히 노력해 보자.

웃는 얼굴을 보여 준다는 사실이
가장 중요하다

영국 애버딘대학교의 린든 마일스Lynden Miles는 남녀 모델 각각 3명의 사진을 준비했다. 자연스러운 웃음(①), 억지웃음(②), 무표정한 얼굴(③)의 사진이었는데, 그 사진을 실험에 참가한 대학생 40명에게 보여 주고 얼마나 호감을 느끼는지 조사해 보았다.

 

그 결과는 당연하다고 해야 할까? 가장 호감을 얻은 사진은 ①의 자연스러운 웃음이었다.

그런데 의외인 점은 억지웃음을 지은 사진도 결코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는 점이다. 무표정한 얼굴의 사진과 비교하면 억지웃음을 지은 사진이 10배나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다시 말하면 억지웃음이라도 계속 웃어야 유리하다는 뜻이다.

웃음은
연습으로 나아질 수 있다

‘그래도 난 정말로 잘 웃지 못하는데……’라고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특출나게 매력적으로 웃어 보일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다. 누구나 연습을 반복하면서 조금씩 발전해 나가는 것이다.

 

아무리 웃는 게 어색해도 날마다 연습하면 머지않아 능숙해진다. 다른 사람이 말을 걸거나 눈이 마주치면 자동으로 미소를 띨 정도로 연습해 보기 바란다. 이 행동에 유의하는 것만으로도 대부분의 인간관계가 원활해질 것이다.

KEY Point

무표정을 지을 바에는 차라리 억지로 웃어라.

06
얼굴이 빨개져도
부끄러울 필요가 없는 이유
# 부끄럼의 법칙

“이미 빨개진 얼굴을 어떻게 하겠어.”
“차라리 다른 장점을 더 어필해 보자.”

사람을 만날 때 자주 얼굴이 빨개져서 민망해 하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이는 부끄러워만 할 일이 아니다. 오히려 그래서 호감을 얻기 쉽다고 발상을 전환해 보면 좋겠다.

얼굴이 빨개지거나 부끄러워하는 행동은 나쁜 평가를 받기는커녕 오히려 좋은 평가를 받는 경우가 훨씬 많다.

 

거짓말 같은가? 절대 아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 캠퍼스의 대처 켈트너Dacher Keltner는 ‘왜 부끄럼을 잘 타는 사람이 호감을 얻을까?’라는 의문에 대해 조사했다.

그의 조사에 따르면 부끄럼을 잘 타는 사람은 상대방의 긴장을 풀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빨개진 얼굴이
상대방의 긴장을 푼다

우리는 낯선 사람을 만나면 경계한다. 이 사람이 나에게 해를 입힐 사람인지, 혹은 위험한 사람은 아닌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얼굴이 빨개지거나, 부끄러워하거나, 머뭇머뭇거리면 ‘아, 이 사람이라면 나에게 해를 입힐 일이 없겠구나’ 하면서 안심하고 경계심을 푼다.

상대방이 쓸데없이 긴장하지 않고 마음 편히 있을 수 있으므로 부끄럼을 잘 타는 사람들이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다.

 

내성적이거나 부끄럼을 잘 타는 사람을 보면 겁 많은 작은 동물 같다. 그런 사람을 보면 ‘어쩐지 귀엽다’고 느껴질 때가 있고, 실제로도 미움을 살 만한 일은 절대 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좋다.

어떤가? 이런 식으로 생각하면 남 앞에서 수시로 얼굴이 빨개지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다고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알고 보면 단점이 아니라
장점일 수도 있다

내성적인 사람일수록 ‘얼굴이 잘 빨개지는 걸 어떻게든 고치고 싶다’, ‘좀 더 자신감을 갖고 당당하고 싶다’라는 마음이 들 것이다.

하지만 당당한 사람이 되면 오히려 지금처럼 호감을 얻는 일이 사라질지도 모른다. 결국 자신의 장점을 잃는 일이 될 수 있다.

 

사람에게는 억지를 부리며 생떼를 쓰는 면이 있다. 알고 보면 자신에게도 엄청난 장점이 있는데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부디 ‘없는 것’이 아니라 ‘있는 것’에 주목하도록 하자.

 

얼굴이 빨개지는 것은 조금도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이를 훌륭한 어필 포인트라고 생각하면서 좀 더 자신감을 가져도 된다.

KEY Point

단점을 없애는 것보다, 장점을 살리는 데 주목하자.

07
왜 말을 잘하는데도
평판이 나빠질까?
# 자기주장의 법칙

“하고 싶은 말 다 하면 적이 생길 수도 있지.”
“말 못하는 것도 장점이 될 때가 있지 않을까?”

종종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다른 사람에게 잘 전달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상대방의 마음을 생각하느라 싫은 말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점을 지적하면 상처 받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도저히 자기주장을 할 수 없다.

 

하지만 자기주장을 잘하는 것이 과연 정말로 좋은 행동일까? 나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하는 사람은 형편없다!”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원래 성격적으로 속이 깊은 사람이 강하게 자기주장을 할 수 있을 리가 없다. 나는 자기주장을 못해도 별로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한때 여러 기업에서 ‘자기주장 훈련’이나 ‘자기표현 훈련assertive training’ 같은 사원 연수를 활발하게 실시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줄어들고 있다.

기업 측에서도 이런 훈련을 시킨 사원은 자신에게 유리한 것만 주장하고 상사나 선배가 엄청 일 시키기 불편한 사람이 되고 만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 아닐까?

말을 잘한다고
호감을 얻는 것은 아니다

미국 오하이오주에 있는 켄트주립대학교의 해롤드 슈로더Harold Schroeder는 자기주장을 하는 남성과 자기주장을 하는 여성에 관한 시나리오(이름만 남성이나 여성 이름으로 하고 다른 부분은 전부 동일했다)를 만들어서 이를 남녀 각 40명에게 읽게 한 뒤 소감을 물어보았다.

 

해롤드 슈로더는 원래 자기주장을 하는 남성은 사내다워서 호감이 가고 좋은 평가를 받지만, 자기주장을 하는 여성은 여성의 이미지와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