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셉 그레니Joseph Grenny
경영성과 분야를 연구하는 사회과학자. 유니투스랩, 디아더사이드아카데미, 디아더사이드빌리지 등 빈민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 비영리기관을 창립했다.
케리 패터슨Kerry Patterson
경영 컨설턴트. 조직행동 분야에 공헌한 인물에게 브리검영대학교 매리어트경영대학원이 수여하는 다이어 어워드Dyer Award를 받았다.
론 맥밀런Ron McMillan
크루셜 러닝의 공동 설립자. 코비리더십센터Covey Leadership Center에서 연구·개발 부문 부사장을 지냈다.
알 스위즐러Al Switzler
〈포천〉 500대 기업의 리더들을 지도한 경영 컨설턴트. 미시간대학교 경영자육성센터Executive Development Center에서 교수로 재직했다.
에밀리 그레고리Emily Gregory
크루셜 러닝의 개발·교육 부문 부사장. 브리검영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유타대학교에서 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김경섭옮김
세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한국에 도입한 리더십·코칭 분야 선구자. 한국코치협회와 청소년교육컨설턴트협회를 창립해 기업은 물론 가정, 학교, 공공기관이 성공을 일굴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원칙 중심의 리더십》 《쏟아지는 일 완벽하게 해내는 법》 등을 번역했다.
박우정옮김
영어영문학을 전공하고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메이크 타임》 《스프린트》 《왜 신경증에 걸릴까》 《아들러 평전》 《평면의 역사》 등이 있다.
아낌없는 사랑과 든든한 지원, 무한에 가까운 인내심으로 함께해준
셀리아, 루이즈, 보니, 린다, 앨런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항상 경이로운 학습의 원천이 되어준 우리의 아이들
크리스틴, 레베카, 테일러, 스콧, 에이슬린, 카라, 세스, 새뮤얼, 하이럼,
앰버, 메건, 체이스, 헤일리, 브린, 앰버, 로라, 베카, 레이첼, 벤저민,
메리디스, 린지, 켈리, 토드, 스펜서, 스티븐, 케이틀린, 브래들리, 애나,
사라, 레베카, 매런, 테사, 헨리에게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이 책 속 개념들을 지금의 형태로 발전시키는 여정을 함께해준
수백 명의 동료, 수만 명의 공인 트레이너, 수백만 명의 고객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
이들은 무엇이 효과적인지 확인할 수 있는 본보기를 제공해주었습니다.
우리가 결정적 순간의 대화를 헤쳐 나갈 때 함께해준
인내심 있는 상대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
모든 사람을 위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원칙에 따라 살고,
그 원칙을 공유하는 데 일생을 바치는
재능 있는 강사와 전문가로 이뤄진
전 세계적인 커뮤니티의 일원이 되어 영광입니다.
차례
머리말
1. 결정적 순간의 대화란 무엇인가
그리고 누가 하는가
2. 결정적 순간의 대화 마스터하기
대화의 위력
STEP 1입을 열기 전에 할 일
3. 초점을 맞출 주제를 선택하라
적절한 대화를 나누고 있는지 확신하는 법
4. 진심을 가지고 시작하라
당신이 정말로 원하는 것에 초점을 유지하는 법
5. 내 스토리를 돌아보라
화가 나거나 겁이 나거나 상처를 받았을 때
대화를 계속하는 법
STEP 2입을 여는 법
6. 과정을 살펴보라
안전감이 위협받는 때를 알아차리는 법
7. 안전지대를 만들어라
어떤 이야기도 할 수 있도록 대화를 안전하게
만드는 법
8. 내 입장을 말하라
거슬리지 않고 설득력 있게 말하는 법
9. 상대방의 입장을 알아보라
상대방이 화가 나 있거나 침묵할 때 경청하는 법
10. 당신의 펜을 되찾아라
가혹한 피드백을 받았을 때 회복하는 법
STEP 3대화를 마무리하는 법
11. 행동에 나서라
결정적 순간의 대화를 행동으로 옮기고 성과를
얻는 법
12. “맞습니다, 하지만”
까다로운 상황을 위한 조언
13. 대화 원칙 총정리
대화 준비와 학습을 위한 도구
주요 개념 설명
주
머리말
2002년 이 책을 처음 출간했을 때 우리는 대담한 주장을 내놓았다. 중요한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감정적 사안을 두고 서로 의견이 다를 때,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가 많은 문제의 근본 원인이라고 말이다. 물론 모든 문제가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우리는 중요한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결정적 순간’을 정복하는 방법을 찾은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연마한 기술을 배우면 조직의 성과를 극적으로 높일 수 있다고 제시했다.
이 원칙에 관한 우리의 확신은 이후 수십 년 동안 더 강해졌다. 리더가 지적·정서적으로 정직한 문화를 만들면 원자력 발전소가 더 안전해지고 일터가 더 포용적으로 변하며, 금융 서비스 업체의 고객 충성도는 더 높아지고 병원은 더 많은 생명을 살리며, 정부 조직은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기술 업체는 국경을 초월해 원활하게 일하는 법을 배우며, 비영리기관은 임무를 더 잘 수행하고 조직 내에서 편견이 사라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가 점점 늘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솔직히 지난 20년 동안 우리가 경험한 가장 흐뭇한 결과는 성공사례 연구 건수가 아니라, 가장 중요한 순간에 이 기술들을 사용해 변화를 불러온 용감하고 능숙한 독자들이 들려준 수천 건의 이야기였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어떤 여성은 아버지와 사이가 멀어졌다가 이 책을 읽은 뒤 화해했고, 한 간호사는 환자의 증세를 잘못 해석한 방어적인 의사와 결정적 순간의 대화를 시도해 환자의 생명을 구한 과정을 설명했다. 한 남성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가족을 갈라놓을 뻔한 유언장을 둘러싼 갈등을 잘 해결했고, 어떤 형제는 한 명이 자신의 성적 지향을 인정한 뒤 10년 동안 소원해졌던 관계를 회복할 돌파구를 찾았다. 심지어 한 용감무쌍한 독자는 브라질에서 차량을 탈취당했을 때 결정적 순간의 대화 훈련 덕분에 목숨을 건졌다고 이야기했다.
이 이야기들을 500만 명이 넘는 독자 수와 곱해보면 우리가 여러분과 관계를 맺으면서 얻은 의미와 만족감이 어떨지 짐작할 것이다.
새로 바뀐 내용
우리는 이번 개정판에 많은 중요한 변화를 주었고, 이로써 이 책이 더욱 효과적인 안내서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그 변화 중 하나는 이 책에서 소개한 개념들을 최신 소통 방식에 어떻게 적용하는지 보여준 점이다. 오늘날 많은 ‘결정적 순간의 대화’가 화상, (실시간이 아닌) 소셜 미디어, 음성, 혹은 세상에! 오직 문자를 통해서 이뤄진다. 우리는 이런 영역에서 무엇이 효과적이고 무엇이 그렇지 않은지 많은 것을 배웠다. 또한 우리는 지난 10년 동안 다양성, 포용, 무의식적 편견 문제를 표면화하고 여기에 대처하는 데 무엇이 필요한지 연구했다.
우리의 획기적인 연구 중 하나는 13,000명을 대상으로 이 책에서 공유하는 기술 중 일부의 효과를 테스트한 일이다. 또 다른 변화는 점점 더 세계화·이질화하는 우리 사회의 새로운 업무 방식과 스트레스를 다룬 것이다. 이제 대다수 일터에서 거리상 멀리 떨어진 관계와 다양한 문화가 보기 드문 예외가 아니라 일반적인 현상이 되었고, 그에 따라 결정적 순간의 대화의 중요성은 더 높아졌다. 마지막으로 최근 정치적·사회적 의견 차이를 솔직히 밝히면서도 서로 존중하며 논의하는 방법을 찾지 못해 위험한 갈등이 발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갈수록 더 많이 나타나고 있다. 이 책에서 업데이트한 일부 내용은 이 새로운 과제에서 우리 모두가 가장 중요한 순간에 최선을 다할 수 있는 방법을 다룬다.
독자들이 알아차릴 가장 유용한 변화 중 하나는 결정적 순간의 대화를 준비하고 시작해서 마무리하기까지의 과정을 이해하기 쉬운 모델로 정리하여 전체 내용을 재구성한 점이다. 우리는 기술을 시간순으로 배치하면 독자들이 최상의 결과를 얻기 위해 어떤 기술을 언제 사용할지 훨씬 쉽게 이해한다는 것을 알았다.
마지막으로 오래된 독자들이 알아차릴 가장 분명한 변화 중 하나는 새로운 저자의 합류다. 에밀리 그레고리는 거의 20년 동안 우리 연구에 중요한 공헌을 해왔다. 그녀는 우리와 협력해 연구를 심화하고 교육과정을 강화했으며 전 세계 트레이너가 2만 명 가깝게 늘어날 만큼 우리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기여했다. 이번 개정판에 에밀리의 목소리가 더해지면서 각 장이 더욱 알차졌다.
우리는 이런 변화가 독자들의 독서 경험을 키울 뿐 아니라, 독자들이 활자로 된 내용을 직장 생활과 개인 생활 속 습관에 적용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자신한다.
앞으로는?
우리는 아주 많은 사람이 이 연구에 긍정적으로 호응해준 것에 감동했다. 솔직히 20년 전 우리는 대담하게도 우리가 공유한 개념들이 세상을 바꿔놓을 거라는 꿈에 부풀었다. 물론 우리는 세상이 우리가 바라는 대로 반응할지 알지 못했다.
지금까지는 순조롭다. 많은 사람이 결정적 순간의 대화가 실제로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개념을 받아들이는 것을 보면 몹시 흐뭇하다. 우리는 정부 요직을 맡은 사람, 사업계 거물, 영향력 있는 사회적 기업가 들을 가르치는 영광을 누렸다. 한 권은 아랍어, 다른 한 권은 히브리어로 된 우리 책 두 권을 손에 받아든 날에는 더 큰 가능성을 예감했다. 우리는 방콕, 베닌시티같이 성장 중인 영향력 있는 도시뿐 아니라 카불이나 카이로 같은 혼란스럽고 불안정한 지역에서도 원칙을 공유했다. 새로운 청중을 만나고 새로운 성공사례를 접할 때마다 우리 연구로 지속적인 차이를 만들어내겠다는 더 큰 동기가 생긴다.
그래서 이 개정판을 내게 된 것이다.
이번 개정판으로 독자 여러분이 인생을 뒤바꿀 수도 있는 개념들을 훨씬 더 효과적으로 접할 수 있기를 바란다.
조셉 그레니
케리 패터슨
론 맥밀런
알 스위즐러
에밀리 그레고리
1 결정적 순간의 대화란 무엇인가
그리고 누가 하는가
소통의 가장 큰 문제는
소통이 되고 있다고 착각하는 일이다.
_조지 버나드 쇼
‘결정적 순간의 대화’라는 말을 들으면 많은 사람이 으레 대통령, 황제, 총리 같은 거물이 커다란 회담 테이블에 둘러앉아 미래를 논의하는 장면을 떠올린다. 그런 논의가 파급력이 큰 건 사실이지만, 우리가 이 책을 쓰면서 염두에 둔 건 그러한 유형의 대화만은 아니다. 결정적 순간의 대화는 누구에게나 일어난다. 결정적 순간의 대화란 바로 당신의 삶을 바꾸는 일상 대화를 가리킨다.
그렇다면 당신이 하는 일상 대화를 평범하지 않은 결정적 순간의 대화로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첫째,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의 의견이 다양한 경우다. 승진 가능성을 놓고 직장 상사와 이야기하는 상황을 예로 들 수 있다. 상사는 당신이 아직 승진할 준비를 하지 못했다는 입장인 반면, 당신은 자신이 승진할 만한 자격이 충분하다고 말한다.
둘째, 중요한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때다. 가령 직장 동료들과 회의하면서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려 애쓰는 경우가 있다. 당신은 지금껏 하지 않은 색다른 무언가를 시도해야 하고 그러지 못하면 회사는 어려움에 처한다.
셋째, 감정이 격해지는 경우다. 당신과 한창 일상 대화를 나누던 배우자가 갑자기 어제 동네 파티에서 일어난 ‘꼴사나운 사건’ 이야기를 꺼낸다. 배우자는 당신이 분명 누군가에게 치근덕거렸다면서 “엉겨 붙은 게 아니고 뭐냐”라고 비꼰다. 당신에게는 그런 기억이 없고 정중하고 친절하게 대한 것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하지만 배우자는 발끈해서 나가버린다.
그 파티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그날 밤 당신은 옆집에 사는 좀 괴팍하고 별난 이웃과 잡담을 나눴다. 그는 자기 콩팥이 줄어들었다고 미주알고주알 늘어놓다가 갑자기 그 전날 밤 당신이 저녁으로 먹은 음식 냄새가 통풍구로 퍼졌다며 “그게 말이지, 난 생강 알레르기가 있단 말이요”라고 투덜댔다. 그때부터 당신은 향신료 냄새 때문에 상대의 귀에서 땀이 나든 어쩌든 당신이 볶음요리를 할 권리가 우선이라며 열띤 논쟁을 벌였다. 이 대화에서 당신은 사교적 수완을 그다지 발휘하지 못했다. 대화는 고성으로 치달았고 결국 이웃이 ‘요리 폭행’이라며 고소하겠다고 협박하는 와중에 당신은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감정이 몹시 격해졌다.
무엇이 대화를 결정적으로 만드는가
각 대화를 단순히 불만스럽거나 두렵거나 짜증이 나는 데 그치지 않고 결정적 순간의 대화로 만드는 때는 그 대화가 불러오는 결과가 당신에게 중요한 의미가 있는 관계나 성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순간이다.
앞에서 말한 각 사례에서 당신의 일상은 대화 결과에 따라 계속해서 좋아질 수도 영영 나빠질 수도 있다. 승진은 분명 당신에게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고, 회사의 성공은 당신과 모든 동료에게 영향을 미친다. 당신과 배우자의 관계는 당신 삶의 모든 측면에 영향을 준다. 음식 냄새를 둘러싼 다툼처럼 사소한 사건도 당신의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
물론 이 예들은 대화의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불쾌한 화제 중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다른 예로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 관계를 끝내자고 말하기
• 모욕적인 발언을 한 동료에게 따지기
• 빌려 간 돈을 갚으라고 친구에게 독촉하기
• 상사의 행동을 피드백하기
• 자신이 직접 세운 안전 정책과 품질 정책을 지키지 않는 상사를 지적하기
• 인종차별 혹은 성차별 행동에 대응하기
• 동료의 업무 결과물 비판하기
• 룸메이트에게 방을 비워달라고 말하기
• 전 배우자와 양육권이나 방문권 문제 결정하기
• 반항적인 10대 상대하기
• 약속을 지키지 않는 팀원에게 이야기하기
• 성관계에 따른 불만 이야기하기
• 약물 남용 문제로 사랑하는 사람과 대립하기
• 정보나 자원을 공유하지 않는 동료와 이야기하기
• 성과를 비판적으로 평가하기
• 시부모나 처부모에게 간섭하지 말아달라고 이야기하기
• 동료에게 위생에 신경 써달라고 귀띔하기
이 모든 상황은 우리 삶에서 스트레스와 긴장을 유발하고 한 번만 실수해도 엄청난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 그러나 꼭 그래야 한다는 법은 없다. 결정적 순간의 대화를 다루는 방법을 알면 어떤 어려운 화제에 관한 대화도 효과적으로 나눠 상황을 거의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보통은 그렇게 되지 않는다.
결정적 순간의 대화란?
두 사람 이상이
(1) 의견에 차이가 있고
(2) 중요한 이해관계가 걸린 문제를 다루고 있으며
(3) 감정이 격해질 때 일어나는 대화.
‘지체 시간’이 관건이다
각각의 대화 사례에서 성패를 결정하는 요인은, 문제가 발생한 시점부터 관련자들이 솔직하면서도 정중한 방식으로 그 문제를 해결하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시부모와의 관계를 가장 악화하는 것은 시부모가 가끔 하는 간섭이 아니라 솔직한 대화의 부재로 나타나는 유해한 감정과 문제 행동이다. 직장에서 편파적 행동을 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사람들이 서로 마주하고 대화로 문제 행동을 해결하지 못하면 그 영향이 배가된다. 상사가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과 그 문제에 관해 솔직하게 이야기를 나누지 않고 뒤에서만 수군거려 험담과 불신, 은밀한 원한으로 악화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진짜 피해는 사람들이 상사의 약점을 알아차린 때부터 그 약점을 해결하는 데 걸린 시간 동안 발생한다.
당신이 문제를 알아채고 그 문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기까지의 지체 시간lag time이 짧은 관계를 떠올려보라. 그 관계의 특징을 말해보라면 당신은 아마 신뢰, 생산성, 친밀성을 얘기할 것이다. 이제 그 반대를 생각해보라. 모두가 알고 있지만 말하기를 꺼리는 문제를 솔직히 이야기해서 해결하는 데 몇 주, 몇 달, 심지어 몇 년이 걸리는 팀을 떠올려보라. 솔직히 대화하지 않을 경우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다툼, 적의, 속임수, 나쁜 결정, 변칙적인 업무 수행, 놓친 기회들….
인간관계나 팀, 조직, 심지어 국가가 안고 있는 거의 모든 만성적 문제의 중심에는 사람들이 결정적 순간의 대화를 하지 않거나 효과적으로 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있다.
수십 년간의 연구 끝에 우리는 다음과 같은 결론에 이르렀다.
“관계, 팀, 조직의 건전성은 문제를 확인하고 해결하기까지 걸리는 지체 시간을 측정함으로써 평가할 수 있다.”
문제를 해결하는 확실한 방법은 효과적인 대화를 시작하는 가장 빠른 방법을 찾는 것뿐이다.
왜 지체 시간이 길어질까
결정적 순간의 대화를 해야 하는 순간이 왔을 때 우리에겐 3가지 선택지가 있다.
• 대화를 회피한다.
• 대화에 임하지만 제대로 대화하지 않는다.
• 대화에 임해 잘 처리한다.
겉보기엔 몹시 단순하다. 결정적 순간의 대화를 회피해 그 대가를 치르거나, 제대로 대화하지 않아 그 대가를 치르거나, 아니면 대화를 효과적으로 나눠 상황을 해결하고 관계를 개선하거나.
‘글쎄’, 당신은 생각한다. ‘셋 중에서 선택하라면 대화를 효과적으로 나누는 쪽을 선택해야겠지.’
과연 우리는 결정적 순간의 대화를 정말 효과적으로 나누는가? 대화가 점점 까다로워지면 우리는 말을 멈추고 심호흡한 뒤 내적 자아에게 “어, 대화가 심각해지네. 바짝 신경 쓰는 게 좋겠어”라고 말한 뒤 최선의 행동을 하는가? 때로는 그렇게 한다. 때로는 쟁점 주제를 대담하게 다루고, 자신의 행동을 관찰해 문제를 해결하고 관계를 유지한다. 때로 우리는 똑 부러지게 잘 해낸다.
그런데 우리는 나머지 2가지 입장을 굉장히 자주 취한다. 문제 확인과 효과적인 해결 사이의 지체 시간이 길어지는 이유는 우리가 문제를 아예 방치하거나 제대로 처리하지 않아 문제가 지속되기 때문이다.
결정적 순간의 대화를 회피하는 이유
결정적 순간의 대화가 중요한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대화하다가 오히려 상황이 더 나빠질까 봐 뒷걸음치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까다로운 대화를 피하는 데 달인이 된다. 동료는 전화기를 집어 들고 솔직히 이야기를 나눠야 할 때 이메일만 보낸다. 상사는 영상통화를 하기보다 문자를 보낸다. 가족은 어떤 문제를 두고 대화가 아슬아슬하게 흐르면 얼른 화제를 바꿔버린다. 17년 동안 함께 살아온 아내가 남긴 포스트잇 쪽지에서 뭔가를 깨달은 친구도 있다. 우리는 민감한 문제를 피하기 위해 갖가지 방법을 동원한다.
물론 목소리를 내는 데는 위험이 따른다. 특히 당신보다 더 힘이 있는 사람에게 이야기할 때는 더욱 그렇다. 사람들은 대부분 위험을 감수하는 대신 자신에게 솔직해지지 않는 쪽을 택한다. 결정적 순간의 대화에 관한 한 당신에게는 2가지 선택지밖에 없다.
1. 대화로 푼다.
2. 행동으로 티를 낸다.
문제를 상사나 배우자, 이웃, 동료와 논의하지 않으면 그 문제가 마법처럼 사라질까? 아니다. 오히려 당신은 그 문제라는 렌즈를 거쳐 다른 사람을 보게 된다. 그리고 당신의 시각은 당신의 행동에 드러나기 마련이다. 누군가에게 적의를 품고 있으면 그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서 그런 마음이 묻어 나온다. 예를 들어 당신은 그 사람에게 쏘아붙이고 같이 있는 시간을 가능한 한 줄인다. 또 그 사람이 정직하지 않다거나 이기적이라고 성급하게 비난하며 정보나 애정을 주지 않는다. 문제는 지속되고, 감정을 대화로 풀지 않고 행동으로 티를 내면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상황에 긴장이 더해진다. 감정을 솔직히 이야기하지 않고 행동으로 티를 내는 지체 시간이 길어질수록 이는 당신의 관계와 성과에 더 많은 해를 끼친다.
결정적 순간의 대화를 제대로 하지 않는 이유
회피의 이면에는 결정적 순간의 대화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문제가 있다. 이 힘든 순간에 우리는 종종 최악의 행동을 한다. 과장하고, 소리를 지르고, 자리를 피하고, 나중에 후회할 말을 내뱉는 것이다. 결정적 순간의 대화의 슬픈 아이러니는 가장 중요한 순간에 우리가 최악의 수를 두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왜 그럴까?
우리는 그렇게 타고났다. 일상 대화가 결정적 순간의 대화로 흘러가면 우리의 본능이 반란을 일으킨다. 이때 감정이 격해지는 바람에 효과적으로 대화할 준비를 하지 못한다. 무수한 세대에 걸쳐 형성된 유전자가 대인관계에서 오는 위협에 신체적 위협을 다룰 때와 같은 방식으로 대응하도록 인간을 몰아가기 때문이다. 위협적으로 보이는 순간 우리의 타고난 성향은 귀를 기울이고 이야기하기보다 싸우거나 도망가는 쪽으로 기운다.
예를 들어 전형적인 결정적 순간의 대화를 생각해보자. 누군가가 굉장히 중요한 문제와 관련해 당신이 동의하지 않는 말을 하면 당신은 본능적으로 위협을 인식하고 신체적 안전을 위해 대비하게 된다. 일단 신장 맨 위에 자리 잡은 2개의 작은 기관이 혈류 속으로 아드레날린을 분비한다. 우리 뇌는 중요치 않다고 여기는 행동(사려 깊고 정중하게 대화 시작하기)보다 우선순위가 높은 생존 과업(때리고 달아나기)에 집중한다. 이때 팔과 다리의 큰 근육으로 가는 혈액이 늘어나면서 뇌의 더 고차원적 추론 영역으로 들어가는 혈액의 양이 줄어든다. 그 결과 당신은 설치류나 다름없는 지적 수준으로 힘든 대화에 직면한다. 당신의 몸은 상사나 이웃, 사랑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당신을 공격하는 검치호랑이를 상대할 준비를 하고 있다.
우리는 압박을 받는다. 결정적 순간의 대화는 일반적으로 갑자기 시작된다. 기습을 당한 상태에서 지침서나 코치 없이, 사교술의 대가들이 달려와 원만하게 대화를 나눌 아이디어를 알려줄 잠깐의 작전타임도 없이 실시간으로 대단히 복잡한 상호작용에 돌입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당신은 눈앞의 쟁점, 대화 상대, 그리고 아드레날린에 취해 이성적 사고를 거의 하지 못하는 당신의 뇌를 상대해야 한다. 간혹 우리가 그 순간에는 완벽한 것 같았는데 나중에 돌이켜보면 어리석게 느껴지는 말과 행동을 하는 건 이상하지 않다.
“도대체 내가 무슨 생각을 했던 거지?” 이렇게 어리둥절했던 적이 있을 것이다. 실은 그보다 “도대체 내 뇌의 어떤 부분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거지?”라고 물어야 한다.
사실 당신은 생존을 보장하는 것 이상은 거의 하지 못하도록 설계된 뇌로 복잡한 대인관계 문제를 해결하려 애쓰고 있었다. 뇌졸중을 일으키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우리는 당황한다. 우리는 결정적 순간의 대화에 효과적으로 접근하기 위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모른다. 효과적인 실생활 대화법 모델을 아는 사람이 거의 없는 탓에 대화를 진행하면서 접근방식을 만들어간다. 실제로 당신이 힘든 대화에 대비해 계획을 세웠다고 해보자. 아마 머릿속으로 예행연습까지 했을 것이다. 그래서 준비를 했다고 여기며 침착하게 대화에 나선다. 과연 당신은 성공할까? 진정한 성공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면 성공하기 어렵다. 연습이 완벽을 만들진 않는다. ‘완벽한’ 연습이 완벽을 만든다.
이는 먼저 무엇을 연습해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는 뜻이다. 친구나 동료, 심지어 부모를 보면서 ‘저렇게 하면 안 되겠다’고 깨달을 기회는 많다. 사실은 저러지 말아야겠다고 여러 번 다짐도 한다. 당신은 할머니가 아버지를 나무랄 때 아버지가 고개만 끄덕일 뿐 표정은 부루퉁한 것을 보았다. 당신의 어머니는 누군가가 불친절하게 대하면 신랄하게 비아냥댔다. 당신의 첫 직장에서 상사가 입에 달고 살던 말은 “좋은 말을 못 하겠으면 아예 아무 말도 하지 마”였다. 적어도 그 상사가 좋게 말해줄 수 없는 사람이 방을 나가기 전까지는 말이다.
참고할 만한 모델이 없으면 어떻게 하는가? 우리는 대다수 사람이 하는 대로 한다. 그러니까 즉흥적으로 대화를 이어나간다. 단어들을 이어 맞추고 위협적으로 들리지 않게 말하려 애쓰면서 상대가 당신의 생각에 곧바로 동의하길 바란다. 그렇지만 이야기를 어떻게 문제없이 꺼낼지, 상대의 주장에 어떻게 대응할지 모르기 때문에 그런 시도는 미흡한 결과를 낳고 지체 시간이 길어진다.
우리는 문제를 키우는 식으로 행동한다. 흥분하는 바람에 말문이 막힌 상태에서 우리가 종종 결정적 순간의 대화를 위해 선택하는 전략은 우리가 실제로 원하는 것과 거리가 먼 결과를 낳기 딱 좋다. 우리는 자신에게 최악의 적이 되어버린다. 왜 그렇게 될까?
가령 당신을 향한 배우자의 관심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해보자. 당신은 배우자가 일 때문에 바쁘다는 걸 알고 있지만 그래도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길 바란다. 그 마음을 슬그머니 내비치지만 배우자는 알아차리지 못한다. 기분이 상한 당신은 더 이상 부담을 주지 않기로 마음먹고는 입을 다물어버린다. 당연히 그러는 게 행복하지 않아 가끔 빈정대는 말로 불만을 표출한다. “또 늦으셨네? 어떻게 된 게 난 자기보다 페이스북 친구들과 더 친한 것 같아.”
유감스럽게도 (더구나 이 지점에서 문제를 더 키우고 마는데) 당신이 퉁명스럽게 굴고 투덜거릴수록 배우자는 당신과 함께 있는 시간을 더 꺼린다. 그래서 당신과 시간을 덜 보내려 하고 당신은 더 화가 나 악순환이 이어진다. 당신의 행동은 이제 당신이 애초에 원하지 않았던 바로 그 상황을 만들어내고 있다. 당신은 불건전한 자기패배의 고리에 갇혀버린다.
혹은 당신이나 다른 사람들의 옷을 물어보지도 않고 뻔뻔스럽게 제 것처럼 입는 ‘테리’라는 룸메이트가 있다고 해보자. 어느 날 문밖으로 나서는데 테리가 룸메이트들의 옷장에서 옷을 각각 하나씩 꺼내 입었다고 떠든다. 그러고 보니 테리는 테일러의 바지, 스콧의 셔츠, 심지어 크리스가 색깔을 맞춰 장만한 새 신발과 양말까지 착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당신 옷장에선 뭘 꺼내 입었을까? 웩!
당신의 대응은 지극히 당연하게도 친구에게 테리의 뒷담화를 하는 것이다. 그러다 어느 날 우연히 테리가 그 헐뜯는 소리를 듣는다. 몹시 당황한 당신은 이후로 테리가 있으면 자리를 피한다. 이제 앙심을 품은 테리는 당신이 방을 비우면 당신의 옷을 입고 당신의 음식을 먹는가 하면 랩톱까지 사용한다.
또 다른 사례를 생각해보자. 당신은 관리자가 남성인 프로젝트팀에서 일하는 여성이다. 지난 두 달 동안 당신은 브레인스토밍 회의에서 남성 팀원들이 아이디어를 제시하면 팀장이 “좋은 의견”이라며 자상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알아챘다. 그런데 여성이 아이디어를 제시하면 팀장은 거의 눈을 마주치는 법 없이 가볍게 “오케이”라고 말했다.
첫 회의 때 팀장의 그런 행동에 당신은 호기심이 일었다. 이 점을 팀장에게 환기시키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그러나 프로젝트 초기부터 그의 기분을 상하게 할까 봐 겁이 나서 그렇게 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두 번째 회의에서 다시 똑같은 반응을 보자 팀장의 그런 행동이 고질적인 패턴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러다 그 패턴이 여덟 번째 반복되자 격렬한 분노가 치솟았다.
당신의 심기가 뒤틀려 있음을 눈치챈 팀장은 당신이 자신을 존중하지 않거나, 더 나쁘게는 프로젝트에 피해를 주고 있다고 판단한다. 그는 왜 그러는지 당신의 이야기는 들어보지도 않고 잔뜩 날을 세운다. 결국 회의하는 동안 그는 당신 쪽을 거의 쳐다보지 않고 당신이 내놓는 건설적인 의견까지 개인적인 공격으로 치부해버린다.
두 경우 모두에서 당신은 자기패배의 고리에 갇힌다. 당신이 격앙된 채 침묵할수록 다른 사람이 싫어하는 바로 그 행동을 더 많이 하게 된다.
이렇게 갈수록 상황이 악화하는 바람직하지 않은 각각의 사례에서 위험성은 중상 정도이고 의견이 엇갈렸으며 감정이 격해졌다. 두 사례에서 처음에는 위험성이 상당히 낮았지만 시간이 지나고 감정이 격해지면서 관계가 틀어지고 삶의 질이 떨어져 위험성이 높아졌다.
희망은 있다
문제를 질질 끌다가 감당하지 못할 수준으로 악화하기 전에 대화를 시작해 효과적으로 상황을 해결하는 방안은 무엇일까?
답은 이러한 관계를 성공적으로 다루고 해결하는 데 필요한 결정적 순간의 대화 기술을 습득하는 일이다. 필요한 기술을 갖췄다는 자신감이 생기면 이런 대화를 시도하는 데 주저하지 않게 된다. 당신은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음을 알고 모든 관련자가 자신의 걱정거리를 마음 놓고 논의하도록 시나리오를 만들 것이다. 앞으로 이 책에서 그런 긍정적 결과를 얻는 기술을 알려주겠다.
우선 이 기술들이 어떻게 당신 삶의 모든 영역에 더 나은 방향으로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자.
이혼을 겪으며
당신이 이 책에서 배울 기술은 인생의 가장 중요한 순간에 어떻게 접근할지에 도움을 줄 것이다. 공동 저자 에밀리 그레고리는 인생을 바꾸는 결정을 내려야 했을 때 이 기술에 의지해 중요한 변화를 일으켰다.
crucialconversations.com에서 ‘이혼을 겪으며Working Through Divorce’ 영상을 보면서 결정적 순간의 대화 기술의 힘을 배워보자.
결정적 순간의 대화 기술은 삶을 어떻게 바꾸는가
탄탄한 관계와 경력, 조직, 공동체를 만드는 힘은 동일하다. 바로 중요한 이해관계가 걸려 있고 감정을 자극하며 논란의 여지가 있는 주제에 관해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능력이다.
다음은 우리에게 이 중요한 통찰을 안겨준 수십 년에 걸친 연구의 표본 일부다.
당신의 영향력을 높여준다
결정적 순간의 대화에 숙달하면 경력에 도움이 될까? 물론이다. 우리는 17개 조직을 대상으로 한 일련의 연구에서 이른바 ‘오피니언 리더’ 수천 명을 찾아냈다. 이 용어의 의미는 다음 장에서 더 자세히 다루겠다. 지금은 이들이 뛰어난 능력과 통찰력으로 동료나 상사에게 인정받는 사람이라는 것만 알면 된다.
사람들이 이들과 관련해 가장 흔히 언급하는 기술 중 하나는 감정적·정치적으로 위험한 문제를 다른 사람은 할 수 없는 방식으로 제기하는 능력이었다. 동료들은 권한이 있는 사람에게 사실을 이야기하는 이들의 능력을 부러워했다. 다른 사람이 고위경영진에게 그들이 현실을 모른다는 것을 어떻게 알려야 할지 고민할 때 이 노련한 사람들은 대개 그 지체 시간을 줄였다.
우리는 민감한 문제를 효과적으로 논의하지 못해 경력이 손상되는 사람들을 보았다. 어쩌면 당신도 그랬을지 모르겠다. 상사의 오래된 무분별한 행동 패턴에 진력이 난 당신은 마침내 입을 열지만 너무 느닷없이 들이댄 감이 없지 않다(이런 제길). 혹은 어떤 문제가 너무 심각해 동료들이 몸을 부들부들 떨고 안절부절못하며 뇌졸중 경고 증상을 보이는 상황에서 당신이 한마디 하기로 결심할 수도 있다. 아름다운 대화는 아니겠지만 누군가에게는 상사의 바보짓을 막을 배짱이 있어야 한다(꿀꺽).
우리는 대부분 서너 살 때부터 가끔 자신도 모르게 ‘진실이냐 우정이냐’를 놓고 선택해야 한다는 위험한 결론을 내린다. 대화를 나누면 문제를 해결해 관계가 더 굳건해질 수 있는데 계속 미루며 꾸물거리다 보니 지체 시간이 하나의 생활방식이 되어버린다. 또 문제가 있으면 털어놓고 말하는 게 아니라 행동으로 티를 내 적의만 쌓고 사이가 멀어진다.
결정적 순간의 대화를 일상적으로 나누고 잘 해내는 사람은 논란의 여지가 있고 심지어 모험적인 의견도 사람들이 귀를 기울이도록 표현한다. 덕분에 상사, 동료, 직속 부하직원 들은 방어적으로 반응하거나 화를 내지 않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우리는 오피니언 리더가 사실을 말하면서도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을 찾는 모습을 누차 목격했고, 실제로 그들이 업무 관계를 더 탄탄히 만드는 방식으로 대화에 접근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그래서 ‘진실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진실에 기반하는 것’이 관계를 강화하는 유일한 길임을 알게 되었다.
당신의 경력과 관련해서는 어떤가? 당신은 결정적 순간의 대화를 피하고 있는가, 아니면 하더라도 잘 해내지 못하고 있는가? 그 결과 당신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는가? 더 중요하게는, 당신이 이런 대화를 다루는 방식을 발전시킨다면 좀 더 좋은 경력을 쌓을 수 있겠는가?
조직을 개선한다
개인이 결정적 순간의 대화를 처리하는 섬세하고 감정적인 방식이 조직 성과를 좌우할 수 있을까?
많은 연구가 그렇다고 말해준다.
우리는 이른바 ‘결정적 순간’을 찾아 30년 전에 연구를 시작했다. 우리는 ‘누군가의 행동이 핵심 성과 지표에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는 순간이 있을지’ 궁금했다. 만약 그렇다면 그건 어떤 순간이고 그럴 때 우리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이러한 탐구가 우리를 결정적 순간의 대화로 이끌었다. 우리는 사람들이 아주 위험한 문제를 형편없이 다루거나 매우 능숙하게 다룰 때 종종 세상이 바뀐다는 것을 발견했다. 예를 들어보자.
침묵은 살인이다. 한 의사가 환자 몸에 중심정맥관을 삽입할 준비를 하면서 가능한 한 안전하게 수술하는 데 필요한 장갑과 가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간호사가 의사에게 적절한 보호용구를 착용하라고 알려주었으나 의사는 그 말을 무시하고 삽입을 시작한다. 7,000명 넘는 의사와 간호사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우리는 의료인이 늘 이런 결정적 순간에 직면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응답자의 84%가 손쉬운 방법을 택하거나 무능을 보여주거나 규칙을 깨는 사람을 자주 본다고 말했다.
문제는 그게 아니다!
진짜 문제는 이렇게 규칙을 어기는 행동을 알아차린 사람들이 침묵한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전 세계에서 그런 결정적 순간에 문제를 지적할 간호사가 12명 중 한 명 정도밖에 안 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의사가 그와 비슷한 결정적 순간의 대화에 나설 확률도 그다지 더 높지 않았다.
더구나 그들이 입을 다물고 결정적 순간의 대화를 효과적으로 나누지 않으면 환자의 안전, 간호사의 이직률, 의사의 만족도, 간호 업무의 생산성 같은 중요한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
침묵은 실패를 부른다. 기업 임원과 관리자의 가장 흔한 불만은 직원들이 다른 팀과 소통하지 않고 따로따로 일한다는 것이다. 직원들은 자기 팀이 전담하는 업무는 아주 잘한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부서 간 협력이 필요한 프로젝트의 80% 가까이는 예산보다 훨씬 많은 비용이 들고 기대치보다 성과가 낮다.
그 이유가 궁금했던 우리는 전 세계 수백 개 조직에서 수행한 2,200개가 넘는 프로젝트와 프로그램을 연구했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몇 달 혹은 몇 년 전에 어떤 프로젝트가 실패할지 거의 90%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성공과 실패를 가늠하는 요소는 바로 ‘사람들이 구체적이고 의미 있는 결정적 순간의 대화를 할 수 있는가’였다. 예를 들면 이러하다. 프로젝트 범위와 일정이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 때 팀원들이 거리낌 없이 지적할 수 있는가? 교차기능팀의 팀워크가 무너지기 시작할 때 여기에 관해 말하는가, 아니면 침묵하는가? 좀 더 곤란한 상황으로,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임원이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할 때 팀원들은 어떻게 하는가?
우리가 연구한 대다수 조직에서 직원들은 그런 결정적 순간이 닥쳤을 때 침묵했다. 다행히 이런 걱정거리를 솔직하고 효과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조직에서는 프로젝트가 실패할 확률이 절반 이하였다. 프로젝트가 실패하면 비용 급증, 납기 지연, 사기 저하 같은 핵심 성과 지표상의 문제가 나타났다. 우리 연구에 따르면 그 근본 원인은 결정적 순간에 목소리를 내지 않으려 하거나 낼 수 없는 데 있었다.
우리가 수행한 다른 연구들은 결정적 순간의 대화를 능숙하게 나누는 직원들이 일하는 회사에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 대화 기술에 덜 능숙한 동료들보다 경기 침체에 5배 더 빨리 대처하고 훨씬 더 현명하게 예산을 조정한다.
• 안전하지 않은 환경으로 인해 발생하는 부상과 사망을 막을 가능성이 3분의 2 증가한다.
• 직원들이 회피하지 않고 결정적 순간의 대화를 나눌 때마다 8시간과 1,500달러를 절약한다.
• 가상작업팀에서 신뢰가 현저하게 증가하고 거래 비용이 감소한다. 가상작업팀에서 결정적 순간의 대화를 나누지 못하는 사람들은 물리적으로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는 팀에서보다 최대 3배 더 고생한다(험담, 소문, 기반 약화하기, 소극적 공격 등).
• 따돌림을 조장하거나 잘못을 눈감아주거나 부정직하고 무능한 동료들을 변화시킨다. 응답자 4,000명 이상 가운데 93%가 자신의 조직 내에서 그런 사람들이 현재 거의 ‘아무도 못 건드리는’ 존재로 책임 추궁도 받지 않고 4년 이상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대다수 리더는 조직의 생산성과 성과가 회사의 방침, 절차, 구조, 시스템에 달려 있다고 잘못 생각한다. 그래서 소프트웨어 제품을 제때 출하하지 못하면 다른 회사의 개발 과정을 벤치마킹한다. 혹은 생산성이 떨어지면 성과관리 시스템을 조정하고, 팀들이 협업하지 않으면 구조조정을 한다.
우리 연구에 따르면 직원들은 그냥 두고 그 외의 요소만 바꿀 경우 성공하기보다 실패하는 사례가 더 많다. 문제해결의 핵심은 새로운 절차 시행이 아니라 사람들이 절차를 책임지게 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결정적 순간의 대화 기술이 필요하다.
최악의 회사에서는 실적이 나쁜 직원을 처음에는 무시하다가 나중엔 전출한다. 좋은 회사에서는 결국 상사들이 문제를 처리한다. 최고의 회사에서는 지위나 입장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이 서로 책임을 진다. 높은 생산성은 정적인 시스템이 아니라 얼굴을 마주한 대화로 달성할 수 있다.
당신의 조직은 어떠한가? 중요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중에 꼼짝달싹 못 하고 있는가? 정치적·정서적으로 위험한 문제를 확인하고 논의하기까지 지체되는 시간은 보통 얼마인가? 사람들이 결정적 순간의 대화에 나서는가, 아니면 피하는 편인가? 일반적인 지체 시간을 줄임으로써 한 걸음 크게 나아갈 수 있겠는가?
대인관계를 강화한다
결정적 순간의 대화의 실패가 관계의 실패로 이어질 수 있을까? 평범한 사람들에게 부부가 헤어지는 이유를 물어보면 대개 의견 차이 때문이라고 대답한다. 알다시피 사람들은 재산 관리나 애정 생활, 자녀 양육에서 선호하는 방식이 저마다 다르다.
사실 모든 사람이 중요한 문제에서 다툼을 벌인다. 그렇다고 모든 부부가 헤어지지는 않는다. ‘어떻게’ 다투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한창 열띤 말싸움을 벌이고 있는 부부들을 연구한 심리학자 하워드 마크맨은 사람들이 대체로 3가지 범주에 속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주제에서 벗어나 위협하고 욕하는 사람, 씩씩대며 다시 입을 다물어버리는 사람, 속마음을 솔직하면서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사람.
마크맨과 그의 동료 클리포드 노타리우스는 수백 시간 동안 부부들을 관찰한 뒤, 각 부부가 이혼할지 말지 예측했다. 그리고 다음 10년 동안 이들을 추적한 결과, 놀랍게도 그들이 이혼할 것이라고 예상한 부부 가운데 거의 90%가 실제로 이혼한 것으로 나타났다.1 더 중요한 점은 부부들이 결정적 순간의 대화를 더욱 효과적으로 나누는 법을 배우도록 돕자 불행이나 파경에 이를 확률이 절반 이상 줄었다는 것이다!
당신은 어떤가? 당신이 맺고 있는 중요한 관계를 생각해보라. 결정적 순간의 대화를 회피하거나 제대로 나누지 못하고 있지는 않은가? 일부 문제의 책임을 무작정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고 피하지는 않는가? 형편없는 의견을 고집하며 빈정대거나 치사한 짓을 하고 있지는 않는가? 가장 중요한 순간에 (어쨌든 당신이 사랑하는 소중한 사람에게) 최악의 행동을 하진 않는가? 만약 그렇다면 결정적 순간의 대화를 나누는 방법을 더 많이 배움으로써 분명 무언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신체를 건강하게 만든다
지금까지 한 얘기를 듣고도 고개가 갸웃거리는가? 그럼 결정적 순간의 대화가 더 건강한 삶과 장수에 큰 도움을 준다면 어떤가? 솔깃하지 않은가?
면역체계가 강화된다. 재니스 키콜트-글레이저 박사와 로널드 글레이저 박사가 수행한 획기적인 연구를 생각해보자. 두 사람은 평균 42년 동안 결혼생활을 해온 부부들의 면역체계를 연구해 끊임없이 다툰 부부와 서로의 견해 차이를 효과적으로 해결한 부부를 비교했다. 수십 년에 걸친 언쟁은 끊임없는 갈등에 따른 타격을 줄이는 데 도움이 안 된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결정적 순간의 대화에 늘 실패한 부부는 갈등을 잘 해결할 방법을 찾은 부부보다 면역체계가 훨씬 약하고 건강이 더 나빴다.2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을 예방한다. 건강과 관련해 매우 흥미로운 사실을 밝힌 한 연구에서는 악성 흑색종 환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은 치료받은 뒤 6주 동안 매주 만나게 하고 다른 그룹은 치료만 받게 했다. 연구 진행자들은 회복 중인 첫 번째 그룹 환자에게 대화법을 가르쳤다.
그런데 고작 여섯 번 만나 생각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법을 배운 뒤 5년 동안 흩어져 산 이 그룹이 더 높은 생존율을 보였다. 이 그룹 환자는 9%가 사망한 반면, 대화법 훈련을 받지 않은 환자의 사망률은 거의 30%에 이르렀다.3 이 연구 결과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해보라. 단지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고 마음을 나누는 능력을 어느 정도만 높여도 사망률이 3분의 2나 줄어든다는 뜻이다.
이 연구는 당신이 대화를 나누는 방식 혹은 대화를 나누지 않는 것이 건강에 극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한 표본에 불과하다. 우리가 억누르고 있는 부정적 감정과 건전하지 않은 대화로 받는 정서적 고통이 우리의 건강을 서서히 갉아먹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가 많다. 실패한 대화의 영향은 사소한 문제만 일으키기도 하지만 재앙을 불러오기도 한다. 어떤 경우든 실패한 대화는 절대 우리를 더 행복하거나 건강하거나 부유하게 만들지 못한다.
당신은 어떠한가? 당신을 가장 괴롭히는 대화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 어떤 대화(만약 당신이 그런 대화를 하거나 대화법을 개선한다면)가 면역체계를 강화하고 질병을 물리치도록 도와 삶의 질과 행복을 높일 것 같은가?
요약: 결정적 순간의 대화란 무엇인가
중요한 이해관계가 걸려 있고 의견이 다양하며 감정이 격하게 흐르기 시작할 때 일상 대화는 결정적 순간의 대화로 바뀐다. 아이러니하게도 결정적인 대화일수록 우리가 대화를 효과적으로 나눌 가능성은 작아진다. 결정적 순간의 대화에 실패하면 직장부터 경력, 공동체, 인간관계, 건강까지 삶의 모든 측면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지체 시간이 길어질수록 악영향을 끼칠 여지는 더 커진다.
하지만 좋은 소식도 있다. 일련의 효과적인 기술로 결정적 순간의 대화를 발전시키고 잘 해내는 법을 배우면 그것이 우리 삶의 거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렇다면 지극히 중요한 이 기술은 무엇일까? 결정적 순간의 대화를 순조롭게 이끌어가는 사람들은 실제로 어떻게 할까? 더 중요하게는, 우리도 그렇게 할 수 있을까?
2 결정적 순간의 대화 마스터하기
대화의 위력
우리가 중요한 문제에 침묵해버리는 그날,
우리 삶은 끝날 것이다.
_마틴 루서 킹
솔직히 말하면 우리가 처음부터 결정적 순간의 대화를 연구한 것은 아니다. 우리는 이 개념을 우연히 발견했다.
수십 년 동안 우리는 극적인 변화를 시도하려 노력 중인 다양한 산업 분야의 리더 수십 명과 함께 일했다. 우리의 컨설팅 방법론은 이들이 조직 곳곳에 자리한 ‘오피니언 리더’를 발견하도록 돕는 것도 포함하고 있었다. 우리가 사용한 방법은 상당히 간단했다. 일단 우리는 사람들에게 어떤 일을 해내려 애쓸 때 가장 먼저 의지하는 사람 2~3명을 말해달라고 요청했다. 지난 수십 년간 우리는 수만 명에게 그들 조직에서 다른 사람이 곤경에 처했을 때 일을 성사시킬 방법을 아는 사람을 알려달라고 부탁했다. 우리는 그냥 영향력이 있는 정도가 아니라 나머지 사람보다 훨씬 더 영향력이 큰 사람들을 찾고 싶었다.
그렇게 지명받은 사람들을 목록에 정리할 때마다 한 가지 패턴이 나타났다. 많은 사람이 동료 1~2명에게 지명받았고 어떤 사람들은 5~6회 추천을 받았다. 이들은 영향력이 상당하긴 하지만 최고의 오피니언 리더로 널리 인정받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 그러다 30회 이상 추천받은 사람이 몇 명 나왔다. 그들이 바로 자기 분야에서 큰일을 성사시킬 최고의 오피니언 리더였다. 그중 일부는 관리자와 감독관이었으나 다수는 일반 사원이었다.
우리가 특히 만나고 싶었던 오피니언 리더 중 한 명은 케빈이었다. 케빈이 일하던 회사에는 그 말고도 부사장 7명이 있었는데 케빈만 대단히 영향력 있는 사람으로 지목받았다. 우리는 그 이유가 궁금해 그가 일하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지켜보았다.
처음에 케빈은 그다지 눈에 띄는 행동을 하지 않았다. 실은 여느 다른 부사장과 비슷해 보였다. 그는 전화를 받거나 직속 부하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즐겁게 일상적인 업무를 처리했다.
놀라운 발견
거의 일주일이 지나도록 특별한 점을 발견하지 못한 우리는 케빈이 정말로 다른 사람과 차별화된 행동을 하는지, 아니면 그저 인기가 많은 것인지 의아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다 우리는 케빈을 따라 회의를 참관할 기회를 얻었다.
그날 회의에서 케빈은 동료, 상사와 함께 새로 이전할 사무실 위치를 선정하고 있었다. 다른 도시로 옮길 것인가, 아니면 다른 주나 아예 다른 나라로 옮길 것인가? 처음에 임원 2명이 각자 일순위로 선택한 지역을 지지하는 주장을 펼쳤는데, 예상대로 팀 전체의 예리한 질문 공세에 부딪혔다. 모호한 주장은 죄다 명확히 파헤쳐졌고 근거 없는 논리에는 어김없이 의문이 제기되었다.
그 뒤 CEO 크리스가 자신이 선호하는 지역을 지지하고 나섰는데, 직원들의 반응도 나쁘고 자칫하면 회사에 막대한 피해를 줄 수도 있는 곳이었다. 사람들이 동의하지 않거나 반박하려 하자 크리스는 한심하게 대응했다. CEO라는 지위를 등에 업은 크리스는 지위 덕분에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사람들을 윽박지를 필요도 없었다. 크리스가 눈썹을 치켜올리고 손가락을 곧추세운 뒤 언성만 살짝 높였는데도 사람들은 금세 이의 제기를 멈추었고, 크리스의 부적절한 제안은 조용히 받아들여졌다.
아니, 거의 받아들여질 뻔했다. 케빈이 입을 연 건 그때였다. 그는 간단히 말을 꺼냈다. “저기, 사장님. 제가 뭔가 확인해도 되겠습니까?”
사람들은 아연실색했다. 회의실 안의 모두가 숨을 삼켰다. 그러나 케빈은 동료들의 두려워하는 기색 따윈 아랑곳하지 않고 밀어붙였다. 이어 몇 분 동안 케빈이 CEO에게 한 말의 핵심은 크리스가 스스로 정해놓은 의사결정 지침을 어기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었다. 크리스는 새 사무실을 자신의 고향 쪽으로 옮기기 위해 교묘하게 완력을 행사하고 있었다.
케빈은 자신이 본 것을 설명했다. 민감한 대목을 건드린 그의 얘기가 끝났을 때, 크리스는 잠시 말이 없다가 고개를 끄덕이며 마침내 결론을 내렸다. “자네 말이 맞네. 내가 너무 내 주장만 한 것 같군. 괜찮다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게 어떨까?”
이것은 결정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