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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황찬란한 네온사인의 불빛과 화려한 샹들리에 조명 아래서 정장과 드레스를 입은 남녀 VIP들이 돔 페리뇽 샴페인잔을 들고 만찬을 즐기는 곳.
한 국가의 정상들이 만나 자기 나라의 국익을 위해 치열하게 외교전을 펼치는 곳.
전 세계의 석학과 기업인들이 세계경제포럼에서 새로운 지식과 범세계적 경제문제에 대해 토론하고 국제적 실천과제를 모색하는 곳.
쾌적한 객실에서 편안히 누워, 주는 밥 먹으며 가족들과 세상 편하게 놀고 먹을 수 있는 곳.
이곳이 바로 호텔입니다.
호텔리어를 꿈꾸는 청소년 여러분, 안녕하세요?
호텔리어 김기섭입니다. 미래를 살아갈 진정한 주인공인 여러분을 맞이하게 되어 호텔리어인 저의 가슴은 벌써부터 두근거립니다.
호텔에서 일하는 호텔리어를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요? 호텔리어는 이런 행사를 진행하고, 고객이 깨끗하고 쾌적하게 쉴 수 있게 객실을 정비하며,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고객에게 제공하는, 호텔에서 일하는 모든 직원을 말합니다. 모든 직업에 애환이 있겠지만 호텔리어의 생활 역시 많은 희비와 애환이 교차한답니다.
겉으로 보기엔 화려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수수한 호텔, 그 속에서 일하는 호텔리어의 생활은 어떨지 궁금하시죠?
이제부터 호텔은 어떤 일을 하는 곳이며, 호텔리어는 어떤 일을 하는지 호텔리어의 세계로 여러분을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호텔리어를 꿈꾸는 여러분은 이 책을 통해 ‘호텔리어는 이런 직업이구나.’라고 생각하며, 본인의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보시기 바랍니다.
청소년기를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합니다. 불확실한 미래, 급격한 정신적·신체적 변화, 부모님의 과분한 기대, 성인이 된 후에 사회 적응에 대한 막연한 기대와 불안감… 이 모든 것이 공존하는 혼란스러운 시기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명확한 목표를 세우고 한 걸음 한 걸음 노력하다 보면 여러분의 마음은 점점 가벼워질 거예요. 또한 여러분의 고민은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하고 있는 고민임을 잊지 말고, 주위 사람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길 바랍니다. 그렇게 자기만의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면 그 밑그림은 언젠가 여러분의 구체적인 계획이 될 거예요. 그렇게 치열하게 고민하시기 바랍니다.
자, 그럼 이제 미래에 대한 부담에서 벗어나 한걸음 한걸음 천천히 호텔과 호텔리어라는 직업의 세계를 들여다보면서 여러분의 인생 항로를 저와 함께 고민하고 탐색해 볼까요? 저는 이 여행이 정말 기대되고 행복할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저와 같은 마음이기를 바랍니다.
호텔리어의 손을 잡고 지금부터 같이 여행을 떠나 보시죠.
편 김기섭 대표님, 안녕하세요? 호텔리어로서 30년을 살아오신 대표님과 인터뷰를 진행하게 되어 기쁩니다. 직업인으로서도 대선배님, 인생 경험에서도 대선배님이시네요.
김 안녕하세요? 제가 호텔리어로서 정말 오랜 시간을 호텔에서 보냈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의 경험과 연륜이 청소년 여러분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선배가 되고 싶네요.
편 대표님께서는 현재 여의도 페어몬트Fairmont 호텔의 최고경영자를 맡고 계시고, 과거에는 다른 호텔의 총지배인General Manager까지 역임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청소년들에게 호텔리어라는 직업을 프러포즈 하는 이유가 있나요?
김 세상에는 다양한 직업이 존재합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2020년 발간한 『한국직업사전 통합본 제5판』에는 총 16,891개의 직업이 등재되어 있습니다. 그중에서 제가 청소년들에게 호텔리어라는 직업을 프러포즈하는 가장 큰 이유는 커다랗고 다양한 세상을 만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호텔은 다양한 국가와 인종의 사람들을 만나 교류하고 관계하며 세상을 보는 혜안을 넓힐 수 있는 곳입니다. 그 안에서 일하는 호텔리어는 고객만족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며 고객들과 호흡하게 됩니다. 그런 수많은 경험을 통해 자아를 실현하고 자신의 비전을 성취해갈 수 있는 매력적인 직업이 호텔리어입니다. ‘호텔’ 하면 가슴이 뛰고 멋져 보이지 않습니까? 가슴 뛰게 만드는 곳에서 일을 하면 얼마나 신나겠어요?
편 대표님, 제가 호텔리어 편을 기획하면서 제일 먼저 떠오른 건 호텔에 가면 마주치는 호텔리어의 단정한 모습이었어요. 좀 엉뚱한 질문일 수도 있지만, 호텔리어들은 어떻게 그렇게 타인에 대한 예의와 공경이 몸에 밸 수 있나요? 연습하는 건가요, 아니면 원래 그런 분들이 호텔리어라는 직업인이 되는 건가요?
김 저는 대부분의 호텔리어는 선천적으로 타인에 대한 예의와 공경이 몸에 배어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기본적으로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고 늘 얘기합니다. 혹시라도 그런 마인드가 없이 호텔리어가 되려고 하는 사람은 지금부터라도 그런 인성을 키우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합니다. 생각을 바꾸고 행동을 바꾸면 인성도 바뀌고 세상이 바뀔 테니까요.
편 첫째 아이의 톡을 우연히 봤는데, 아이들이 자신이 휴가를 보낸 호텔에 대해 대화를 나누더라고요. 아직 어려서 그렇겠지만 호텔이 몇 성급인지, 얼마나 고층인지 이야기하면서 음식 사진을 공유하더라고요.
김 요즘은 가족 단위의 호캉스(영어권에서는 스테이케이션 혹은 호텔 스테이케이션이라 함)를 통해서 어렸을 때부터 호텔을 이용하다 보니 호텔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매우 높습니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과 같이 호텔을 이용함으로써 호텔에 대해 올바른 이해를 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긍정적입니다. 만약 호텔에 투숙한다면 호텔의 구석구석을 돌아보고 경험해 보기를 권합니다. 그 호텔의 시설과 서비스 수준, 음식의 맛 등을 체크해 보고, 그렇게 호텔 경험을 넓히다 보면 자기만의 호텔에 대한 기호가 생길 겁니다.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과 호텔을 제대로 이용하고 익숙해진다면, 그러한 소중한 경험이 호텔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성인이 되어서도 호텔을 가치있게 이용하게 되는 발판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편 기대가 되고 설레는 호텔리어 편입니다. 사람들이 멋진 휴가를 꿈꿀 때 빠지지 않는 호텔, 그 호텔에서 사람들을 맞이하는 호텔리어의 세계로 함께 들어가 보겠습니다.
호텔은 어떤 곳인가요?
편 호텔은 어떤 곳인가요? 호텔의 정의부터 말씀해 주세요.
김 호텔 하면 가장 먼저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아마도 이국적인 시설과 음식, 낯선 문화와 사람들, 그렇지만 그 안에서 느껴지는 왠지 모를 편안함이 느껴지지 않나요? 호텔의 정의는 시대의 변화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는 단 하나는 바로 Home away from home, 마치 내 집처럼 편안한 곳을 의미한다는 겁니다. 아울러 호텔의 왕인 세자르 리츠César Ritz는 ‘호텔은 숙식과 안전을 제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여가와 오락, 사교, 비즈니스의 장소다.’ 라고도 했고요. 그리고 요즘은 호텔이 라이프 스타일을 이끌어간다는 표현을 많이 사용합니다.
앞서 언급했지만 ‘호텔이 어떤 곳이다’라는 정의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달라져 왔습니다. 산업혁명 이후의 근대화 시기인 19세기 초중반의 호텔은 단순히 대중에게 안전한 장소에서 숙박과 식사를 제공하는 시설이었어요. 그러나 19세기 후반, 스위스 출신의 호텔리어 세자르 리츠가 유럽의 왕족과 귀족들을 대상으로 호화스러운 시설과 고급 서비스를 제공하는 호텔을 시작하고 유명해지면서 호텔은 숙식과 안전을 제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여가와 오락, 사교와 비즈니스의 장소로 변모하게 되었지요. 세자르 리츠가 부유한 사람을 대상으로 제공했던 화려한 건물과 인테리어, 고급진 음식과 서비스는 현대 호텔산업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되어 지금도 호텔은 사람들에게 ‘고급의 장소’, ‘값비싼 곳’, ‘쉽게 가기 어려운 곳’ 등으로 인식되고 있죠.
하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가격대의 호텔들이 많이 생기고 있고 온라인 예약사이트 등을 통해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되어 과거의 비싸고 소수의 사람들만 방문하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젊은 사람들도 편하게 찾을 수 있는 곳이 되었답니다. 그리고 호텔이라는 곳이 새로운 것들을 먼저 접할 수 있잖아요. 외국 문물이 들어와서 가장 먼저 접합된 산업이고, 제일 먼저 세계화Globalization가 된 비즈니스 분야가 호텔이라고 생각해요. 옛날의 주막이나 여관도 크게는 호텔의 개념이라고 볼 수 있죠. 아무튼, 제가 생각하는 호텔의 개념은 외국 문물이 들어와서 가장 먼저 세계화가 된 산업이고, 운영방식도 가장 빠르게 서구화된 비즈니스라고 생각해요.
호텔을 구분하는 기준이 있나요?
편 호텔을 구분하는 기준이 있나요?
김 호텔의 구분은 분류 기준에 따라 다양하게 나눌 수 있어요. 「관광진흥법 시행규칙 제25조 (호텔업의 등급 결정)」에 따르면 관광호텔업·수상관광호텔업·한국전통호텔업·가족호텔업·소형호텔업 또는 의료관광호텔업 등으로 분류합니다. 한국관광협회중앙회에서 주관하는 호텔 등급 평가에 따라 분류하면 1성급에서 5성급까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또한 호텔의 기능에 따라 리조트 호텔, 레지던스 호텔(장기 투숙 전용 호텔), 비즈니스 호텔, 부티크 호텔 등으로 구분할 수도 있답니다. 이 중에 가장 보편적으로 호텔을 구분하는 호텔 등급에 따른 구분에 대해 말씀드릴게요.
우리나라에서 호텔의 등급을 매기기 시작한 것은 1971년, 호텔 서비스의 품질을 높이고 이용자의 합리적인 선택을 돕겠다는 취지로 시작되었어요. 당시에는 지금과 다르게 무궁화의 숫자와 배경의 색깔로 호텔을 특1급, 특2급 등으로 나누었는데요.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점차 증가함에 따라 2014년 말부터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별을 사용하는 것으로 변경되었습니다. 이러한 등급은 공정성과 신뢰도 확보를 위해 공공기관인 한국관광협회중앙회에서 주관하는 평가를 통해 결정하는데요, 호텔업 등급 결정 사업은 각 기준에 따라 호텔의 등급을 한 개의 별부터 최대 다섯 개의 별까지 매겨 그 호텔의 수준을 대중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러한 별의 개수에 따라 이 호텔이 어느 정도 규모인지, 어떠한 시설을 갖추고 있는지, 가격대는 어떠한 지를 유추할 수 있게 되죠. 간혹 본인들이 6성급, 7성급이라고 하는 호텔들도 있는데, 이는 단지 최대 별 개수인 다섯 개를 초과할 정도로 고급스러운 시설과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마케팅 용도일 뿐, 공식적으로 가장 높은 등급은 별 다섯 개(오성)입니다. 저도 2004년에 W 호텔을 오픈할 때 6성급 호텔이라고 했어요. 6성이 아니라 6성급입니다. 5성이 최고인데, 우리는 5성을 넘어선 서비스와 시설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죠. 그래서 6성급 호텔로 마케팅을 했고 성공적이었어요. 요즘 버즈 알 아랍Burj Al Arab 같은 곳은 7성급 호텔이라고 얘기하기도 하고 8성급까지도 나오는데, 5성이 최고입니다.
전 세계 공통인가요?
네. 맞습니다.
편 어느 나라든 5성급의 기준은 같은가요?
김 나라마다 좀 다르기는 하지만 5성으로 분류하는 것은 똑같습니다. 우리나라는 한국관광협회중앙회에서 만든 기준이 있어요. 저도 호텔업 등급 결정 심의위원이지만, 그 기준이 시대에 맞춰 달라져야 하는데 아직도 시대의 변화에 못 따라가는 부분이 많아요.
예를 들어 요즘은 룸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많지 않음에도 24시간 룸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거나, 모바일로 거의 모든 업무 수행이 가능한 시대에 비즈니스센터가 별도로 설치되어야 한다거나 하는 시대와 동떨어진 기준 같은 것들이죠. 그래서 현재 한국관광협회중앙회를 비롯한 유관기관들이 현실에 맞게 등급 심사 기준을 개정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고객들은 5성급, 6성급에 그렇게 관심이 많지 않아요. SNS나 후기에 영향을 받는 경우가 더 많거든요. 5성 호텔이나 큰 호텔을 선호하는 경우는 외국으로 신혼여행을 가거나 처음 해외여행을 갈 때 정도죠. 여행을 가면 호텔에 머무는 시간이 별로 없어요. 자는 시간 외에는 거의 관광을 나가죠. 호캉스로 호텔에서 상당 시간 머문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으면 깨끗하고 청소만 잘해주면 되니까요. 이제는 해외 체인 호텔의 브랜드가 국내에도 많이 소개되었고, 블로그나 SNS 등을 통해 각각의 호텔 경영 전문 회사가 가진 브랜드 포트폴리오가 대중화되었어요. 그 호텔이 실제로 국내 기준으로 몇 개의 별을 받았느냐보다 중요한 건, 특정 브랜드가 해당 포트폴리오 안에서 어떠한 등급에 위치해 있는 브랜드인지 즉 럭셔리인지, 프리미엄인지, 업 스케일인지 확인하는 거죠. 그 정보를 통해 대중은 해당 호텔이 추구하는 서비스의 수준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게 되었어요. 그리고 고객들은 그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단순히 비싸고 유명한 호텔이 아니라 본인들의 이용 목적에 알맞은 호텔을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었습니다.
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