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처음 집필 제안을 받았을 때는 조금 망설여졌다. 과연 누가 내 한국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궁금해할까? 자기 이야기를 책으로 쓰는 거라면 겉멋 든 노인네들이나 말년에 하는 일 아닌가? 내가 가진 거라곤 이곳에서 생활하며 보고 겪은 일들, 갖가지 감정들, 그리고 그저 내 마음뿐인데.
그런데 이게 바로 나의 이야기, 내 책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글쓴이가 자신의 눈과 마음, 그리고 가슴을 건넬 용기를 낸다면야 나 역시 독자로서 그에게 뭘 더 기대할까! 그래, 이거면 돼. 한번 해 보자. 이렇게 시작된 한 권의 이야기를 당신에게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