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열병처럼 다가온 잠자리를 만난 지 올해 꼭 10년이 된다. 곤충을 각별히 좋아하는 주변의 여러 지인들에 비하면 짧은 기간이지만 나에게는 참으로 길고 행복한 삶이었다. 담수생태계의 중요한 조절자, 인간과 함께하며 동심을 부풀게 했던 잠자리의 가치를 강조하기에 앞서, 잠자리를 처음 만났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 기억을 더듬으며 이 책을 준비했다.
내 경험으로 볼 때 종을 구분해 알아볼 수 있는 것이 생태를 이해하기 위한 첫 단계였던 듯하다. 그래서 잠자리를 잘 구별할 수 있도록, 구별 점을 강조해 구성했고, 생태에 대한 자료들을 간략히 추렸다. 도시의 확산과 가속화로 자연과 생태에 대한 욕구가 더 커져가는 시대다. 자연은 우리 삶의 일부이자 목적이기도 하기에 보존과 적절한 이용, 그와 더불어 생태계를 이해하는 것이 생활에 여유와 향기를 더해줄 것이라 생각한다. 이 책이 독자 여러분께서 잠자리의 매력을 느끼고 생태를 이해하며, 나아가 자연과 더불어 생활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