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사진은 세상을 보고 기록하는 아주 특별한 방법이다. 색채로 가득한 세상에서 흑백사진은 형태를 더 명료하게 하며, 특징을 더 날카롭게 부각시키고, 동작을 영원히 정지시킨다. 흑백 이미지에는 특별한 "개성과 느낌"이 있다.
컬러사진도 나쁘지 않다. 나는 흑백사진과는 다른 목적을 위해 다른 방식으로 컬러사진을 사용한다. 그러나 흑백사진이야말로 내게 있어 가장 진실한 첫사랑과도 같다. 흑백 이미지르 사용하면 곧바로 핵심에 접근할 수 있으며, 훨씬 명료하게 표현할 수 있다. 울퉁불퉁한 굴곡을 가진 얼굴에서 인물의 성격을 잡아낼 수 있으며, 풍경 속에 펼쳐지는 빛의 향연으로 그 장소의 정수를 보여줄 수 있고, 수많은 동작 속에서 절정의 순간을 영원히 기록할 수 있다. 흑백사진은 메시지를 잘 증류시켜낸다. 색채의 요란한 위장을 걷어내고 사물과 사람, 장면의 정수를 들여다볼 수 있게 한다. 그것은 영원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