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을 배우는 게 평생소원이어서 서른이 되기 직전 즈음에 무작정 하와이로 떠났었다. 물론 그전에 한국에서 여러 차례 수영 강습을 받아 보았으나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하와이에서 내가 머무는 곳, 마우이섬의 지역 공공 야외 수영장에 강습을 신청했다. 칠순이 가깝지만, 여전히 바로 옆 라나이섬에 수영으로 완주해서 가는 꿈이 있는 다리가 불편한 할아버지와 물에는 뜨지만 호흡을 못 하는 내가 주 학생이었다. 당시에는 수영을 얼마나 걸려 배우게 될지 몰라 우선 두 달을 비워 놓았다.
수업 첫날, 노련해 보이고, 아주머니와 할머니의 경계에 있는 근육이 탄탄한 단발머리 선생님께서 “얘야, 너 물에 뜨잖아, 다 했네. 그럼 봐 봐. 이제 몸을 뒤집어 봐(Flip over).”라고 말했다. 뭐라고요? 그런 게 되었으면 여기까지 오지 않았잖아요······. 그런데 어머, 너무 쉽네. 내 몸은 쉽게 뒤집혔고 어느새 배영 자세로 하늘을 바라보고 누워 있었다. ”OK, 그럼 그 느낌을 기억했다가 반만 뒤집어 봐 봐.“ 어라, 물론 두렵지만 자꾸 하니까 쉽다. “응, 그 반만 뒤집어질 것 같을 때 숨을 쉬고 돌아와서 앞으로 나가 보렴.”
하와이 수영 강습 첫날, 나는 평생의 소원이던 수영을 마스터하게 되었다. 자전거를 타고 집에 돌아올 때 느낀 환희와 기쁨이란! 남은 수업 기간에는 뭘 했느냐고? 다이빙을 했다. 깊은 물에서.
‘절대로 못 해!’라는 두려움과 ‘한번 해 보면 되잖아!’ 하는 성취감 사이의 줄타기라니. 짜릿했다. 잘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일단 해 보는 것, 하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