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그냥 이런 상황만 떠올렸다. 내가 신나게 놀고 있는데 친구가 전화를 한다. 그럼 나는 "나, 지금 노느라 바쁘거든. 그러니까 나중에 전화해!"라며 전화를 끊는 것이다. 이 얼마나 유쾌.통쾌.상쾌한 일이란 말인가.
그 한 장면이 결국 <플레이어>를 구상하게 만들었다. 직장인들의 머릿속에 있는 유토피아를 그려보고 싶었다. 일할 때와 마찬가지로 월급을 받으며 놀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돈을 받고 놀아도 과연 그냥 내 돈으로 놀 때처럼 행복하고 자유로울까? 그런 우리에게 월급을 주는 사람은 또 누구일까?
... 꼭 이런 스토리여야 하나, 꼭 이런 결말이어야 하나 갈등도 많았다. 그러나 이런 버전의 스토리, 이런 버전의 결말도 이 세상에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