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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박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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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0월 <정치와 공영방송>

정치와 공영방송

정권이 바뀔 때마다 KBS 사장은 해임되고, 방송 프로그램이 갑작스럽게 폐지되며, 진행자가 교체되기도 합니다. 하루아침에 지난 정부를 비난하고 새 정부를 옹호하는 방송을 보면서 국민은 KBS에 대한 신뢰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2003년 정연주 사장 취임 이후 2023년 박민 사장이 취임하는 20년 동안 총 9명의 사장이 교체되었습니다.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대통령에 의해 KBS 사장은 언제든 해임될 수 있어, KBS의 독립성은 항상 위협받고 있습니다. KBS 내부는 노동조합이 4개로 나누어져 있고, 갈등은 점점 심해지고 있습니다. 정권이 교체되면, 노동조합은 갈등과 분열이 더 심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장 퇴진을 성공시킨 노동조합은 노선 투쟁의 정도에 따라 논공행상식으로 자리를 차지하기도 합니다. 정부의 KBS 사장 해임과 수신료 제도의 과도한 개입으로 공영방송의 가치와 독립성이 훼손되었습니다. 정부의 과도한 개입으로 인해, KBS가 정부의 홍보 수단으로 전락할 위험이 있습니다. KBS의 저널리즘이 마음에 들지 않는 정부는 언제든지 사장을 해임하거나 수신료 징수 제도를 변경하여 공영방송을 통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치적이든 내부가 혼란을 자초했든 공영방송 제도는 수명을 다했습니다. 무엇보다 공영방송의 정체성이 무너졌고 독립성을 유지해 주는 재원마저 와해되었습니다. KBS는 마치 망망대해에서 풍랑을 만난 난파선과 같이 갈 길을 잃어버렸습니다. 유튜브, 넷플릭스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미디어 환경에서 공영방송 제도를 개선하자는 주장은 철 지난 구호로 여겨지며, 국민들도 무관심합니다. 비록 월 2,500원의 소액이지만 수신료가 어떻게 납부되는지? 왜 KBS에만 수신료를 내야 하는지 국민들은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 사회에서 더 이상 공영방송이 필요한가 하는 무용론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학자들도 현재의 미디어 환경에서 공영방송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이론적으로 학술적으로 공영방송의 필요성을 주장하지만, 국민들을 설득하기에는 역부족입니다. 그러나 공영방송 KBS는 여전히 우리 사회와 민주주의에 이바지할 수 있는 공적 제도라 믿고 있습니다. 공영방송은 국민의 다양한 의사 형성을 기초로 국민의 여론을 반영하는 공론장의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개인화되고 파편화된 소셜미디어 소비 환경에서 공영방송의 공론장 역할의 중요성은 여전히 크다고 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론적으로는 공영방송의 필요성은 존재하지만, 현실과 괴리가 커 공영방송을 정당화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특히 정치가 모든 것을 좌우하는 우리 현실에서 이론은 이론일 뿐이고, 공영방송은 정치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에 국민에게 공영방송 존재의 당위성을 설명하기란 더욱 어려운 과제입니다. 이처럼 우리 사회에서 공영방송 KBS는 매우 논쟁적인 주제이지만, 국민에게는 관심을 끌기 어려운 주제입니다. 정권 교체에 따라 KBS의 혼란과 부침으로 국민의 관심과 신뢰에서 멀어져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개념과 인식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공감대가 부족한 공영방송을 주제로 책을 출간한다는 것은 상당한 부담과 모험이었습니다. “공영방송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한마디로 설명하기 어렵고, 설명해도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현실에서 공영방송이 무엇인지, 왜 필요한지를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책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이 책은 언론(방송)의 자유가 위협받는 우리 언론(방송)의 현실을 조망하며, KBS가 국민의 신뢰를 잃고 정체성을 상실한 위기의 문제점을 진단합니다. 또한, 공영방송을 정당화하는 이론들을 탐구하고, 공영방송의 헌법적 가치와 법적 정당성을 검토합니다. KBS 프로그램의 편성과 제작 관련 방송 종사자의 방송 자유에 대한 권리를 정당화하는 내적 자유를 고찰합니다. 아울러 공영방송 지배구조의 문제점과 정치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지배구조를 개선 방안을 다룹니다. 그리고 지난 5월 헌법재판소의 수신료 위헌소송 결정의 문제점을 분석합니다. 마지막으로 KBS 내부의 성찰을 바탕으로 국민과 함께 공영방송을 새롭게 정립하기 위한 제언을 제시합니다. 공영방송 내부에서 공영방송의 원리를 이해하고, KBS 스스로 혁신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KBS 구성원들이 공익에 봉사하는 정신을 갖추고,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KBS의 공적 목표를 정립할 것을 제안합니다. KBS 내부 구성원들이 공영방송의 헌법적 가치와 이념을 이해하고 봉사하는 정신이 내재화할 때, 공영방송의 주인인 국민에게 제대로 된 방송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잦은 사장 교체로 인해 정체성이 흔들리는 KBS가 지향해야 할 공영방송의 경영 철학의 원리도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장 교체 시 프로그램 폐지와 진행자 교체로 인한 회사와 노동조합(제작진)의 소모적인 갈등을 조화롭게 해결하기 위해 방송 제작 종사자의 권리를 정당화하는 내적 자유, 즉 방송법의 편성 규약 제도의 원리를 제시합니다. KBS의 내적 자유는 국민의 공적 의견을 형성하고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KBS 내부가 공론장을 형성해야 하는 헌법적 원리입니다. 따라서 방송법에 명시된 편성 규약 제도는 국민의 의사 표현의 자유와 국민의 공론장 형성을 위한 방송 제작 종사자의 내적 자유를 정당화합니다. KBS 방송법인에 기본권 주체의 지위를 인정하는 이유는 국민의 언론의 자유 보장을 위한 공익 때문입니다. KBS의 방송의 자유는 국민에게 봉사하는 공익이 전제될 때 정당한 권리를 가질 수 있습니다. KBS 방송 사업자의 권리는 공론장을 대리하는 봉사의 자유로서, KBS가 공개적이고 내부의 다양성을 보장하며 숙의할 수 있는 공론장이 우선될 때 합법적이며 존중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공영방송은 공익에 봉사하는 정신과 높은 수준의 책임 의식으로 갖춘 조직으로 거듭나 국민의 신뢰를 확보해야 합니다. 정치권은 해묵은 공영방송 제도를 개선해야 합니다. 수신료를 납부하는 국민이 주인이 되는 공영방송을 만들어야 합니다. 공영방송은 정권을 잡은 세력의 전리품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 국민의 공적 의견 형성을 위해,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국가의 공적 제도이기 때문입니다. 공영방송 KBS의 주요 목적은 국민, 사회 및 민주주의의 복지에 이바지하는 것입니다. 민주주의 작동 원리로서 국민이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공영방송은 민주주의와 그 가치를 충족하는 핵심 제도와 기관으로서 그 역할을 새롭게 정의해야 합니다. 공영방송 KBS는 새롭게 태어나야 합니다. 그동안 공영방송 KBS를 좌지우지했던 정치로부터 중립적인 지배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정치에 의해 무너진 KBS를 국민과 함께 새롭게 만들어야 합니다. KBS를 살리기 위해서는 내부의 철저한 반성과 혁신을 바탕으로, 정치와 거리를 두고 정파적 시각을 철저히 배척하여, 국민에게 봉사하는 조직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이 책은 공영방송 기본권으로서 방송의 자유 원리, 헌법재판소의 수신료 위헌소송, 방송의 내적 자유 등 헌법과 방송법 등의 다양한 법적 원리와 판례들, 그리고 공영방송을 둘러싼 여러 현상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본 저술을 시작하면서, 공영방송의 방송 자유 기본권으로서 헌법적 원리를 이해하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방송법의 편성 규약 제도에 해당하는 내적 자유에 대한 이론과 판례가 많지 않아 이를 정교화하는 작업 역시 어려웠습니다. 법학을 전공하지 않아, 헌법의 기본권인 방송의 자유를 이해하는 데 여전히 부족함을 느끼며, 공영방송을 주제로 출판하기에는 저술자로서 역량의 한계를 절감합니다. 특히 KBS가 제기한 TV 수신료 위헌소송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내린 기각 결정의 문제점을 분석하는 것은 처음 시도하는 작업이었습니다. 헌법학을 전공하시고 방송 관련 분야에서 많은 저술과 논문으로 학문적 업적을 쌓으신 계명대 최우정 교수님의 자문과 조언이 없었다면, 헌재 결정의 문제점에 대한 분석과 고찰은 빈약했을 것입니다. 바쁘신 가운데 열정적으로 자문과 조언을 해 주신 최우정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이 책이 발간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신 (사)미래방송연구회 이창형 회장님과 발간사를 정리해 주신 서울과학기술대 김광호 명예교수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아울러 부족한 저술이지만, 공영방송의 정당성과 발전을 위해 방송 현장의 리더십, 학술적 통찰, 그리고 시민사회의 공적 활동을 바탕으로 추천사를 정리해 주신 양승동 전 KBS 사장님과 미디어 공공성 포럼 대표를 맡고 계신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공영방송과 민주주의는 필수 불가결한 관계에 있습니다. 공영방송 KBS가 저널리즘을 회복하지 못하면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앞날에 어두운 그림자가 짙어질 것은 자명합니다. 건전한 공영방송의 존재는 우리 민주주의의 척도라 할 수 있습니다. 공영방송 KBS는 정부 여당의 것도, 야당의 것도, 자본의 것도 아닙니다. KBS 직원들의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바로 국민의 KBS, 시민의 KBS입니다. 공영방송이 새롭게 태어나고자 하는 몸부림을 관심으로 지켜보는 국민이 있다면, 더 나은 KBS를 기대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이 책을 세상에 내놓습니다. 망망대해에서 풍랑을 만나 난파된 KBS가 안전하게 등대를 찾을 수 있도록 지도와 나침반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공영방송 KBS의 위상을 새롭게 정립할 수 있는 논의의 출발점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KBS가 우리 사회와 민주주의의 발전에 더욱 이바지하는 공적 제도로 새롭게 태어나기를 기대합니다. KBS는 국민의 방송입니다. 2024. 9. 박종원 정책학 박사 전 KBS 춘천방송총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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