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나쁜 독자가 되지 말라는 니체의 경고를 새기면서 이 책을 썼지만, 나 자신이 그 경고의 대상이 되어버린 것은 아닌지 그리고 나의 부족과 미숙으로 인해 니체 철학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오히려 오해의 여지를 남긴 것은 아닌지 두렵다. 하지만 여러 가지로 미흡한 이 작은 연구서가 니체 철학의 이해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여기에 번역된 책은 1888년 초부터 1889년 1월 초 사이에 작성된 유고를 수록한 것으로, 1885 - 1888년의 유고를 모은 고증판 니체전집 중 마지막 권이다. 1885 - 1888년이라는 시기는 니체 철학의 정수, 즉 생성에 대한 긍정의 철학 혹은 형이상학과 허무주의 이후의 철학이 완결된 시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