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제국으로 시작했다. 로마에서 마드리드에서 몽골에서 런던에서 그리고 세계 곳곳에서 작고 큰 제국의 역사가 지배해 왔다. 제국의 역사는 언제나 ‘승리’의 나팔과 함께 패배자에게는 엄청난 굴욕을 요구했다. 패배자에게는 남는 것이 아무 것도 없었다. 그리고 그때마다 신은 제국의 승리를 찬앙했고 축복하는 것처럼 해석되었다. 그런데 역사를 뒤집어 보면 역사는 제국의 승리를 실체로 하지 않고 패배자의 좌절에서 찾는 아주 작은 희망의 불씨에서 시작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불씨는 사람과 사람들 속으로 이어져 하늘과 땅을 넘나들면서 거대한 희망으로 새 역사를 만들어 간 것이다. 이 책은 ‘제국의 신’의 실체를 밝힘으로써 역사 속에 살아 있는 ‘생명의 신’을 연구하려는 학자들의 소박한 연구결과를 모은 것으로, 이 시대의 “촛불”이 되고자 한다. ('들어가는 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