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클레오파트라 신화는 그녀가 살아 있을 때부터 생겨나 무구한 세월 동안 이어져 왔다. 따라서 역사적 인물로서의 클레오파트라는 그녀를 둘러싼 신화와 전설에 삼켜져 버렸다. 그러면서 이 여왕은 시대가 바뀔 때마다 등장에 혹평과 찬사를 동시에 받았다.
그녀는 시대에 적응하고, 유행과 사상의 진보를 견디면서 찬란하게 살아남았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수십 세기에 걸쳐 이루어진 이러한 결과물들의 수혜자, 아니 포로라고 할 수 있다. 그녀가 사망한 지 2천 년이 지나도록 그녀의 이름이 강력한 이미지―상징적인 동시에 세속적인―를 동반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