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단체전
1996년 제5회 Toronto Indoor Art Show (CBC, Toronto)
1996년 제35회 Toronto Outdoor Art Exhibition (Toronto City Hall)
1998년 Toronto’s Festival of Photography - CONTACT’98
2018년 신통방통 사진전 (갤러리와)
2018년 제18회 Pingyao International Photography Festival
2018년 제7차 중국연변 국제사진문화주간
2021년 프랑스 파리 기획전 / 선의 경계 : 사진으로 읽기 / Galerie 89, Paris
제4회~제7회 대한민국국제포토페스티벌 /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사진집
ROSE (1988년)
들꽃, 그 투명한 향기 (1990년)
포기해 봐 뭔가 있을 거야 (2006년, 사진예술사)
Instax_62x99mm (2008년, 사진예술사)
사진, 말 없는 시 (2017년, 사진예술사)
절로 절로 저절로 (2023년, 하얀나무)
수필집
바보 초상 – 은행원 일지 (1991년, 한마음사)
이론서
즐거운 디지털사진공부 (2020년, 하얀나무)
논문
1960년대 한국사진의 ‘리얼리즘’에 관한 연구
공저(共著)
문화, 관광분야 사진제작의 실제 (2007년, 재능대학교)
꿈속에서 꿈꾸다 (시:김삼환) (2010년, 바움커뮤니케이션)
따뜻한 손 (시:김삼환) (2013년, 도서출판 시와문화)
우아한 반칙 (시:김삼환) (2020년, 하얀나무)
[작가노트]
아제 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 사바하 (揭諦 揭諦 波羅揭諦 波羅僧揭諦 菩提 娑婆訶)
나는 태생적으로 불교와 인연이 깊다. 내 고향 법성포는 백제 제15대 침류왕 원년(384년)에 인도 승려 마라난타 존자가 중국 동진에서 해로를 통해 당도하여 불교를 전파하였던 곳이다. 지금 그 자리에 백제불교최초도래지가 조성되어 있고 마라난타사가 자리하고 있다. 법성포의 백제시대 지명은 ‘아무포’로서 ‘아미타불’의 의미를 함축한 명칭이다. 그 후 ‘성인이 불법을 들여온 성스러운 포구’라는 뜻을 명확히 하여 법성포(法聖浦)라고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이처럼 불교와 인연이 깊은 마을에서 태어났으니 내가 불교와 연을 맺은 게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또한 법성포 지근거리에는 천년 고찰 불갑사와 선운사가 있다. 중학교 2학년 때 선운사로 1박2일 다녀왔던 가을 소풍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다. 공양간에서 마련해주었던 누룽지의 별미, 친구들과 선운사 주변의 감나무에서 감을 따 가방 가득히 담아왔던 기억이 새삼스럽다. 지금도 선운사 대웅전 앞 늙은 감나무를 보면 그때가 그립다.
“셋째야 교회 나가거라” 하셨던 어머님 유훈(遺訓)에도 불구하고, 어쩌다 나는 절에 다닌다. ‘웅산’(雄山)이라는 수계명을 갖고 마포 석불사 주지 경륜 스님의 유발 상좌다. 몇 해 전부터는 석불사 템플스테이도 맡아 진행하고 있다. 이렇듯 절과 맺은 인연으로 내 은퇴 후의 삶이 새롭고 보람차다. 아직 불심이 그렇게 깊은 것도 아니고 불교에 대한 이해가 많지도 않지만, 이런저런 일들로 참 많은 절을 다니며 저절로 사진을 찍었다. 감히 만나 뵐 수 없는 큰스님께서 내려 주시는 차를 마시며 귀한 말씀을 듣기도 했고, 속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스님들의 일상을 편하게 접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2017년 여름 석불사 은적당(隱寂堂) 법운(法雲) 큰스님의 입적(入寂)부터 49재까지 모든 과정을 촬영하여 두꺼운 한 권의 책으로 남겨놓은 것은 두고두고 값진 기록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삶의 주변에서 보고 느끼는 상황들로 일상의 변주를 즐기는 나는 사진이 굳이 어려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내 사진은 늘 쉽고 편하다. 특별한 기교를 부린 것도 없고 해석이 난해할 것도 없다. 그렇다고 사진이 가볍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사진을 통해 내가 하고자 하는 얘기를 할 수 있으면 그걸로 족하다. 그래도 ‘좋은 사진은 관객이 멈춰 서서, 바라보고, 생각하게 한다.’는 존 화이팅(John Whiting)의 말에 어울리는 사진 몇 장쯤 있었으면 좋겠다. 사진은 아무도 볼 수 없었던 것을 누구라도 볼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고 했다. 이 절 저 절 다니며 마주했던 여러 얘기를 누구라도 쉽고 편하게 공감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우암(尤菴) 송시열(宋時烈) 선생의 ‘청산(靑山)도 절로 절로 녹수(錄水)도 절로 절로 / 산(山) 절로 물 절로 산수(山水) 간(間)에 나도 절로 / 그중에 절로 자란 몸이 늙기도 절로 절로’라는 시구(詩句)를 떠올려 본다. 나도 어느새 몸 나이 칠순을 훌쩍 넘어섰다. 아무 탈 없이 여기까지 온 것을 감사하게 여기며, 내 몸이 나에게 불편하고 남을 불편하게 할 때가 떠나야 할 때라고 하시던 큰스님의 말씀을 가슴에 안고 산다. 범부(凡夫)로서 절로 절로 저절로 깨우치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불교와 맺은 연을 소중하게 안고 살아갈 것이다. 늘 따뜻하게 챙겨 주시는 은사 경륜스님과 재훈사숙님을 비롯한 많은 스님께 이 자리를 빌려서 다시 한번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귀하고 예쁜 녀석들 - 유종인, 정온, 지소원, 소윤에게 할배의 큰 사랑을 전한다. 먼 훗날 요 녀석들에게 할배는 어떤 모습으로 기억될지 참 궁금하다.
마하반야바라밀(摩訶般若波羅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