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먼저 사랑을 시작했든 누가 먼저 사랑을 끝냈든 이별을 누구의 잘못이라고 단정 지을 순 없어. 이별은 사랑을 지키지 못한 두 사람이 마지막으로 함께한 결과물이니까. 혼자 잘못하지 않았으니, 혼자 오롯이 상처를 다 안고 갈 필요도 없어. 일부러 좋았던 때를 떠올리며 아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리고 억지로 아픔에서 벗어나려 발버둥 칠 필요도 없다고 말해주고 싶어. 새로운 사랑이 찾아오면 물 흐르듯 아픔은 자연스럽게 씻길 테니까. 겨울이 봄을 이길 수 없듯 아픈 상처가 무뎌질 때쯤, 우리는 다시금 새로운 사랑을 맞이할 테니까.
가슴 아프고 떨린 이 시간들이 쌓이고 쌓여 그렇게 우린 어른이 되어가고 있는 거니까.
-프롤로그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