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유교 문화자산인 종가에 매료되어 경북 안동을 중심으로 한옥과 종가, 서원과 제사, 관혼상제, 한식, 한복, 한지 등의 촬영에 주력하고 있다. 한국 전통문화 속에 깃든 한국의 미를 찾는 사진 작업에 집중하며 유형과 무형의 한국 전통문화의 원형을 기록으로 남기고, 그 속에 담긴 의미와 정신을 오늘의 시선으로 담아낸다.
개인전 '경주, 풍경과 사람들', '선비정신과 예를 간직한 집 ‘종가’' 등을 개최했으며, 사진집 『도산구곡 예던길』, 『오래묵은 오늘, 한옥』 『고택문화유산 안동』 등을 출간하였다.
경북도 동해안엔 ‘풍어제’, ‘동제’라는 독특한 풍습도 전해진다. 나곡1리와 나곡3리, 나곡6리는 마을에서 성황신을 모시며 동제를 지낸다. 마을 사람들은 ‘수부’라는 성황신 사자를 모시고 있다. 나곡1리는 ‘삼척 김 씨 할아버지’, 나곡3리는 ‘밀양 박 씨·한양 조 씨 할아버지’가 그들이 모시는 성황신의 사자다. 동제를 지내는 시기는 각각이다. 나곡1리는 정월대보름, 나곡3리는 음력 10월 성황당신축일, 나곡6리는 정월대보름·가을 제사 때다. 무엇보다 주민들이 동제를 지내는 이유는 바다에서 사고가 나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과, 어업생산력이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바닷가 마을의 기본적인 삶을 윤택하게 해줄 것이라는 일종의 신앙인 셈이다. 바다라는 자연 앞에서 인간의 능력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성황신을 모시고 제사를 지낸다. 어떻게 해서든 무탈하고 잘 되게끔 비는 절실함, 물리적으로 조치를 할 수 없는 탓에 정신적으로나마 절실하게 올리는 기도와도 같다. 현지 주민들은 생산량이 많으면 “제사를 잘 받들었다”라고 여기고 그렇지 않을 때는 “제사를 잘 못 받들어서 그렇다”라며 증언한다. 무사고와 많은 생산량을 바라는 어촌 주민들의 순수한 마음이 동제라는 형태의 민속신앙으로 오랜 시간 전해져왔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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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녀들은 바닷속에 자맥질하며 보통 수심 1~3m쯤에서 30초쯤 작업하다가 물 위에 뜨곤 한다. 필요한 경우에는 수심 20m까지도 들어가고, 2분 이상 물속에서 견디기도 한다고 한다. 물 위에 솟을 때마다 “호오이.” 하면서 한꺼번에 막혔던 숨을 몰아쉬는 소리가 돌고래의 소리와 비슷한데, 이런 소리를 ‘숨비소리’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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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녀 문화는 그들만의 특색이 두드러지며 유래 깊은 우리나라의 전통어업이다. 그런 영향인지 제주의 해녀는 2016년 ‘제주해녀문화’라는 이름으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언젠가 경북의 해녀도 유네스코에 등재되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 경북 포항의 해녀들은 본인의 고장에서만 작업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 요청이 오면 그곳으로 조업을 하러 다니기도 한다. 이번 작품은 울릉도, 울진 나곡1·3·6리, 포항 방석리, 호미곶, 경주 감포 등에서 주로 촬영한 사진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