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산 돌머리. 춘천시 요선동 출토. 기억력이 좋지 않아 친구들에게 ‘금붕어’, ‘닭’이라 불렸던 돌머리. 머리로 기억하는 대신 몸으로 기억한 것들로 그림책을 만든다. 《빨간 안경》 《노를 든 신부》 《엉엉엉》 《개씨와 말씨》 《시선 너머》 《건축물의 기억》 등의 그림책과 에세이집 《나는 나에게 잊히는 것이 싫어서 일기를 썼다》 를 쓰고 그렸다.
이 책은 2010년부터 쓴 일기를 정리한 것이다. 말 그대로 독자를 염두에 두고 쓴 글이 아니다. 동화 속 이야기처럼 불행한 주인공이 어떠한 깨달음을 얻고 성장하여 행복한 결말로 끝나는 그런 이야기는 더욱 아니다. 대부분 횡설수설하거나 편협하며, 다음 날이면 후회하는 글도 더러 있다. 깨달음을 얻었지만 금세 비슷하고 사소한 이유로 좌절을 반복한다. 같은 말을 되풀이한다.
그럼에도 달라진 것이 있다면, 나를 발견한 사람들을 만났고, 물속에서도 견딜 만한 아가미와 지느러미가 생겼다는 것이다. 이 책은 그 과정에 대한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