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영어교육과와 영어영문학과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미국 아이오와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시립대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 『영국고딕소설: 공포와 일탈의 상상력』(공저, 2015) 『트라우마 소설연구 II: 기억과 회복의 서사』(공저, 2015)가 있으며, 영국 소설과 탈식민주의 문학에 관한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레싱의 대표작은 생물학적 여자가 여성으로 만들어지는 경위를 면밀히 탐사한 씨몬 드 보부아르의 『제2의 성』에 필적하는 텍스트이면서, 동시에 강렬한 공감효과로 독자의 변화를 추동하는 힘을 발휘한다는 점에서, 여성을 인식의 대상으로만 가정한 보부아르 저작의 한계를 넘어서는 문학적 성과이기도 하다. 아울러 해방된 삶의 조건들을 탐사하는 이 소설의 작업은 여성의 예속에 대한 증언에 머물지 않고, 젠더 구분을 비롯하여 그릇된 이분법들과 구별에 기초한 담론들의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성찰하게 한다. 바로 이 점이 한 시대의 연대기나 페미니스트 경전을 넘어 『금색 공책』에 지속적인 생명을 불어넣는 성취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