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엄마를 따라 할머니 댁에 가면 밤마다 문창호지에 달라붙어 있던 청개구리를 보며 신기해하던 기억이 납니다.
작은 병에 담아 집으로 가지고 가겠다고 하다가는 다음 날이면 다른 놀이에 빠져서 까맣게 잊고 말았습니다. 아마도 할머니는 병에 갇힌 청개구리를 논에 다시 놓아주셨을 테지요.
도시에서 자란 나는 여름방학을 맞아 할머니 댁에 가지 못하면 청개구리를 만날 수 없었어요.
그러다가 언젠가 친구 형의 모내기를 도우러 시골에 내려갔다가 청개구리들을 다시 만났습니다. 엄마와 할머니가 생각났고, 마당에서 모깃불이 타들어 가는 소리와 냄새도 떠올랐습니다. 이제는 아이에게 청개구리를 찾아 보여 주는 아빠가 되었습니다.
세상에는 많은 동물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갑니다.
어느 동물 하나 다른 동물보다 못한 것은 없으며 저마다 소중한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청개구리도 다른 개구리들보다 작고 힘도 없어 보이지만 누구보다 씩씩하고 나무도 잘 타고 재주가 많습니다.
맑은 물, 깨끗한 공기 속에서 즐겁게 뛰노는 청개구리를 바라보며 우리 아이들이 동물들과의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 갔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