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경쟁정책이 드디어 빛을 보게 되었다. 공동 집필진의 다년간에 걸친 각고의 노력 끝에 결실을 보게 된 것이다. 저자들 간의 경쟁법의 해석에 대한 상당한 견해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본서의 필요성을 모두 절감하였으며, 주제별로 분담 집필하기로 합의하였다.
지난 외환위기 이후 공정거래위원회의 지위가 크게 격상되고 심결절차와 과징금의 합법성이 인정되면서 거래위원회가 질적인 도약을 할 수 있는 발판이 구축된 바 있다. 또한 심결내용의 전문성도 점차 제고되면서 독립적인 준사법기구로서 중립적인 위치에서 시장을 감시할 수 있는 역할이 더욱 절실하게 되었다.
필자는 지난 2000년부터 6년간 비상임위원으로서 공정거래위원회의 각종 심결에 참여하였고, 매주 방대한 분량의 문서와 씨름하면서 학문적인 사례분석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었다. 미국이나 EU의 유사한 사례들을 비교 검토할 수 있었지만 우리와 법문화와 사법체계가 다르기 때문에 신중하고 차별적인 접근을 필요로 하고 있었다. 작고하신 춘당 정병휴 교수님께서도 지난 2000년에 일본 학자들의 사례분석에 관한 책을 번역하시면서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심결의 전문성을 제고할 수 있는 저서가 나와야 한다고 후학들을 자주 독려하셨다.
2007년 봄부터 집필계획을 구상하고 있던 차에 당시 산업조직학회장을 역임하고 있던 장지상 교수에게 의견을 구하여 적극적으로 추진하게 되었다. 집필진을 위촉하기 위해 고심하였으나, 본서의 목적에 부합할 수 있는 사례분석의 경험과 전문성을 기준으로 하여 필자와 장지상 교수의 의견이 합치되는 학자들을 중심으로 저자들의 의도를 타진하여 필진을 구성하게 되었다. 또한 집필진들의 토론회와 원고 정리 등 간사업무를 처음부터 도맡아 조정해온 국민대학교의 김종민 교수가 2009년부터 편집진에 합류하게 되었다. 당연히 현 집필진이 학회를 대표하는 주체로서 활동한 것은 아니며, 본서의 각장에 피력된 내용은 비록 수차례에 걸쳐 공동 집필진의 토론을 거쳤다하더라도 저자들 개인적인 견해를 주로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다양한 전문적 식견을 토대로 주제별로 분담 집필되어 있는 만큼 본서는 향후 한국의 경쟁정책과 자본주의의 발전에 관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본서에서 다루고 있는 많은 국내 사건들은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직권인지하거나 이해관계자들의 신고로 심의하기 시작한 사건들이다. 부족한 예산과 인력하에서도 사명감 하나로 현장조사와 사실판단에 성실히 임해온 공정위 직원들의 노고가 없었으면 본서의 출간은 가능하지 못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집필기간동안 부분적이나마 재정지원을 배려한 현대자동차그룹과 KT그룹, 그리고 본서의 출판을 위해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은 형설출판사에 집필진을 대표하여 감사의 뜻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