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 수록된 소설들을 쓰는 동안 내가 싫어하는 사람도 사랑하는 사람도 모르는 사람도 아는 사람도, 어제는 있었다가 오늘은 사라지는 일이 많았다. 사라진 줄 몰랐는데 알고 보니 사라진 것이었던 사람도 있었다. 아무도 사라지지 않는 날이 단 하루쯤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썼다. 그런 것이 가능할 리가 없다는 생각이 드는 날에는 한 글자도 쓰지 않았다. 당연한 얘기지만 무언가를 쓴 날보다 쓰지 않은 날이 더 많다. 언젠가는 영원히 쓰지 않는 날도 오겠지.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