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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소설

이름:정지돈

성별:남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83년, 대한민국 경상북도 대구

직업: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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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8월 <스무 낮 읽고 스무 밤 느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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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야에 14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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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1.
길을 잃는 것은 특권이다. 지도 앱이 일상화가 된 동시대에는 더욱 그렇다. 우리는 방황과 발견의 기쁨을 잃어버렸고 삶은 예측가능한 범주에 갇혔다. 헨리 엘리엇은 신화와 역사가 구불구불 이어지는 미로 속으로 독자를 안내한다. 상하, 좌우를 뒤집어 방향 감각을 상실하게 만들고 미스터리 속으로 우리를 밀어넣는다. 그러나 이 경험은 두렵기보다 짜릿하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길을 잃은 자만이 관계의 무한함을 깨달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방황하지 않으면 세상의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없다. 《미로, 길을 잃는 즐거움》은 잃어버린 방황의 기술을 돌려주는 책이다.
2.
모든 씨네필이 타르콥스키를 말하던 시대가 있었다. 어떤 씨네필도 타르콥스키를 말하지 않는 시대도 있었다. 지금은 타르콥스키를 기억하지 않는 시대다. 타르콥스키의 예술에 대한 헌신과 희생은 요즘 세상과 어울리지 않는다. 그를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불가능한 믿음의 영역에 발을 들여놓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우리는 망각을 선택했다. 하지만 타르콥스키의 시간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의 시간은 물리 법칙 바깥에 있다. 그의 영화가 그런 것처럼, 그의 영화 속 장소들처럼, 거울에 비친 장면들처럼, 그곳에선 시간이 걸음을 멈추고 우리에게 돌아온다. 그리하여 타르콥스키의 믿음은 스크린의 강을 건너 회귀한다. 오로지 불가능한 믿음만이 돌아올 잠재력을 지니므로, 실현되지 않은 요구만이 지속될 수 있으므로. 타르콥스키는 영원히 반복되는 시대의 이름이다.
3.
"『문예 비창작』은 말한다. 전유하고 모방하고 약탈하고 복사하고 붙여 넣고 배치하고 인용하고 다시 쓰고 공유하라. 그렇게 하면 깨닫게 될 것이다. 우리 안에 진실 따위는 없다는 진실을, 독창성이란 환금화가 용이한 가상 자산일 뿐이라는 사실을. 그것을 깨달은 순간부터 진짜 글쓰기가 시작된다. 진실도, 창조성도, 내면도 없는 텅 빈 황무지 같은 백지에서 고유의 비독창적인 문학이 탄생하는 것이다. 케네스 골드스미스는 이 과정을 조금의 과장도 없이 친절하게 안내한다. 조금의 과장도 없이 말하건대 모든 새로운 글은 새롭지 않으며 모든 새롭지 않은 글은 유일하다."
4.
우리는 세계를 어떻게 경험하고 있을까. 삶이 인터넷 플랫폼과 SNS로 매개되고 중개되는 세계에서 과거와 같은 경험이 가능할까. 커트 보니것은 현대의 작가가 테크놀러지를 빼놓고 쓰는 건 빅토리아시대 작가가 섹스를 빼놓고 쓰는 것만큼 삶을 잘못 표현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서이제는 동시대를 표현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이 책은 경험이 불가능한 시대의 찬가다. 왜냐하면 이것이 우리들의 경험이므로, 현실과 경험 사이의 얇은 액정 위를 끊임없이 미끄러지는 것이 우리의 삶이니까.
5.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2월 27일 출고 
  • 이 책의 전자책 : 9,900 보러 가기
헨리 제임스 같은 작가는 전형적인 골칫거리다. 안 읽고 넘어가기엔 고전이고 읽기엔 시간과 노력이 든다. 백 년 전에 죽은 상류층 백인 남성 소설가의 작품을 고전이라는 이유만으로 다시 읽어야 할 이유가 있을까. 이런 고민을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산문을 읽는 것이다. 그런데 산문을 읽기 시작하면 깨닫게 된다. 소설이 그 어떤 예술보다 진지한 예술이라는 사실을. 최소한 헨리 제임스는 그렇게 믿었다. 삶의 총체성을 담아낼 수 있는 유일한 장르가 소설이라 믿었고 자신의 믿음을 전하기 위해 필사적이었다. 그러니 우리는 소설 앞에서 진지해야 한다. 소설 앞에서 진지하다는 것은 곧 삶을 진지하게 대한다는 의미이므로, 간혹 우스꽝스럽게 보이는 이 진지함이 실은 혼란스럽기 그지없는 삶에서 중심을 잡을 유일한 방법이므로. 그렇게 헨리 제임스의 산문을 읽는 것은 우리가 삶을 대하는 가장 진지한 방법 중 하나가 된다.
6.
이 책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 즉흥적인 재기가 반짝이며 은은하게 미쳐 있고 시종일관 비틀린 유머를 선사한다. (…) 모든 추천사는 개그다. 그러나 당신이 여전히 발 아래 땅이 있다고 믿는다면 그것은 진실이다. 나는 최소한 정영문의 소설을 읽는 순간만은 땅이 있다고 믿는다. 소설이 개그가 아니라고, 내가 믿는 문학에 진정성이 있다고 믿는 것이다. 정영문이 소설 속에서 하는 말을 생각하면 아이러니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어쩔 수 없다. 그의 소설을 읽으면 안심이 된다. 우리 발밑에 단단하고 흔들림 없는 땅이 있거나 우리가 이카로스처럼 날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후자에 가깝지만……).
7.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2월 30일 출고 
  • 이 책의 전자책 : 10,710 보러 가기
“오늘날의 소설은 무엇을 다루어야 하는가. 여기 그 대답이 있다.”
8.
누구나 한 번쯤은 인생 소설을 만나게 되는 법이다. 나는 매일 『창백한 말』을 읽고 필사했고 어느 순간부터 출구가 보이지 않던 내 소설도 거짓말처럼 써지기 시작했다. (…) 창백한 말은 과거에서 온 미래의 소설이다.
9.
습작 시절의 나는 모든 문예지가 <파리 리뷰> 같을 거라고 생각했다. 단지 몇몇 전설적인 단편소설과 인터뷰를 훔쳐본 게 다였지만 그렇게 상상했다. 작가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꿈꿀 것이다. 소설을 쓰면 <파리 리뷰>에 실리겠지? <파리 리뷰>는 가장 문학적인 꿈이 실현되는 통로였고 그 꿈들이 지금 여기 현실이 되어 도착했다.
10.
고백하건대, 제발트가 아니었다면 소설을 쓰지 못했을 것이다. 그의 책들은 항상 손이 닿는 거리에 있었고 글이 막히거나 생각이 갈피를 잡지 못할 때, 글쓰기에 대한 회의, 문학과 작가에 대한 환멸, 예술이나 철학, 심지어 인간과 그들이 기록한 역사가 무슨 소용인가라는 원망에 사로잡힐 때마다 피난처가 되었다. 세계의 어리석음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고, 깊이를 헤아릴 수 없게 뒤엉킨 인간과 자연, 사회의 무게에 맞서 생각하고 행위할 수 있게 다시 일으켜주는 장소. 그러므로 나는 매일 그의 글을 읽고 필사했다. 그것만이 이 “글쓰기라는 악덕”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에, 다시 말해 글을 쓰는 것만이 글쓰기를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므로.
11.
  • 재구성 - 민병훈 소설집 
  • 민병훈 (지은이) | 민음사 | 2020년 5월
  • 13,000원 → 11,700원 (10%할인), 마일리지 650
  • 10.0 (2) | 세일즈포인트 : 298
민병훈은 먼저 알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 먼저 모르는 사람이다. 그의 소설은 헤맴의 기록이자 일종의 길 잃음이며 다른 무엇이 아닌 자신이 되고자 노력한 흔적이다. 이런 소설을 만나는 일은 드문 일이지만 드문 만남이 존재하기 때문에 우리는 시간을 견디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12.
우리가 소설, 더 나아가 예술에서 보고자 하는 것, 원하는 것은 뭘까. 천재적 재능 덕분이건 괴팍한 성격 때문이건, 집요한 강박과 비대한 자의식, 어리석은 욕심 때문이건, 한계를 시험하는 유형의 작가들이 있다. 언어의 한계, 사고의 한계, 감정과 기억, 신체와 행위의 한계. 다시 말해 인간 존재의 모든 것을 담아내려는 작가들. 그런 시도가 옳은 것인지 의미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한계와 부딪치려고 했을 때만 탄생하는 것이 있다.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의 소설이 그 완벽한 사례다. 그의 소설은 중독을 끊을 수 없는 도박이나 컴퓨터 게임, 입안이 찝찝해질 때까지 먹어대는 불량 식품과 같다. 자기혐오와 연민이 뒤섞인 채 스스로를 망가뜨리는 자의식 기계. 그의 소설에는 깨달음도 교훈도 즐거움도 없다. 소설을 읽는 내내 우리는 근원적인 질문과 마주할 뿐이다. 인간이란 무엇이고 우리는 왜 삶을 이어가야 하는가. 한계가 명확한 질문에 죽기 직전까지 집착하기 또는 죽음과 함께 집착하기. 실비아 플라스의 말처럼, 그리고 우리는 알게 된다. 모든 것을 알고자 할 때 그것이 우리가 무(無)에 가장 가까이 근접했다는 신호라는 사실을.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의 소설은 그러한 한계의 흔적이자 망각의 신호다.
13.
  • 출판사/제작사 유통이 중단되어 구할 수 없습니다.
“애쓰지 마라.” 부코스키는 말했다. 우리는 두려움에서 도망치기 위해 자꾸 애쓴다. 미리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의미를 부여하고 가치를 책정한다. 부코스키는 그러지 않았다. 그는 도박을 했다. 그건 허무주의나 냉소의 외연을 띠지만 실은 정반대다. 그는 애쓰지 않기 위해 최대한 애썼다.
14.
「프리즘」은 이상우가 산책하는 이야기인데 그는 서울을 걸을 때 시공을 초월한다. 그건 그의 산책이 기억과 감정, 풍경과 사람을 구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의 글이 음악적이고 그의 글에 리듬이 있다면 그건 문체 때문이 아니다. 사람들은 리듬이 언어에서 오는 것인 줄 안다. 문학에서 리듬은 충돌에서 온다. 충돌은 이상우가 나열하는 기억과 풍경의 리듬이다. (…) 이상우의 기억에는 일반적인 분류나 체계가 존재하지 않는다. 환상과 사실, 기억과 미래, 여기와 저기의 구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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