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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최봉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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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 <한국사진사 인사이드 아웃 1929~1982>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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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1.
  • 판권 소멸 등으로 더 이상 제작, 유통 계획이 없습니다.
“이 책은 한마디로 교육적인, 대단히 교육적인 사진 이론서다. 그 까닭은 두 가지다. 우선 사진역사와 미학의 지형도를 거시적으로 보여주면서도 그 핵심 쟁점들을 일목요연하게 소개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내용을 미시적으로 살펴볼 수 있도록 원문과 그 참고서지를 친절하게 알려주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다양한 범주의 사진 이미지를 그 역사적, 문화적 맥락 속에서 의미작용을 파악하도록 훈련시키기 때문이다. 사진의 의미는 제도, 테크놀로지, 정치학의 사회적 활용의 산물임을 영국의 사진이론가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놓치지 않는다. 이 책의 교육적인 성과는 무엇보다도 정교하게 짜인 얼개에서 비롯된다. 꼼꼼한 구성과 주석, 풍부한 도판 활용이 입문서, 개론서의 효율성을 배가했다. 우리말 번역 역시 원서의 치밀함에 부응한다. 번역자는 참고문헌의 한국어 번역본을 병기하는 섬세함과 적절한 우리말 용어 선택의 미덕을 발휘했다.”
2.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1월 25일 출고 
리하르트 슈트라우스Richard Strauss(1864-1949)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스물세 대의 솔로 현을 위한 변모Metamorphosen fur 23 Solostreicher」를 작곡했다. 패전이 임박한 독일의 작곡가는 참혹한 시대상황과 노년의 통렬한 자기성찰을 10대의 바이올린, 5대의 비올라, 5대의 첼로, 3대의 콘트라베이스의 비극적 선율로 토로했고, 곡의 종결부는 베토벤의 3번 교향곡 「에로이카Eroica」의 장송곡 주제를 인용했다. 피아니스트인 서타옥은 「변모Metamorphosen」의 비통한 화음과 애도의 음조를 꽃과 토기를 위한 정물의 주제로 삼았다. 꽃이 작가에게 애가elegy의 주제/소재가 된 것은 꽃은 신선하게 움트고 아름답게 개화하지만 너무나 짧은 시간 만에 낙화하기 때문이다. 피어나고 만개하고 시드는 꽃의 삶은 젊음을 만끽하고 늙고 죽어가는 인생유전을 덧없는 시간 속에서 분명하게 요약하기 때문이다. 그리하려 인간의 상상력은 여러 모양새의 꽃들에게 변모하는 삶의 생물학적 양상과 내면의 모습들을 꽃말로 헌정했다. 작가는 무엇보다도 꽃의 덧없는 변모에 인생을 대입했다. 삶의 변모를 열흘이면 피고 지는 화병의 꽃에 비유했다. 서타옥의 정물에서 몽우리가 맺힌 동백꽃은 벌써 잎 하나를 떨어뜨렸고, 흐드러진 라일락은 임박한 쇠락을 예고한다. 작가는 따라서 모순어법의 진리를 설파한다. 아름다운 것은 슬프며, 삶은 죽음을 먹고 산다. 삶의 비가는 꽃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화분에도 있다. 토기 역시 흠 없는 표면이 세월의 시련에 닳아지고, 우리의 인생처럼 유위전변에 의해 돌연히 금가고 깨지기 때문이다. 꽃을 담은 토기는 천년의 삶 속에서, 상처와 흠집을 몸에 안고 균형을 잃고 있다. 풍성하게 피어오른 꽃으로도 세월의 상흔은 감춰지지 않는다. 시간의 파괴 작용에 상한 민낯을 청춘의 꽃 아래서, 만개한 꽃 틈으로, 시든 꽃들과 함께 드러낸다. 작가의 정물에서는 갈라진 토기가 청순한 풀꽃을 담고 있으며, 한쪽 끝을 다친 토기가 봄을 알리는 조팝나무 꽃을 품고 있다. 청춘은 주검 곁에 있으며, 화창한 아름다움은 장송곡처럼 무덤을 향해가는 것이다. 꽃의 아름다움에 현혹되지 않는다면, 신라 토기의 앙증맞음에 눈을 팔지 않는다면, 우리는 서타옥의 정물에서 죽음으로 변모할 젊음의 향연을 보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작가의 ‘Metamorphosen’은 서구 정물의 한 줄기인 ‘Mememto mori’에 합류한다. ‘헛되고 헛된Vanitas vanitatis’ 삶의 무상함을 토로하는 정물의 라이트모티프leitmotiv를 자신의 주제로 삼는다. 그렇다면 작가의 촉각과 시선이 다듬고 매만지며, 토기 속에 배열한 달리아Dahlia, 라일락, 천일홍, 남천 등은 젊음과 아름다움의 덧없음에 보내는 비가로만 머무는 것일까? 사진예술을 통한 해묵은 ‘메멘토 모리’의 개정판에 불과한 것일까? 그러나 우리의 시선은 ‘Metamorphosen’의 대상, 다시 말해 피고 지는 꽃, 소멸을 향해가는 토기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정물의 대상들을 구성하고 바닥과 바탕색을 결정짓고, 카메라 앵글을 설정하는 형식적 요소에도 시선을 돌린다. 그러면서 상투적 ‘바니타스’의 전통에 은밀히 저항하는 작가를 발견한다. 작가가 선택한 형식은 두 가지 특징을 보인다. 첫 번째는 화분이 놓인 바닥과 꽃의 배경을 상이한 색으로 분리한 것이다. 이 이중의 색 선택은 일반적으로 꽃과 잎줄기 혹은 꽃다발과 토기의 주조 색에 각각 의거하면서 상응을 좇는다. 이 방식은 정물의 대상들, 즉 꽃과 그릇의 극적인 등장보다는 은밀한 출현을 도모하며, 꽃은 배경색에 은둔하고 토기는 바닥에 안식한다는 효과를 자아낸다. 그리하여 꽃다발은 시들고 토기가 건재해도, 토기가 한쪽으로 삐틀어지고 꽃이 생생해도 둘 모두는 서로를 용인한다는 편안한 느낌을 준다. ‘메멘토 모리’나 ‘바니타스’에 내재된 삶의 불안과 죽음의 공포를 상당부분 배제한다. 더욱이 바닥과 배경의 구분이 만드는 부드러운 일직선은 작품 전체가 허무와 절망 속으로 덧없이 빠져드는 것을 막는 난간의 기능을 담당한다. 흐트러짐이 없는 그 안정성은 세월에 손상된 토기를 지탱하고, 시들 운명의 꽃잎들을 견고하게 받혀주는 역할을 행하는 것이다. 바닥과 배경을 구분 짓는 직선과 더불어 서타옥의 정물은 ‘바니타스’의 체념과 ‘메멘토 모리’의 탄식에 섞여들지 않는다. 이렇듯 모순되게도 서타옥의 ‘Metamorphosen’은 너의 젊음은 조만간 죽는다고 언명하면서도, 죽어도 죽지 않는 죽음이 있음을 환기시킨다. 10일도 붉지 못하는 꽃과 1,000년의 시간을 버텨온 신라 토기의 결합이 변모할 수밖에 없는 삶의 모순된 감정을 서로 부르고, 죽음에 대한 이질적인 사고를 소환하듯이 말이다.
3.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1월 22일 출고 
그리운 옛 시절을 찾아서 평범한 샐러리맨,손창익은 중구,인도,몽고의 오지마을을 여행하며 평범한 일상을 촬영한다.그의 사진에는 극적인 사건도,결정적 순간도 없다.단조로운 일상과 평이한 삶의 순간만이 존재한다.구형 롤라이플렉스에 흑백필름을 장전하고 찬란하고 웅장한 풍경대신 그는 소소한 일상,허전한 풍경을 행해 어렵게 노출과 초점을 맞춘다. 낡은 기계식 카메라로 이제는 오래된 시간의 풍경,낡은 일상의 정경을 정지시킨다. 그렇다면 작가는 왜 작품사진 혹은 여행사진의 주종을 이루는 희귀한 장면,웅대한 풍경을 포기하고,그의 말을 빌면'주목받지 못한 순간들'에만 열중하는 것일까?그리고 왜 손창익은 인도,몽고,중국의 오랜마을들을 되풀이해 찾고 있는 것일까?그것은 아마도 그의 사진여행이 잃어버린,사라진 옛 시절을 되찾으려는 바램에 깊이 연관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작가는 이제는 우리 땅에서 사라진 어린 시절을 중국, 인도, 몽고의 오지에서 다시 살고 싶은 것이엇다.해서 작가는 힘들고 불편한 사진여행을 마다하지 않는다.옛 시간,오랜 전통을 살고 있는 저 깊숙한 마을들은 작가에게 현대화,산업화와 더불어 우리에게서 사라진 어린 시절의 정경과 풍경을 되돌려주었던 것이다. 작가의 흑백 사진첩을 넘기면 아련한 향수,미세하게 감도는 따스함이 지난 시절의 추억,사라진 과거의 기억을 슬며시 일깨운다.오래된 카메라의 흑백필름으로 되찾은 작가의 '주목받지 못한 순간들'은 지난 시절을 그리워하는 우리의 감성을 살며시 흔든다.그의 단조롭고 평이한 흑백사진들을 디지털 시대와 더불어 사라져 가는 노스탤지어의 향미를 흩날리는 마법을 품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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