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북펀드는 출판사 요청에 따라 출판사 주관하에 진행됩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인생 책!
외과 의사이자 신경생물학자, 철학자인 앙리 라보리는 삶의 본질적인 요소에 관한 주제를 관통하는 인간의 행동, 인간이 맺는 사회적 관계, 사회구조에 관해 자신의 전공 분야 지식을 때로는 과학적이고 때로는 시적으로 풀어낸다.
그는 시련에 맞닥뜨린 인간에게 주어진 선택은 투쟁과 억제, 도피뿐이며, 현대사회는 물리적 투쟁을 금지하고 도피를 포기나 회피라는 반사회성의 증거로 여겨 억제를 선택하도록 권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투쟁을 위한 공격 끝에 보상받으면 유효한 행동 방식으로 기록되고, 그렇지 못하면 다음에는 행동 억제 체계를 작동한다. 그런데 이런 공격이나 억제는 사회적 관계를 맺는 타인을 위협하거나 자신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다. 도피는 생명체의 본성에 좀 더 부합하지만, 도피에도 여러 방식이 있다. 회사에 사표를 내거나 여행을 떠나거나 이혼을 결심하는 등 물리적 형태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상상계로 도피하는 방식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베르베르는 《도피 예찬》을 읽으면서 그동안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투쟁이나 억제보다 상상을 통한 도피를 택해왔음을 깨달았다고 한다. 베르베르는 이 책의 철학적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오랫동안 머리맡에 두고 문제가 생길 때마다 망설이지 않고 펼쳐 읽은 가장 좋아하는 책이라 밝히며, 앙리 라보리를 직접 찾아가 인터뷰하기도 했다.
살아 있는 모든 존재는 살아 있는 것 말고는 존재 이유가 없다. 그러나 살아 있는 유기체가 생존하기 위해 쓸 수 있는 도구는 자기가 속한 종의 유전자 프로그램뿐이다. 인간의 유전자 프로그램은 신경계고, 신경계는 인간이 태어나서 성장하게 될 생태적 환경과 맺는 관계의 도구이자, 그 환경을 공유하는 다른 인간과 맺는 사회적 관계의 도구다. ―자화상(12~13쪽)
사랑이라는 단어는 마음, 성기, 종교, 인간 공동체의 문을 여는 마법의 열쇠다. 사랑은 사심 없이 공정한 것, 나아가 초월이라는 베일로 지배 욕구와 소유 본능을 덮어버린다. 사랑은 온종일 거짓을 늘어놓지만, 모든 사람은 눈가에 눈물을 비치며 아무런 토도 달지 않고 이 거짓말을 받아들인다. ―사랑(23쪽)
창작은 일상과 사회적 현실과 계층구조에서 벗어나 상상계로 도피하는 것이다. 하지만 상상계에서 별이 빛나는 하늘에 닿으려면 지배 체계에 맞지 않는 쾌락을 추구하는 충동적 동기는 당시의 사회 문화라는 구름층을 뚫고 지나야 한다. ―인간에 관한 생각(64쪽)
애석하게도 사랑과 관련한 뇌 영역은 존재하지 않는다. 쾌락과 연관된 다발, 처벌과 고통이 닥쳤을 때 공격적 반응을 보이거나 도피를 명령하는 다발, 운동 행동이 효과가 없을 때 이를 억제하는 체계가 존재할 뿐이다. ―타인(95쪽)
중력의 법칙을 모를 때, 인간은 자유롭게 날 수 있으리라 믿었다. 하지만 이카로스처럼 날아보려는 인간은 땅에 떨어져 죽었다. 자신이 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모르던 인간은 자신에게 존재하지 않던 자유가 박탈된 줄도 몰랐다. 중력의 법칙이 알려지자, 인간은 달에 발을 디딜 수 있었다. 중력의 법칙에서 벗어난 게 아니라 그 법칙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용한 것이다. ―자유(106쪽)
아무것도 욕망하지 않으면 행복할 수 없다. 욕망을 충족하지 않고, 욕망을 충족하는 데서 오는 쾌락이나 욕망이 충족됐을 때 느끼는 평안을 알지 못하는 자는 행복이 무엇인지 모른다. ―행복(141쪽)
나는 문화가 헝클어진 머리에 코에는 잼이 묻은 채 구겨진 바지를 입고 학교를 땡땡이치는 모습이면 좋겠다. 그렇게 상상계의 덤불을 헤치며 욕망의 오솔길을 찾기 바란다. ―일상(181쪽)
인간이 지배 관계를 구축하거나 지배권을 유지하기 위해 서로 살해한다는 사실을 이해하면 인류에게 가장 두려운 질병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암이나 심혈관 질환이 아니라 모든 종류의 위계 성향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정치(212쪽)
인간 운명의 비극은 자신의 운명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달리 알아야 할 게 있다는 것을 충분히 알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 게 아닐까? ―신앙(258쪽)
서문
자화상
사랑
인간에 관한 생각
유년기
타인
자유
죽음
쾌락
행복
노동
일상
삶의 의미
정치
과거, 현재, 미래
다시 해야 한다면
이상적인 사회
신앙
그리고 또…
미주
옮긴이의 글
지은이|앙리 라보리(Henri Laborit, 1914~1995년)
프랑스의 외과 의사, 신경생물학자, 철학자.
외과 의사로 출발해 기초과학 연구로 방향을 전환했다. 외상 환자의 수술 쇼크를 막기 위한 인공 동면 요법을 고안했으며, 이를 위해 최초의 신경안정제 클로르프로마진을 개발했다. 1951년 클로르프로마진을 정신 질환 치료에 처음 도입했고, 그 밖에도 향정신성 작용을 하는 수많은 분자를 발견했다. 외부 공격에 대한 유기체의 반응을 연구해 주요 증후군의 병태생리학적 발병 기전을 밝혀냈고, 새로운 마취 소생법을 고안했다. 라보리가 1958년 부시코병원에 설립한 근긴장생리학연구소(CEPBEPE)는 외부 도움 없이 자체적으로 출원한 특허 수익만으로 운영했다.
그는 자신의 연구를 바탕으로 《Biologie et structure(생물학과 구조)》(1968년), 《La Nouvelle grille(새로운 틀)》(1974년), 《La Colombe assassinée(살해된 비둘기)》(1983년) 등 과학과 철학, 심리학, 사회학, 경제학, 정치학 등 인간 행동에 관한 책 30여 종을 집필했다. 1960년 생리생물학과 약리학의 국제 학술지 《아그레솔로지(Agressologie)》를 창간해, 1983년까지 편집인을 역임했다.
누벨바그의 거장 알랭 레네 감독이 만든 영화 〈내 미국 삼촌(Mon oncle d’Amérique)〉(1980년)의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하고 출연하기도 했다. 래스커상(1957년), 레지옹도뇌르훈장(1967년) 등을 받았다.
옮긴이|서희정
한국외국어대학교 불어과와 통번역대학원 한불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와 대학원에서 번역을 가르쳤다. 옮긴 책으로 《인류학자가 들려주는 일상 속 행복》 《창의적이고 거대한 잡탕의 진화론》 《자발적 고독》 《꽃가루받이 경제학》 《인상주의 : 일렁이는 색채, 순간의 빛》 등이 있으며,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어판 번역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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