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쓰는 수도자의 온유한 말들"
코로나 시국, 생활 반경과 함께 급격히 좁아진 것은 생각의 반경이다. 다른 공간, 경험, 희망이 한순간 닫혀 버리고, 환기되지 못하는 마음이 불안하게 갇혀있다. 새로운 생각을 들이기 어려운 지금, 이해인 수녀의 말들이 구호물품처럼 도착했다.
안희경 저널리스트가 이해인 수녀와 여러 날 화상으로 함께하며 인터뷰한 이 책의 내용은 좁아진 마음에 여러 창들을 낸다. 매 회차마다 따뜻한 인사말로 시작한 대화는 공동체 생활, 아픔에 대한 생각, 고독의 의미 등 인간사의 본질에 대한 문답으로 이어진다. 이해인 수녀가 50년간의 수도 생활로 거르고 걸러 "담백한 물빛의 평화"가 깃든 마음이, 경직되어 있던 우리의 마음을 찰랑 적신다. 그 자리에 새로운 생각들이 피어난다.
- 인문 MD 김경영 (2020.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