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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 - 쓰기의 기술부터 작가로 먹고사는 법까지, 누구도 말해주지 않은 글쓰기 세계의 리얼리티
정체가 궁금한 작가였다. 소설로 데뷔했는데 모성과 여성에 대한 에세이들을 내다가 전두환에 대한 논픽션까지 쓴 작가. 신간 목록을 훑다 보면 정아은이라는 이름이 난데없는 느낌으로 종종 등장하곤 했다. 동명이인인가? 저자소개를 보면 동일인이 맞았다. 모르긴 몰라도 발군의 성실함을 지닌 이겠거니 생각했다.
추측은 맞았다. 자신의 글쓰기에 대한 이모저모를 담은 이 책에선 성실한 작가의 곧은 에너지가 뿜어져 나온다. 그의 성실함은 여러 방향으로 발산된다. 쓰는 행위를 향한 열망을 충족시키는 생활의 태도가 한 축이고, 더 잘 쓰기 위해 기울이는 다방면의 노력이 또 한 축이라면, 나머지 한 축은 이 책의 내용 자체에 대한 성실성이다. '글쓰기 세계의 리얼리티'라는 주제에 충실하기 위해 그는 거절당하고 상처받고 방황하는 자신의 찌질함을 숨김없이 털어놓는다.
무려 문단에 데뷔한 후에 연이어 원고를 거절당하면서 시작된 자기 경멸의 날들, 어떻게든 회복하기 위해 자신 같은 거절의 사례가 또 있는지 눈에 불을 켜고 찾았던 경험, 아주 세련된 방식으로 인정받고 싶은 욕구에 대한 실토까지. 이 책에 작가의 젠체라거나 자아 포장은 조금도 없다. 웃음이 날 만큼 솔직한 속사정과 욕구들을 읽다 보면 어느새 그의 성실히 쓰는 삶을 마음으로 응원하게 된다. 단숨에 읽어 내려가게 되는 매력, 왠지 모를 동병상련의 위안감, 끈덕지게 쓰는 태도에 대한 배움까지 모두 얻을 수 있는 글쓰기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