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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 피는 계절, 이대흠의 시의 마지막 행 '이건 다만 사랑의 습관이라고'를 제목이 인용한 창비시선 500번 기념 시선이 출간되었다. 401번으로 1948년생 시인 김용택의 <울고 들어온 너에게>(2016)가, 499번으로 2000년생 시인 한재범의 <웃긴 게 뭔지 아세요>(2024)가 출간된 것처럼 창비 시선의 400번 시대는 한국시의 현재와 미래가 어우러지는 시기였음을 엮은이 안희연, 황인찬은 주목한다. 401번에서 499번까지 이름을 올린 시인들의 시 중 한 편씩만 골라 현재적으로 어우러지는 시 90편을 물 흐르듯 엮었다.
어느새 꽃이 되어 떨어져
샘의 물방울에 썩어간다
그때 내게 사랑이 왔다
박형준 <달 나라의 돌> 72쪽
보고 싶었다고 말하려다가
있는 힘껏 돌을 던지고 돌아오는 마음이 있다
안희연 <슈톨렌> 74쪽
인용한 박형준-안희연처럼 안미옥-박연준, 장석남-박라연, 고영민-황인찬 등으로 시가 맞닿아 배치되어 있는데, 접한 시와 시 사이에서 훈기가 일면서 시를 읽는 새로운 리듬이 만들어지는 점이 읽는 내내 신기했다. 동시대의 감수성으로 읽는 현재적인 시의 풍경. 창비시선의 시 중 가장 좋아하거나 즐겨 읽는 시를 추천해달라는 요청에 응답한 77인의 시인의 답을 더해 특별시선집 <한 사람의 노래가 온 거리에 노래를>도 함께 출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