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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도서상 후보, 로제타상 후보 작가. 하퍼콜린스의 선택을 믿고 읽는 세계 독자가 주목하는 한국 SF 작가 김보영이 J. 김보영이라는 필명으로 처음 발표하는 장편소설이다. 작품의 배경은 2015년의 서울시 연남동. 가정폭력을 피해 가을 밤 새벽을 달리던 한 소년이 우연히 들어간 편의점에서 한쪽 다리가 없는 소녀와 화상 흉터를 지닌 여성을 만나 이 세계와 중첩된 또 하나의 세계 '심소心所'로 가는 문을 연다. 그 세계에서 모멸과 분노는 칼이 된다. 더 많은 폭력을 겪은 이가 더 강한 자가 되는 곳에서 소년과 동료들은 존엄을 향한 위대한 전투에 돌입한다.
람한 작가의 일러스트로 가시화된 두 권의 책, 1688쪽의 장대한 세계를 열면 전투하듯 몰아치는 한 세계의 문이 열린다. 퇴마사가 활약하고 두억시니와 사천왕이 출현하는, 민속학과 힌디어와 불교 문화가 중첩된 세계에서 작가가 좋아하는, 우리가 좋아할 법한 이야기가 게임 스테이지처럼 깊이 나아간다. 자신의 상처로 빚어진 칼을 세계에게, 요괴에게, 혹은 자기 자신에게, 그 어디를 향해 겨눌 것인지는 온전히 그 인물의 몫. 존엄을 향해 도전하는 인물들이 던지는 “나는 나로서 온전하다.” (1권, 484쪽) 같은 힘이 있는 대사와 함께 달리다보면 이 전투가 계속되기를, 이 이야기가 끝나지 않기를 바라게 된다. 세계의 벌어진 틈에서 시작한 이야기가 다시 이 세계와 맞물리면 현실을 사는 우리도 이 세계의 상처를 다시 바라보게 될 것이다. 벌어진 세계의 틈에서 벌어질 다음 전투를 기다리며 소설의 속도로 가을을 달린다.